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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좋다 1827

대박부동산, 심심풀이로 쫓아본 홍지아의 퇴마의식

예전에 읽은 '퇴마록'이라는 소설은 세상에 나타나는 온갖 악령을 퇴마사들이 물리치는 내용이었다. 그 소설에서는 여러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퇴마를 한다. 주로 가톨릭에서 '구마(驅魔)' 혹은 '퇴마(退魔)'라고 부르는 그 행위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종교에 따라 방법이 다르다. 최근에 방송중단된 '조선구마사'는 가톨릭 신부가 기도를 통해 생시에 깃든 악령들을 몰아내는 내용이라 한다. '퇴마록'에도 가톨릭 신부였던 박신부가 등장하고 주인공 현암은 승려들에게 내공을 전수받은 인물로 주로 검에 깃든 영혼을 이용해 퇴마를 한다. 사실 퇴마록은 한국형 퇴마 판타지의 원조격이기도 하다. '대박부동산'은 귀신든 부동산을 거래하는 홍지아(장나라)가 오인범(정용화)이라는 사기꾼 영매와 퇴마를 하는 내용..

시지프스, 운명을 바꾸기 위한 한태술의 마지막 선택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시지프스는 액션과 멜로를 내세운 SF였지만 한편으로는 생각할 문제가 참 많은 드라마였다.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드라마 속 캐릭터의 시간대 문제로 끊임없이 생각했다. 아니 드라마가 모두 끝난 지금도 제대로 설명해준 사람이 없기에 아직도 궁금하다. 대체 주인공들이 과거의 반복을 몇 번 겪었을까. 어떤 시점에선 처음 겪는 일들이고 어떤 시점에선 여러번 일어난 일이기에 꽤 헷갈렸다. 한태술(조승우)의 비행기 사고로 시작된 첫 부분은 분명 시그마(김병철)가 과거로 업로드한 후 처음 일어난 일일 텐데 그 뒤로는 반복된 미래들이 섞여 있다. 처음에는 이 드라마 전체가 주인공이 비행기 사고 이후 겪은 환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정도로 사건이 엉켜 있었고 한태술은 사고 전후 꽤 많은 약을 먹었다..

괴물은 어떻게 태어났나 - 법적인 죄인, 도의적 죄인 두 괴물의 이야기

드라마의 주인공이 경찰이지만 정로운 경찰의 속시원한 결말을 바란 건 아니었다. 뭐 이렇게 되고 보니 뒷맛이 약간 쓰다. 극 중 한주원(여진구)과 이동식(신하균)의 대립이 이렇게 결론나리란 건 예상 가능한 부분이긴 했다. 아버지 한기환(최진호)에 대한 원망으로 한때 망설이긴 했지만 한주원은 원래 더러운 걸 너무나 싫어하는 결벽증 캐릭터였으니까 아버지를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 이동식은 연쇄살인의 범인을 잡기 위해 강진묵(이규회)의 살인 강민정(강민아) 살인 현장에 잘린 손가락을 가져다둘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었고 아무리 정상참작을 한다고 끔찍한 범죄는 틀림없다. 내가 정말 허탈하게 지켜본 장면은 한기환(최진호)을 지화(김신록)에게 인계한 두 사람이 서로 자수하겠다며 서로를 '죄없는 사람들'이라 지칭한 부..

사이다 캐릭터 빈센조 까사노 이 찜찜함은 마피아 때문이겠죠

넓게 펼쳐진 이탈리아 포도 농장은 CG였다고 하더라.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배우들이 이탈리아에 나갈 수 없었다나 뭐래나. 시국이 그러든지 말든지 무게감 있고 진지한 분위기에 망설임 같은 건 한치도 용납하지 않는 과감함으로 '빈센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포도농장과 보스의 스포츠카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콘실리에리 빈센조는 인천공항에 들어가기전까진 거침없고 딱 부러졌다. 와 이거 정말 끝내주는 걸. 그런데 아니 웬걸 진선규, 이희준을 만난 뒤부터 빈센조(송중기)는 무장해제. 잘 속는 순진한 캐릭터가 되었다. 마피아들 앞에서는 온갖 야무진 모습을 다 보여주더니 한국땅을 밟은 그는 첫날부터 샤워기랑 비둘기한테도 무시당하는 처지다. 리무진 안에서 아무 물마시고 알아서 잠든 것도 모자라 웬 강아지와 함께 분노의 ..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아이를 찾습니다'

아이를 키워보신 분은 다 알 것입니다. 아이는 우리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자랍니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단다는 표현이 딱 맞죠. 말도 제대로 못 하던 조카가 잠시 안 본 사이 재잘재잘 떠드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라는 존재는 정말 쉴 새 없이 자라죠. 세 살 밖에 안되던 아이가 갑자기 열 살이 되어 나타난다면 당신은 그 '갭'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아무튼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잃어버린 자기 아이를 평생 동안 찾아다니는 사람입니다. ( 지금부터의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유괴되었고 부부는 아이를 찾아 10년 넘게 헤매다닙니다. 그 사이 아이 엄마 강미라(장소연)는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아빠 윤석(박혁권)은 안정된 직장은커녕 아내 때문에 ..

