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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퀸, 해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장도현의 비밀

Shain 2012. 10. 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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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랜 집안의 갈등 때문에 죽어야했던 비극적인 커플 이야기로 유명합니다. 10대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 어떤 증오도 우릴 갈라놓을 수 없노라며 가출했고 결국엔 목숨을 잃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식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가족도 재산도 모두 버릴 수 있다고들 말하지만 혈연을 끊는다는 건 생각 보다 힘든 일입니다. '메이퀸'의 박창희(재희)가 장도현(이덕화)를 처벌할 수 없었던 것도 아버지 박기출(김규철)의 살인죄를 차마 밝힐 수 없었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통속극이다 보니 '메이퀸'에는 여러 극단적인 설정이 자주 연출되는데 곁에 있는 친딸을 못 알아보는 금희(양미경)의 비극이라던가 데려온 딸을 구박하는 계모, 로미오와 줄리엣이 연상되는 커플이 여럿 등장하는 등 '메이퀸'도 그 부분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해주(한지혜)와 창희는 해주의 양아버지인 천홍철(안내상)을 박기출이 죽여 맺어질 수 없는 커플이 되었고 강산(김재원)과 장인화(손은서)는 강산이 인화에게 마음이 없기도 하지만 조선소를 둘러싼 집안의 갈등 때문에 애초에 이루어지기 힘든 사이였습니다.

박기출의 살인 때문에 헤어지게 된 해주와 창희.

그런가 하면 이봉희(김지영)와 윤학수(선우재덕)의 동생인 윤정우(이훈)도 맺어지기 힘든 사이입니다. 금희가 재혼했으니 겹사돈은 면한다 쳐도 정우는 학수가 죽고 장도현과 결혼한 금희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고 자신이 직접 그 비리를 파헤치리라 마음먹은 장도현의 처제를 아내로 둘 수 없습니다. 장도현을 무너뜨리는 건 정우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목표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지금 러브라인이 엮이려하는 장일문(윤종화)과 천영주(정혜원)도 그리 편한 관계는 아닙니다. 일문이 해주를 괴롭히는데다 홍철의 죽음을 장도현이 묵인했으니 말입니다.

이들 커플들은 결국 둘중 한가지를 선택해야합니다. 즉 가족들을 배신하거나 연인과 헤어지거나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윤정우만 좋아해온 이봉희는 주가조작, 횡령 등을 저지른 비리투성이 형부를 용서할 수 없다며 정우의 편에 설 듯하지만 나머지 커플들의 미래는 그리 밝히자 못하고 엇갈릴 것같습니다. 아버지 때문에 악마가 된 창희는 이대로 해주와 헤어지고 인화를 선택할 것이고 강산에게 거절당한 인화 역시 해주가 좋아하던 창희를 빼앗아 자신 만의 복수를 완성할 지도 모르죠.

집안의 복잡한 사정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 커플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들의 얽히고 섥힌 삼각관계가 과거 장도현, 윤학수, 이금희의 과거와 유사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통속극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부모의 삶이 자식에게도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 학수와 도현 역시 금희를 두고 삼각관계였던 것은 분명한 듯합니다. 이제는 윤정우 만 유일하게 알고 있다는 금희의 비밀 역시 아마도 장도현과의 과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박기출과 더불어 어릴 때부터 고향에서 형동생하던 사이였던 이들은 해주와 창희, 강산, 인화처럼 그렇게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겠죠.

지금 시청자들 중에는 해주가 지난주 호텔에서 창희의 아이를 임신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금희가 학수와 결혼하기 전 일문을 낳았다면 유진 즉 해주의 아기사진까지 태우며 일문을 걱정하던 금희의 태도도 이해가 갑니다. 해주 역시 엄마 금희처럼 그런 '팔자'를 반복하는게 아니겠느냐는 것이죠. 금희를 사랑하던 장도현은 박창희처럼 모종의 이유로 '악마'가 되었고 금희를 되찾기 위해 음모를 꾸며 일본 선박회서에서 근무하던 윤학수와 강산의 부모님을 해치웠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화는 일문이 기억하는 그들의 친엄마, 즉 피토하고 죽었다는 그 엄마처럼 살게될 수도 있습니다.

해주의 삼각관계로 추측해보는 장도현과 금희의 과거.

중앙정보부에서 일하던 장도현은 윤학수의 죽음이 일본에서 사주한 일인 것처럼 위장하고 의문사처리했습니다. 윤학수가 일본에서 훔쳐왔다는 시추선의 설계도는 누구의 지시로 가져온 것일까요. 당시의 시대 분위기상 정보부의 장도현이 '국익에 도움이 되라'는 핑계로 그에게 위험한 일을 시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같은 곳에 근무하던 강산의 부모는 무언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죽어야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음모의 뒤에는 분명 장도현이 있습니다. 악마가 된 박창희 뿐 아니라 해주와 강산의 운명을 뒤바꾸어놓은 장도현입니다.

앞으로 박창희는 진정한 악마가 되어 장도현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빼앗아갈 것입니다. 비리투성이 일문을 제압하고 인화와 결혼하면 공식적인 천지조선의 후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 과거의 장도현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마가 되고 입지전적인 성공을 거둔 것처럼 박창희도 장도현의 길을 걷게 되겠죠. 강산은 해풍조선을 되찾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동시에 부모님이 왜 죽었는지 그 비밀을 파헤치며 장도현, 박창희와 대립할 것입니다. 밝은 분위기의 강산이야말로 해주를 감싸주기 충분한 연인입니다.

장도현의 비밀을 파헤쳐야하는 공통 목적을 가진 두 사람.

무엇 보다 강산과 천해주는 같은 장도현의 비밀을 캐내야 하고 또 장도현이 하고자하는 드릴쉽 제작 사업에 동참해야하는 공통의 목적이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최고의 파트너로 장도현을 물리치기 좋은 드림팀이 될 수 있겠죠. 선박회사와 조선소를 이끄는 CEO가 되는 겁니다.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로맨스가 섞인 커플치고는 상당히 건설적인 관계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출생의 비밀을 타고난 해주와 창희, 강산의 로맨스라고만 생각했는데 가면 갈수록 미스터리가 증폭되는 느낌입니다. 과연 윤정우만 알고 있다는 금희의 비밀은 일문과 관계된 것일까요. 장도현은 강산의 부모님을 죽이라 명령한 당사자일까요. 박기출은 그 모든 것을 알고 장도현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것일까요. 의뭉스런 장도현은 해주가 금희의 딸이란 걸 알고 이력서의 혈액형을 바꿔 적은 것일까요. 해주의 비밀을 알게 된 일문은 아버지에게 복수하고 싶은 것일까요. 비극적인 삼각관계 보다 어쩌면 장도현의 비밀이 훨씬 더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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