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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백년의 유산, 세윤과 홍주의 발목을 잡는 '출생의 비밀'

드라마 '백년의 유산'과 같은 시간에 다른 방송국에서는 '출생의 비밀'이란 드라마가 방송된다고 하더군요.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여주인공이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출생의 비밀'을 찾아가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희한하게도 드라마 '출생의 비밀'은 막장 드라마의 필수요소라는 기억상실, 삼각관계, 재벌, 출생의 비밀이 모두 다 나온다는 점에서 '백년의 유산'과 동일한 키워드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출생의 비밀 중 일부가 이번주에 폭로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드라마를 처음부터 본 사람들은 백설주(차화연)의 아들이 이세윤(이정진)에게 출생의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입니다. 같은 고아원에서 자란 백설주와 양춘희(전인화)는 친자매처럼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으나 설주는 미국에서 귀국..

천명, 조선 초기 민중세력을 상징하는 야인 갖바치

드라마 '천명'에 상당히 재미있는 소품과 캐릭터가 등장했습니다. 가상의 새로 알려진 '짐새'와 조광조와의 인연으로 널리 알려진 갖바치 천봉(이재용)입니다. 살모사같은 독있는 짐승만 잡아먹는다는 짐새로 술을 담그면 '짐독'이 되는데 그 짐독은 무색, 무취, 무미의 독으로 은수저로도 검출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는 짐독을 추출한 민도생(최필립)이 김치용(전국환)의 협박에 견디지 못해 세자 이호(임슬옹)의 탕약에 짐독을 넣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짐새가 뭔지는 몰라도 옛사람들이 사용한 짐독의 정체는 비소가 아니었을까 추측하는 사람도 있고 파푸아뉴기니 섬에 사는 '피토휘'라는 독을 가진 새가 짐새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극중 문정왕후(박지영)의 인종 독살설 만큼이나 정체가 불분명..

천명, '대장금'과 '여인천하' 시대의 도망자 최원

드라마 '천명'에서 묘사되는 중종, 인종, 명종 시대는 정치적 음모와 권력이 뒤얽힌, 조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시기 중 한때입니다. 반정으로 왕이 되었으나 공신들의 기세를 단호하게 누를 수 없었던 중종과 한미한 가문 출신 문정왕후가 중종의 여러 후궁들을 겨루며 인종이 죽자 왕의 모후가 되는 과정 그리고 문정왕후의 독재로 굶주리고 고통받으며 도적떼가 되어야했던 조선 백성들까지. 혼탁한 이 시기를 배경으로 많은 드라마가 탄생한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문정왕후와 정난정의 치세를 묘사한 '여인천하(2001)'와 중종이 가장 아꼈다는 어의녀 장금을 기반으로 창작된 '대장금(2003)', 난세를 살다간 의적이자 민중의 희망이었던 '임꺽정(1996)' 등. 드라마 '천명'은 한때 드라마 속 주인공이었던 역사속 인..

직장의 신, 그래 우린 소모품이 아니라 같은 사람이다

사내 연애가 금지된 회사에서 남몰래 사귀는 건 생각 보다 고달픕니다. 일방적으로 짝사랑을 해도 티가 나는 게 사랑이고 같이 있는 모습만 봐도 들통나는게 남녀 사이의 감정인데 무심한 척 아무 사이 아닌 척 적당히 친하게 지내기란 생각 보다 쉽지 않습니다. 잠깐만 지켜봐도 둘 사이가 보통이 아니란 건 금방 눈치챌 수 있으니 직장 안에 소문이 나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상대방에게 친하게 지내는 파트너라도 있을 땐 대놓고 표현할 수 없는 질투와 불안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사내 연애를 하다 임신까지 해버린 여직원 박봉희(이미도)의 처지는 그 중에서도 최악입니다. 애인 구영식(이영훈)은 월급을 차압당해 봉희의 월급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처지라 퇴사할 수 없습니다. 회사 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비정규직 보..

구가의 서, 판타지와 현실을 이어주는 실존인물 이순신

우리가 흔히 아는 구미호는 인간의 간을 빼먹는 요물입니다. 구미호는 한밤중에 소나 말을 죽여 마을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하고 사람들을 홀려 인간세상을 희롱하기도 하는 간사한 존재로 묘사되곤 합니다. 간혹 어떤 구미호는 인간을 너무나 사랑해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사랑했던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무섭게 원수를 갚거나 피토하는 원망을 담은채 슬피 울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이런 구미호의 이미지는 주로 조선 시대에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구가의 서'에 등장한 구미호는 인간 여성에게 배신당하는 남자 구미호라는 점에서는 기존 구미호와 같으나 색다르게 달빛정원에 살며 산을 지키는 신수로 묘사됩니다. 중국에 전하는 기이한 이야기 중에는 신이 된 구미호 호조사도 전하고 고조선의 이야기를 담은 '규원사화'란..

