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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좋다 1827

친근함이 느껴지는 그들 '꼰대' - '그래 그런거야', '디어 마이 프렌즈'

2017년 그러니까 내년부터 65세 이상 인구가 14세 이하 인구 보다 많아진다고 한다. 한국 전쟁 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와 그 베이비붐 세대가 낳은 에코 세대의 숫자를 생각하면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것은 어쨌든 이미 태어난 사람이 앞으로 태어날 사람 보다 많으니 젊은 것들에게 아기 낳으라 목소리 높일게 아니라 당분간 나이많은 사람들끼리 아웅다웅 살아가야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런 시대 분위기를 제대로 읽은, 두편의 TV 드라마가 방송중이다. SBS의 '그래 그런거야'와 tvN의 '디어 마이 프렌즈'다. '그래 그런거야'의 등장인물 나이를 모두 합치면 천살이 넘는다고 한다. '디어 마이 프렌즈'의 고현정은 연기생활 28년차지만 주요 등장인물들 중에선 제일 어리다. 아직..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어쩌다 '엄마'는 무서운 사람이 되었나

불법입양되어 자라다 교통사고로 양부모를 잃고 동생 한소윤(문근영)과도 헤어져 혼자 살아온 한소정(장희진). 애틋하다 못해 괴이하기까지 한 그녀의 엄마찾기는 결국 죽음으로 끝이 났다. 김혜진이란 이름으로 살다간 한소정의 친엄마는 과연 누구였을까. 나는 아치아라 마을 출신이라는 한소정의 엄마는 윤지숙(신은경)이 아닐까 생각했다. 김혜진(한소정)과 윤지숙은 서창권(정성모)이라는 망나니를 사이에 둔 불편한 관계고 두 사람의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지만 윤지숙은 김혜진이 오랫동안 찾아온 '엄마'와 많은 부분 일치하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친엄마를 찾고 싶은 마음에 유령아기 엄마를 만나고 딸을 잃은 한 여인의 의붓딸이 되고 마침내 아치아라까지 찾아왔던 김혜진이 갑작스레 윤지숙에게 증오를 뿜으며 서창권..

육룡이 나르샤, 김명민과 조재현의 정도전 어떻게 다를까

재작년쯤 박상연 김영현 작가가 정도전과 이방원을 주인공으로 '파천황'을 제작 준비중이란 기사를 읽었다. 나중엔 주연배우들의 이름과 MBC에서 2014년 방송 예정이란 기사도 올라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무렵 KBS에서 '정도전'이란 제목의 정통사극을 먼저 방송하기 시작했다. 같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비슷한 시기에 제작한다는 것은 방송사로서도 부담이 됐는지 '파천왕'은 그대로 묻히고 말았다. '뿌리깊은 나무(2011)'에서 가상조직 밀본과 세종의 대립을 선보였던 두 작가의 후속작, 그것도 정도전을 다룬 드라마라는 점에서 꽤 관심이 갔는데 드디어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퀼 형식으로 뉸 '육룡이 나르샤'가 방송되기 시작했다. 사대부 신권과 강력한 왕권의 대립을 이야기하던 밀본의 탄생배경과 밀본의 정신적 지주인..

용팔이, 일층의사 김태현이 살리지 못한 한 사람

얼마전 이 드라마 '용팔이'가 과도한 PPL 때문에 '방팔이'로 불린다는 이야기, 그리고 또 만화작품 표절 의혹에 제기되었단 기사에 이번에도 한국 드라마 고질병이 도졌다는 생각을 했다. 희한하게 '용팔이'의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는 유난히 비슷한 시비에 자주 휘말린다. 물론 그런 의혹 제기와 상관없이 '용팔이'는 '별그대' 만큼은 아니라도 큰 성공을 거뒀다. 문제는 드라마가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이런 의혹 제기가 묻히고 또다시 다음 드라마에서 고질병이 재발한다는 점이다. 한국 드라마의 대중흥행 공식은 거의 비슷하다. 적당히 무게있는 문제의식, 호기심을 자극하는 화제성, 만능 키워드 사랑 거기에 언제나 열연을 선보이는 배우들까지 결합하면 대충 드라마는 볼만하게 만들어진다. 표절 의혹, CF 못지 않은 PPL..

화정, 왜 정명공주는 역사의 목격자가 되어야 했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조선 시대 공주들의 삶은 그닥 행복한 것과 거리가 멀었다. 정략적으로 결혼해 정치적 상황에 따라 팔자가 꼬인 공주들도 있고 성격이 좋지 못한 남편을 만나 구박받다 죽은 공주도 있다. 부마는 벼슬을 할 수 없고 귀하게만 자란 왕족인 공주를 며느리로 들인 집안에서도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극진히 상전 대접을 하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편히 대하기는 쉽지 않은 아내가 부마라고 좋았을까? 그러나 실제 역사속 정명공주의 삶은 초반기에는 불운했어도 후반기에는 꽤 행복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조의 유일한 적통 공주로 본의아니게 그녀의 동생은 광해군의 왕권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동생이 죽고 어머니가 서궁에 유폐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자신은 죽은 사람으로 위장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을 살..

