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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구가의서, 드라마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구미호 전설

사람들은 아주 옛날부터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새로운 곳을 탐험하고 수평선 끝까지 가볼 용기는 없어도 바다 건너 왜국에 다녀온 경험도 넓은 중국땅을 가로지른 무용담도 흥미로워했습니다. 이 땅이 아닌 다른 땅에 피부와 눈색깔이 다른 사람들이 산다는 걸 신기하게 여겼고 어떤 곳에서는 남자도 치마를 입고 여인들은 얼굴을 가리지 않고 자유로이 돌아다닌다는 말에 새로운 세상을 동경하기도 했습니다. 간혹 역사에 기록된 영웅들이나 시대를 떠들석하게 만든 걸출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바다 건너 멀리까지 소문나기도 합니다. '드라마'란 무엇일까. 사람 마다 '드라마'에 대한 정의가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드라마'의 본질은 남에게 전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보는 사람을 울고 웃고 슬프고 분노하..

직장의신, 친구가 될 수 없는 정주리와 금빛나의 껄끄러운 속사정

얼마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작은 말실수 때문에 구설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지난 4월 4일 한 모금 행사에서 캘리포니아주 여성 검찰총장의 외모에 대해 언급했다가 해당 검찰총장에게 전화로 사과했다는 내용입니다. 오바마는 공식석상에 그녀를 '미국에서 가장 예쁜 검찰총장'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지적받았는데 한국 네티즌들은 '못 생겼다'는 말도 아닌 '칭찬'이 어째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절반 이상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검찰청장은 공직이고 칭찬하려면 외모 보다 업무 능력을 칭찬했어야 적절했고 공식석상에서 인종, 외모 등을 거론해서는 안된다는 부분이 우리 나라와 달라서 그랬겠지요. 반면 '직장의 신' 1회에서는 이와는 꽤 대조적인 장면이 연출됩니다. 'Y-Jang'의 계약직 신입사원 면접을 보러온 ..

돈의화신, 반전을 노리는 이차돈과 조폭이 된 지세광

옛날부터 드라마는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하던 오락거리였습니다. 보통 '드라마'하면 여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TV도 없고 쇼도 없던 시절부터 사람들은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사당패가 구성지게 불러재끼는 판소리도 좋아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듣는 전설도 좋아했습니다. 글읽을 줄 아는 사람들이 읽어주는 한글소설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그렇게 재미있었다고 하지요. 다만 사람 마다 좋아하는 '드라마'의 종류가 다를 뿐입니다. 흔히 남자하면 무협을 떠올리고 여자 하면 멜로를 떠올리는게 일반적이죠. '돈의 화신'은 여성들 뿐 아니라 남성들까지 TV 앞에 끌어앉힌 특이한 드라마라고 합니다. '자이언트(2010)'와 '샐러리맨 초한지(2012)'로 선굵은 드라마를 선보였던 장열철 작가는..

금 나와라 뚝딱, 악녀라기 보다 속시원했던 한지혜의 반항

주말드라마 중에는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고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강조하는 드라마들이 많습니다. 지난주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MBC '금 나와라 뚝딱' 역시 그런 가족극입니다. 재벌 가족과 평범한 중산층 가족을 동시에 등장시켰던 다른 드라마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드라마 역시 재벌가와 인연을 맺게 되며 벌어지는 갈등 즉 '콩가루 집안' 이야기를 제대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금 나와라 뚝딱'이라는 제목부터 이미 돈을 최고로 여기는 가치관을 강조하기 위한 제목이었겠지요. 초반부에 재벌이 벌써 등장했으니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막장 시어머니 모두 다 예상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흥미로운 건 '메이퀸'에서 천해주역을 맡았던 한지혜의 변신입니다. 늘 밝고 경쾌한 역을 하던 한지혜가 이번에는 시부모들을 하찮게 여기는 악..

'구가의 서' 이연희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나

방송 3사의 월화드라마가 하나같이 쟁쟁하다 보니 요즘은 볼거리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이 가고 재미있는 드라마는 '직장의 신'이지만 MBC의 '구가의서'도 꽤 매력적이더군요. 특히 오프닝에서 낮은 목소리로 나레이션하는 이순신(유동근)의 목소리는 대체 이 드라마가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이순신을 끌어들였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구가의 서'는 실존인물이 등장하긴 하지만 사극이라기 보단 판타지입니다. '직장의 신'이 현실을 기반으로 한 풍자드라마라면 '구가의 서'는 경이로운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전설같은 이야기입니다. 특히 반인반수 주인공 강치(이승기)의 탄생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신수 구월령(최진혁)과 구월령이 사랑하게 된 아름다운 여인 윤서화(이연희). 구월령이 살던 숲..

'직장의 신' 리메이크가 아니라 베낀 드라마라고?