돈의 화신, 배우 강지환의 컴백과 통쾌한 복수극의 카타르시스

요즘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영웅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삼아도 치정극이나 복수극으로 재탄생하곤 합니다. 물론 역사든 실화든 따지고 보면 통속적이지 않은 것은 없으니 가상의 인물까지 창작해 삼각관계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걸 꼭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근초고왕(2010)'같은 사극은 각종 복식이나 역사 고증도 훌륭했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대한 해석도 탁월했으나 정작 내용은 백제 영웅의 업적을 부각시키기 보다 제1왕후와 제2왕후의 갈등을 묘사하는 출생의 비밀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나라 드라마는가 미드처럼 일주일에 한번, 30분에서 40분 분량이 아니라 한편에 70분씩 일주일에 두 편 방송되기 때문에 제작도 힘들지만 시청자를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자칫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거나 시선을 잡아끌지 ..

돈의화신, 이차돈의 복수를 완성시킬 두 카드 은비령과 전지후

요즘 사람들은 죄 지은대로 죄값을 받는다는 옛말을 잘 믿지 않습니다.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은 죄를 지어도 잘 드러나지 않을 뿐더러 죄가 만천하에 공개되어도 편법과 술수로 빠져나온다는 불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죄에 대한 처분을 내리는 공권력도 백프로 신뢰하지 않고 돈과 권력가진 사람이 청렴하다는 말도 쉽게 믿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그런 만연한 불신을 흥미진진하게 극화시킨 것들이 '돈의 화신'같은 드라마죠. 어린 이강석(박지빈)의 아버지 이중만(주현)은 누구나 알아주는 부동산 재벌이었으나 돈을 신이라 믿고 있는 인간형이었습니다. 교통사고를 내고 자신의 죄를 지세광(박상민)의 아버지 지만호(최종률)가 대신 갚게 했고 내연녀 은비령(오윤아)과 사귀는 지세광을 죽이고 정당방위를 주장하려 했던 사람입니..

백년의 유산, 국수집 엄팽달의 비밀 처음부터 백억은 없었다?

지금은 풍경이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에 제가 살던 곳에는 작은 공장들이 많았습니다. 골목길로 들어가 보면 그 안에 재활용 폐지를 휴지로 가공하는 공장이 있고 그릇을 굽는 도자기 공장이 있는가 하면 벽돌, 두부, 막걸리, 국수공장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작은 규모의 사업자들이 흔하던 시절이었으니 평범한 주택가에 모여살며 그런 일을 했지만 경제적으로도 돈벌이가 되지 않고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운영하기 힘들게 되자 하나둘 사라져 가더군요. 요즘은 그런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사라지고 큰 공장을 운영하는 업자들이 다수라 가끔 공장으로 먹거리를 사러가던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기 힘들어졌습니다. 또 손바닥만한 공간에서 옹기종기 식품을 만들어내는 과거 생산방식이 환영할만한 조건은 아닌데다 소비자들은 편하..

내 연애의 모든 것, 국회의원을 쓰레기 취급해서 싫다고?

최근 이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내연모)'과 관련된 흥미로운 기사 한편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내연모'의 진보당 국회의원 노민영(이민정)과 보수당 국회의원 김수영(신하균)의 로맨스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의원과 홍정욱의 연애 만큼이나 불가능한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그 기사를 읽고 현실정치와 이 드라마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이 드라마는 망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연모'의 최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은 로코물에서 거의 금기로 여겨지는 정치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소재 면에서는 그 어떤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선택하지 않은 영역이니 참신함이 돋보이지만 정치 혐오증이 극에 달한 우리 나라에서 현실 정치를 연상시키지 않고 드라마를 끌고 나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

장옥정 사랑에 살다, 틀렸다는 걸 알면서 하릴없이 보고 있소

역사 고증이 잘 됐다고 평가받는 사극에도 자세히 따지면 틀린 부분이 많을 때가 있습니다. 몇몇 경우에는 틀린 걸 알면서도 흔히 그렇게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쓰기도 한답니다. 대표적인 것이 공주나 옹주같은 왕족들에게 '마마'라고 부른다거나 '마마'라는 호칭 앞에 '대비마마'처럼 지위를 붙여 부르는 경우 또는 '주상전하 납시오'같은 표현이나 압존법 같은 것입니다. 고려 시대 사극에서 왕족들에게 '마마'란 표현을 쓰는 것도 잘못입니다. 요즘은 드라마에 몰입하는데 방해되는 것들은 생략하는 추세라 그런지 거의 신경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사극을 역사라는 면에서 접근하기 보다 통속극 범주에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해져 잘못된 것을 일일이 고치기 보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보다 편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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