심야식당, 원작을 몰라도 적당히 매력있는 드라마 먹방

요즘은 어느 채널을 시청하든 소위 '먹방'이 대세다. 예전부터 인기를 끌었던 맛집 탐방, 레시피 전수같은 프로그램은 기본이고 유명인들의 냉장고를 뒤져 쉐프들이 요리를 만들어내는 '냉장고를 부탁해'나 강원도 정선, 만재도같은 오지에서 툴툴거리며 음식을 해내는 '삼시세끼'같은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이제는 몇 년 전처럼 게스트가 음식을 게걸스레 먹는 '먹방' 보다는 이야기가 있고 주제가 있는 '먹방'이 대세다. 왜 TV에서 남들 먹는 걸 지켜봐야하나를 싶었던 나에겐 이런 변화가 반갑다. 더운 지방 사람들과 추운 지방 사람들이 먹던 음식이 다르고 시대에 따라 즐겨먹던 먹거리가 다른 것처럼 음식은 맛이 전부가 아니다. 크게는 국가별로 작게는 집집 마다 각자 다른 음식 문화가 있고 진정한 '먹방'은 음식에 담긴 ..

호평 반 아쉬움 반, 알고 보니 가족 드라마였던 '가면'

벼랑 끝에 매달려 목숨이 경각에 달린 한 여자와 그 여자에게 전화로 '죽어야 한다'고 말하는 정체불명의 남자. 드라마 '가면'의 첫장면은 보는 보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도대체 변지숙(수애)이라는 이 여자는 어쩌다 그 밤중에 차를 끌고 달리게 되었으며 그녀의 옆자리에서 정신을 잃은 사람은 누구인가. 변지숙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제안을 생각해봤냐고 묻는, 그 남자는 대체 무슨 꿍꿍이인가.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긴박한 전개는 아마도 이 드라마의 특별한 장점이 아닐까 기대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거기다 한눈에 봐도 부유한 티가 나는 서은하(수애)와 팀장(박준면)에게 볶이고 사채업자 심봉설(김병옥)에게 협박당하는 변지숙의 대조는 이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을 불..

오늘도 하염없이 그 길을 바라봅니다

지금도 믿어지지 않지만 - 작년 2014년 8월 1일 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레 찾아온 이별에 당시에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같습니다. 바쁜 장례 절차로 눈코뜰새 없이 바빴고 수목장을 치르기로 결정해 허겁지겁 선산의 적당한 나무를 찾느냐 분주히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멍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어째서 장례식에 많은 사람이 모이고 시끄럽게 식사를 대접하는지 알 것도 같더군요. 장례라는 건 정말 복잡한 절차였습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정신줄을 놓지 않고 어떻게든 해야할 일을 하려면 가족 외의 다른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수의에 묶여 관속으로 들어가는 어머니를 보며 '우리 엄마 답답한 거 싫어하시는데'라며 몇번씩 중얼거린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그때까진 어머니를 잃..

징비록, 선조의 유일한 업적 류성룡과 실리주의자가 된 광해군

어릴 때 할아버지에게 일본에 가면 조선인들의 코와 귀만 잘라 만든 무덤이 있다는 이야길 듣고 전쟁의 잔인함에 대해 잘 몰랐던 나는 사람이 그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임진왜란에 대한 몇몇 다큐와 드라마, 글을 읽고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땅으로 건너온 왜군이 전공을 증명하기 위해 산사람의 코와 귀까지 잘라갔다는 그 이야기. 전쟁이 원래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나마 그런 일들은 적국의 횡포니까 욕하고 비난할 대상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런 적 보다 더 원망스런 존재들이 종종 있다. 같은 나라의 같은 민족이면서 적 보다 더 아군을 괴롭힌 사람들. 혼란의 와중에 자신의 이익 만을 챙겨 국가에 큰 ..

화정, 쫓겨나는 광해군의 모습이 마음에 남았던 이유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왕위에서 물러난 후에도 꽤 오랫동안 살았다고 합니다. 광해군은 아들 며느리가 죽고 아내 마저 세상을 떠난 후에도 홀로 유배지에서 2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딥니다. 한때는 왕의 자리에서 사람들을 호령하던 광해군 - 인조 집권세력은 이괄의 난과 병자호란을 겪는 동안 광해군이 혹시나 왕위를 다시 차지할까 두려워 광해군을 경계했고 두어차례 유배지를 옮기다가 마지막엔 바다를 건너기 힘든 제주도에 떨어트려 놓습니다. 위리안치된 유배지의 별장이 윗방을 차지하고 시중드는 나인이 영감이라 부르는 모욕에도 광해군은 꽤 초연했다고 합니다. 위리안치란 유배지에 배치된 사람들 이외의 사람들과는 접촉할 수 없는 조치였으니 말년엔 웃을 일이 별로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단 한번도 쉽지 않았던 광해군의 험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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