지난주부터 방송되기 시작한 KBS의 '직장의 신'이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동시간대에 방송된 '구가의 서'나 '장옥정, 사랑에 살다'도 화제가 풍성했고 흥미로웠지만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2007)'을 리메이크했다는 이 드라마는 계약직과 정규직으로 구분되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는 드라마로 직장인들의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드라마 초반에는 일본 원작을 너무 그대로 따라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한국 드라마의 특징답게 적당히 멜로코드를 강조하는 등 나름 현지화에 성공한 것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눈여겨 본 것은 '직장의 신'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입니다. '파견의 품격'은 2008년 SBS 드라마넷에서 '만능사원 오오마에'란 제목으로 방송된 적이 있고 일드 원작을 보지 않았..

야왕, 민폐형 복수극의 결말 예감이 불길하다

청와대에서 울린 한발의 총성과 피흘리며 쓰러진 한 남자. 드라마 '야왕'의 첫장면은 상당히 파격적이고 강렬했습니다. 감히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서 총을 쏘았다는 것도 특이했지만 영부인(수애)와 특별한 사연이 있는 듯한 하류(권상우)의 표정도 여운이 길었지요. 그러나 그 뒤에 펼쳐진 이야기는 첫인상과는 달리 지지부진했습니다. 한 여자를 위해 호스트까지 마다하지 않고 희생하는 한남자와 야망을 위해 남편과 아이를 버리는 악녀는 모든 사람들을 답답하게 만들었습니다. 더군다나 갚아주겠다고 나선 남자의 복수극은 속시원하다기 보다 민폐에 가까웠습니다. 하류는 한때는 아내였지만 지금은 딸과 형을 죽인 원수인 주다해가 영부인이 될 때까지 별다른 활약을 한 적이 없습니다. 감옥에 갇혀 초인적인 노력으로 학위까지 땄고 지금..

돈의화신, 이자쳐서 돌려주는 이차돈의 절묘한 복수법

부동산 재벌의 유산을 물려받은 아름다운 영화배우 은비령(오윤아). 머리는 나빠도 욕심은 남보다 많았던 은비령은 지세광(박상민)의 내연녀이자 사업가였습니다. 은비령과 결혼할 생각은 없던 지세광은 자신에게는 더러운 오점을 남기지 않겠다는 듯 철저히 은비령을 이용합니다. 주식은 은비령의 이름으로 관리하고 은비령의 막대한 돈도 이용하죠. 은비령은 그런 지세광을 위해 이중만(주현) 살인 사건으로 자신들을 협박하는 황장식(정은표)을 죽이기까지 합니다. 그것도 지세광의 동료이지만 라이벌인 권재규(이기영)의 차를 훔쳐 권재규에게 범죄를 덮어씌울 궁리까지하면서 말입니다. 이중만을 죽이고 그 아내 박기순(박순천)까지 비참하게 만들었던 지세광 무리 중 은비령은 가장 약했습니다. 은비령에게는 이차돈(강지환)이 파고들 수 있는..

백년의유산, 맛을 느끼지 못하는 이세윤 부각되지 않는 이유

착한 사람은 계속 당하기만 하고 못된 사람은 좋은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아무리 드라마지만 답답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걸 보면 속이 터지기 마련입니다. 아니 드라마이기 때문에 훨씬 더 갑갑한 느낌이 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얽히고 섥혀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는 달리 드라마 속 세계는 작가의 의지대로 바꾸고 수정할 수 있는데 왜 보는 사람들을 이렇게 짜증나게 하는지 괘씸하기 때문이죠. 힘든 일을 당해도 언젠가는 밝게 웃는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시청자들도 참고 기다리면 속시원한 장면을 볼 수 있겠지만 굳이 드라마보면서까지 견디고 싶진 않은게 솔직한 마음일 겁니다. '백년의 유산'의 여주인공 민채원(유진)은 예전 시누이였던 주리(윤아정) 때문에 세윤(이정진)에게 단단히 오해를 받고 맙니다. 이세윤은 민채..

'7급공무원'은 왜 '트루라이즈'가 되지 못했을까

수목드라마 경쟁이 워낙 치열해 시청률 20퍼센트가 넘는 드라마는 단 한편도 없습니다.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도 14퍼센트를 넘지 못하고 시청률 꼴지인 '7급공무원'도 9퍼센트니 완전히 망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경쟁작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멜로물 색깔이 뚜렷한데 비해 로맨틱 코미디와 국정원을 결합시킨 '7급공무원'은 로코물과 진지한 첩보물을 넘나드는 연출이 거슬렸던 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거짓말 때문에 만날 때 마다 싸우는 두 남녀주인공의 사랑이 재미있었지만 '국정원'은 로코물의 배경으론 결과적으론 무리였나 봅니다. 남녀주인공들이 근무하는 '국정원'은 실제 국정원과 몇 부분 유사한 면도 있지만 실제 국정원의 운영방식은 극비이기 때문에 드라마 속 묘사와는 많은 부분 다르다고 합니다. 우선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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