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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화신, 이차돈의 복수를 완성시킬 두 카드 은비령과 전지후

Shain 2013. 4. 2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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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죄 지은대로 죄값을 받는다는 옛말을 잘 믿지 않습니다.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은 죄를 지어도 잘 드러나지 않을 뿐더러 죄가 만천하에 공개되어도 편법과 술수로 빠져나온다는 불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죄에 대한 처분을 내리는 공권력도 백프로 신뢰하지 않고 돈과 권력가진 사람이 청렴하다는 말도 쉽게 믿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그런 만연한 불신을 흥미진진하게 극화시킨 것들이 '돈의 화신'같은 드라마죠.

어린 이강석(박지빈)의 아버지 이중만(주현)은 누구나 알아주는 부동산 재벌이었으나 돈을 신이라 믿고 있는 인간형이었습니다. 교통사고를 내고 자신의 죄를 지세광(박상민)의 아버지 지만호(최종률)가 대신 갚게 했고 내연녀 은비령(오윤아)과 사귀는 지세광을 죽이고 정당방위를 주장하려 했던 사람입니다. 그들처럼 죄를 지은 자들이 돈과 힘에 더욱 집착할 수 밖에 없는 것은 타고난 탐욕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방어막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당선되자 마자 이차돈에게 체포되는 지세광.

검사 지세광의 야심은 끝을 모르고 활활 타오릅니다. 아버지를 방패막이로 쓴 이중만을 죽였고 그가 총애하던 내연녀 은비령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아버지가 감옥에서 먹고 싶다던 호두가 그의 삶을 지탱하는 소품이 되었습니다. 이중만을 죽이고 그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황장식(정은표)과 권재규(이기영), 고호(이승형)을 끌어들이고 복수를 위해 시작한 판이 커지다 못해 이제 서울시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최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그의 야심이 실현되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러나 감옥에서 돌아온 이차돈(강지환)은 역시 지세광의 만만치 않은 적수였습니다. 지세광이 아버지 지만호의 억울함을 풀고 싶어 이중만에게 복수했다면 이차돈 역시 억울하게 죽은 엄마 박기순(박순천)을 위해 자신을 거둬준 복화술(김수미)과 복재인(황정음)을 위해 지세광을 무너트려야만 합니다. 지세광이 복수와 자기 자신 만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이용하며 살아왔다면 이차돈은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보호해야할 책임을 느낍니다. 어쩌면 그 부분이 지세광과 이차돈의 결정적인 차이점이었을 것입니다.

권재규가 보는 앞에서 자신이 목격한 것을 모두 털어놓은 유재국. 지세광은 협박한다.

거짓증언으로 이차돈에게 살인죄와 횡령죄를 뒤집어씌운 증인 유재국은 감옥 안에서 박소태(이문식)와 이차돈에게 협박받아 증언을 번복하기로 합니다. 지세광은 그런 유재국에게 숨겨둔 돈을 주겠다며 회유했습니다. 이차돈에게 낚인 유재국이 권혁(도지한)이 죽던 날 밤의 일을 조상득(이병준)과 권재규가 보는 앞에서 모두 털어놓았고 권재규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진범이 지세광임을 알게 됩니다. 위기에 처한 지세광은 유재국에게 법정에서 증언하면 돈은 한푼도 못 받는다고 다시 협박합니다.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지세광과 이차돈의 게임. '돈의 화신'은 오늘이 마지막회고 지세광에게 죄값을 치르게 할 모든 조건이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복화술과 복재인의 힘으로 움직여진 청록문학회 멤버들은 이중만 회장 살인 사건을 다룬 특별다큐 프로그램까지 제작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지세광 무리들이 갈등하고 다투는 동안에 어떤 벌도 받지 않았던 유명 언론인 고호도 이번 기회에 확실한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허나 이차돈의 복수극을 위해 모자란 카드가 딱 두가지 있습니다.

감탈출해 독약을 준비한 은비령과 스위스 은행 계좌정보를 가진 전지후. 차돈의 복수극을 완성시킬 두 카드.

우산 유재국이 돈을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세광이 몰래 숨긴 사백억의 행방을 쫓아야합니다. 대부분의 영수증을 지세광이 부하를 시켜 태워버렸기 때문에 스위스은행 계좌번호 정보를 가진 유일한 사람은 지세광의 약혼녀 전지후(최여진) 뿐입니다. 지세광을 동경하고 사랑했던 전지후는 본래 여린 마음을 가진 여성으로 지세광에게 아버지 전훈(최상훈)을 이용하라고 했으나 지금은 정의와 사랑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세광을 위해 살인까지 했지만 지세광이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 넣은 것이라고 믿고 있는 은비령은 오랫동안 지세광을 사랑한 불행한 여인입니다. 이차돈의 장난으로 지세광과 되돌릴 수 없는 사이가 된 것은 사실이나 둘 사이엔 극복하기 힘든 서운함과 앙금이 있었습니다. 이차돈이 이강석이라는 지세광의 말을  믿지 못해 보호소를 탈출한 은비령은 지세광이 자신의 아들을 두고 협박한 사실을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입니다. 숨겨둔 돈으로 몰래 독약을 준비한 은비령이 또다른 복수극의 카드가 되겠지요.

이차돈 과연 이 복수극을 어떻게 완성할 것인가. 지세광과 다른 선택?

이차돈은 권재규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또다른 카드를 하나 쥐고 있습니다. 감옥에서 만난, 이차돈이 탄 택시를 치어 죽이려고 했던 트럭운전기사입니다. 마지막에는 지세광과 한편이 되어 이중만과 이강석을 죽였던 그들이 지세광을 몰락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뜻입니다. 이유있는 복수이고 원한을 풀어줄 속풀이 과정이지만 돈과 권력의 힘으로 돌아가는 세상 질서와 한치도 어긋남이 없는 결말일지도 모릅니다. 이차돈 역시 이제 힘을 가진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세광이 목적을 위해 이용했던 여인들의 증언으로 몰락하는 모습은 그리고 어머니의 뜻대로 살길 원하는 이차돈이라면 조금 더 다른 결말을 끌어낼 수도 있을거라 봅니다. 이차돈이 누명으로 7년형을 받았듯 실질적으로 살인과 횡령을 받을 지세광의 형량은 생각 보다 적은 편이죠.

마지막까지 '백년의 유산' 시청률을 넘지 못했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 인정하는 드라마 '돈의 화신'. 대충 해피엔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은 있습니다만 등장인물 중 몇몇이 사망하는 슬픈 결말도 예측 가능한 상황이라 끝까지 시청자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작가가 원망스럽더군요. 장영철 작가의 다음 드라마라는 '화투'를 벌써부터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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