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말풍선수다

2007년 12월 38일을 맞으면서 - 새해에 바쁜 사람은 따로 ...

Shain 2008. 1. 7.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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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2일이라는 별의 노래는 기억이 맞다면, 기다림의 슬픔을 그린 노래였다고 할까? 슬픈 감성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내게 1월 1일은 없다고 내 달력은 끝이 아니라고.. 32일이라고 33일이라고 네가 올 때까지 나에겐 아직 12월이라고..' 애틋한 가사를 포함해 아직은 풋풋했던 별의 목소리가 특이한 느낌을 주던 노래였다. 그 노래를 듣고 있긴 하지만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12월 32일이란 제목이 특별하게 보였기 때문일 뿐.



지금 포스트를 올리는 시점이 1월 7일이니까 2007년 12월부터 세면 38일째가 된다. 이런 재미있는 발상이 내 머리에서 나왔을 리는 없고 실은 어제 블로그 이웃 중 하나인 브마님이 '오늘은 12월 37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가만 생각해 보니 시간가는 것을 잡고 싶은 심정,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심정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날짜는 부지런히 세고 있지만 하고 있는 행동은 예전 그대로인데 날짜가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고. 정말, 그러고 보니 '새해'라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연말에 집을 오래 떠나 있어서, 내린 눈을 피해 집에 돌아오기가 참 힘들었다. 길이 미끄러운 까닭에 운전도 힘들었고 날이 추워서 운신도 힘들었고 이동하느냐 지쳐서 하던 일을 정리하는 것도 까탈스러웠고, 드나드는 손님들도 많았고 지금도 집에 누군가 있다. 뭔가 상당히 어수선한 채로 1월 1일을 맞고 보니 뒷정리 하는 모양새는 여전히 그대로인데 달력은 2008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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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기 시작한 책은 여전히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마치 손 한번 데지 않은 새책인 양 깔끔하고 깨끗하게. 2008년엔 정말 새로 읽기 시작해야할 것 같다.



오프라인 쪽 사정이 그렇게 정신이 없으니 온라인 쪽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 집청소도 못하고 맞은(무슨 상관인지는 몰라도) 신년에 인사는 커녕 뒷정리 못하고 날라다닌 곳들이 한두곳이 아니다. 블로그며 미투데이며 ... 어질어질.. (뭔가 받았으면 받아서 고맙다는 인사는 제대로 해야하는데.. ) 작업하던 하드디스크는 나를 좀 비워달라고 하소연 중이고 계정은 계정대로 새로 계약할 시기인데 나 좀 옮겨주지 않겠냐고.. 누구 말대로 먹고 사는데 지장없으니.. 좀 미뤄도 될터인데.. 최근 신경쓰는 일이 아무래도 이 쪽에 집중해 있다보니 맘편히 버려두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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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블로그를 잠시 채웠던 스팸 또는 광고. 신년에 몹시 바쁜 그들을 목격하고 증거를 남겼다. 찰칵! 그들이 자신의 업무를 열심히 추진한 까닭에 올블로그 운영자는 휴일을 바쁘게 지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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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휴지통을 가득 채운 그녀들의 광고. 금칙어를 여러개 지정해놓은 것을 파악했는지 이제 금칙어 사이에 별을 집어넣는 애교도 부리신다. 스팸필터를 넘어서는 능력을 가진 존재가 인간이라지만 지나친 탁월함은 민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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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초에 이올린에 '자료실'이란 단어로 검색했다 걸린 화면 그들의 활동은 여전히 왕성하다. 캡처 화면에 금칙어가 워낙 많아 자체적으로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했다. 내가 원래 찾으려던 검색어는 '제로보드XE 스킨 자료실'이었다.



지금 이 포스팅을 쓰는 본인이야 원래 산만하고 어수선하니 신년맞이가 변함없이 정신없구나, 그리고 신년이라고 별다를 것이 있으랴 하는 분위기지만, 새해 업무(?) 바쁘신 분들은 따로 있긴 하더라. 잠시 올블로그를 채웠던 화면을 캡처하게 되었다. 잠깐 방문했을 때 저 정도였으니 다른 곳은 더하지 않았을까? 물론 이올린과 스팸필터에도 잔뜩 쌓여 있었다. 나만 이렇게 정신없이 헤매고 있고 다들 해야할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었다.

대체 어느 곳에 소용이 닿아 저런 스팸들이 쌓일까 싶지만(전혀 읽지 않는 입장에서는 소용이 닿지 않아 보인다 당연히) 내가 룰루랄라 하는 사이에도 어느 곳의 서버는 바쁘게 스팸을 나른다. 개인계정에서는악의적인 계정 노출로 인해 수천개의 스팸댓글이 달려본 경험도 있다. 오프라인에서 저 정도 교통량(트래픽)을 유발하는 사람들은 살아남기 힘들지 않을까?

누군가가 방명록에 적어주셨듯이 개인적으로 나 역시 12월 32일이든 38일이든 그것도 아니면 1월 1일이든 지금은 천천히 하루일과를 채워나가는 것이 내 목표이니 그리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 아니 실은 원래 날짜라는 것에 그리 연연하던 성격은 아니다. 인간이 역사를 만들고, 누군가가 모여 한해의 첫날을 1월 1일이라고 부르기로 한 약속처럼 그저 함께 그 날은 그 날이라고 한번 되새겨주는 것 뿐이다. 가끔은 기쁘게 가끔은 안타깝게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 '새해'라는 단어가 필요한 거겠지. 나름대로는 진심을 담은 행위이지만, 근본 자체는 의례적이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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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해를 잘 마무리한 큰 조카는 NDSL을 선물로 받고 기뻐하고 있다. 둘째는 커다란 로버트를 선물받아서 신나게 가지고 놀고 있다. 나는 작년 연말에 티스토리 책도장과 소울님이 보내주신 엽서가 도착했더라. 또다른 선물로는 보석 핸드폰 고리와 뭔가 공개하기 난감한 신발을 받기도 했는데(편한 신발이긴 한데 모양이 전혀 예쁘지 않다 하..하) 덕분에 그 신발로 연말에 제법 오래 돌아다녔다. 막내 조카는 뽀로로 팬인지라 뽀로로 인형을 추가로 선물받았다. 곧 7개의 뽀로로 캐릭터를 다 채울 수 있을 듯 하다. 의미도 형태도 다르지만 뭔가 조금씩은 주고 받은 연말이 되었다.

차근차근.. 새해가 와도 아니 2007년 12월 38일이라고 할 지라도

내가 그대로 존재하는 한 해야할 일도 가야할 곳도 하고 있는 일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원하지 않으면 38일인게지..라고 우겨보는 여유.. 아 사실은 마음에 걸리는 것이 너무 많아 망설이는 중인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말풍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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