모호한 주인공들 누가 진짜 니체의 '괴물'인가 - 최백호의 the Night

처음에는 '괴물'이라는 제목이 너무 식상하다고 생각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라는 표현을 드라마로 연출했으려니 짐작했다. 이제는 온갖 과격한 드라마에서 익숙해진 괴물과 싸우는 장면들을 어떻게 더 다양하게 연출한단 말인가. 그런데 낯선 목소리와 낯선 음악을 듣는 순간 그 예상은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저 무수한 군상들 중 진짜 '괴물'은 누구고 진짜 무고한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누군지 몰라도 이 제작자랑 작가 정말이지 감각이 참 탁월하구나. 지금까지 4회가 방송되었지만 여전히 진짜 '괴물' - 살인자의 정체는 미스터리다. 이야기는 두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한가지는 이동식(신하균)을 중심으로 이유연(문주연), 고민정(강민아)을 비롯한 여성들이 손가락만 남기고 실종되..

카테고리 없음 2021.03.01

누구나 처음부터 어머니로 태어나지 않는다

이제는 옛날 이론일 지 모르지만 모성애는 태어나면서부터 생기는 게 아니라고 했다. 수많은 드라마에서 아이가 생기자마자 혹은 아이에게 위험한 일이 닥쳤을 때 아이를 낳자마자 갑자기 모성애가 생기는 것처럼 묘사하지만 모성애는 엄마가 된다고 그냥 생기는 감정만은 아니라고 한다. 그 이론에 의하면 '엄마'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했다. 흔히 '모성 신화' 혹은 '만들어진 모성'이라 불리는 부르는 이 이론에 의하면 '엄마가 어떻게', '엄마가 그래도 되나'같은 사회적인 강요가 결국 엄마의 고정관념을 만든다고 한다. 사회적 필요해 의해 엄마의 역할은 시대적으로 강조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왜 이런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하느냐 하면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보면서 오래 동안 곱씹어지는 어떤 감정이 생각났..

TV Inside 2021.02.03

요즘 시청하는 드라마 리스트

블로그에 글을 남긴 지 꽤 오래되었다. 흔적도 그 무엇 남기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많은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났고 이젠 PC가 아닌 모바일이 대세고 TV로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드물다. 하지만 내겐 글쓰기 습관만큼이나 바꾸기 힘든 것이 드라마 시청이다. 어머니의 힘든 시간을 달래주던 드라마, 내 답답한 일상에 잠시 웃을 여유를 주던 드라마 혹은 지리멸렬한 나의 시간에 빈틈이 되고 여유가 되어준 드라마. 좋은 드라마에 대한 생각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무얼 봐야 할지 헷갈릴 만큼 많은 드라마들이 제작되고 있지만 아무튼 나는 여전히 드라마를 본다. 앞으로 적는 것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써야 할 드라마 이야기다. 코로나는 나아질 기미가 없고 점점 더 답답하고 버티기 힘든 일상 드라마..

미씽나인, 다소 뜬금없는 결말 방송사와 관련있나?

아홉명의 실종자를 뜻하는 말 '미씽나인'. 이 드라마는 레전드 엔터테인먼트 실종사고를 시작으로 실종자 아홉명에 대한 진실찾기를 시작한다. 도대체 왜 최태호(최태준)와 서준오(정경호)가 반목하는지 히스테릭한 윤소희(류원)가 서준오를 살인자라 경멸하는지 그 이유가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기에 그들의 진실찾기는 사뭇 중요한 무게를 지닌 듯 보였다. 그들이 숨긴 '진실'은 이후에 발생한 모든 살인과 은폐의 근본적 이유였고 끝까지 드라마를 이끌어간 긴장감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미씽나인'의 마지막회는 진실찾기와 거리가 멀어보인다. 최태호와 장도팔(김법래)의 범죄가 모두 밝혀졌지만 그들의 엔딩장면은 뜬금없는 '화합'이었다. 최태호는 신재현(연제욱)과 윤소희의 살인 혐의로 처분을 받았을 뿐이다. 그중 한건은 그나마 공모..

TV Inside 2017.03.14

미씽나인, 수없이 떠오르는 의문 그리고 라쇼몽

공중파에서 이렇게 섬뜩한 이야기는 간만이다. 드라마 '미씽나인'은 비행기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져 살아남은 사람들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화려한 연예계 생활을 하며 누구 보다 우아하게 살아오던 그들은 극한 상황에서, 죽음의 공포 앞에서 한없이 잔인해진다. 인간은 이렇게 나약한 존재고 사악한 존재였던가. 그들의 악함은 극한 상황 때문에 드러난, 어쩔 수 없는 선택인가. 인간의 성선설과 성악설은 인류가 끝없이 되묻던 근본적 질문이다. 두번째 의문은 잃어버린 것이 과연 실종자 9명 뿐일까하는 점이다. 실종된 9명과 전용기 추락으로 죽어버린 사람들. 잃어버린 것은 사람 9명이지만 그들이 속해있던 문명사회는 더 많은 것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진실과 실종자의 목숨 보다 자신의 이익이..

TV Inside 201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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