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세월호 침몰, 가짜 민간잠수부 인터뷰 실종자 가족은 아무도 못 믿는다

Shain 2014. 4. 18. 12:06
728x90
반응형
어제 밤에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앵커와 세월호 실종자 가족의 인터뷰는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현장 분위기와 공식 발표된 언론 보도 내용이 다르다는 말 한마디로 그들이 보여준 분노가 설명이 되더군요. 배가 침몰한 것은 4월 16일 오전인데 결과만 놓고 보자면 4월 18일 현재까지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점점 가라앉는 배를 지켜보고만 있었던 셈입니다. 선장의 판단 오류와 줄행랑 이외에도 구조 담당 인력의 초동대처 역시 잘못되었으며 구조를 위해 투입된 인력도 알려진 것과 달랐다고 합니다. 10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견된 18일 아침 실종자 가족들은 국민들에게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YTN 동영상, 실종자가족, 대국민 호소).

'이게 진정 대한민국의 현실입니까?' 정부도 언론도 -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




4월 18일 오전 현재 배안으로 다이버들이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만 정부를 믿을 수 없고 구조 대책은 언론 보도 사실과 다르니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그 무엇으로도 설명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그 와중에 오늘 오전 TV와 유명 포털을 통해 퍼져나간 민간잠수부 홍가혜씨의 인터뷰는 많은 사람들을 더욱 좌절하게 했습니다. 저 역시 TV에서 방송된 가짜 인터뷰에 속은 사람 중 하나라 즉각 관련 포스팅을 삭제했습니다. 아무리 대한민국 언론이 실망스럽다지만 TV에서 인터뷰 대상자의 신원도 확인하지 않고 인터뷰를 진행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던 것입니다(MBN 인터뷰 동영상).

과거 티아라 화영의 사촌언니라고 거짓말 했던 인물도 바로 홍가혜 씨고 (링크 - 연예부 기자 김용호의 트위터), 한때 기아타이거즈 선수와 연인 사이였다는 거짓말로 유명했다고 합니다(그 때문에 야구팬들은 아주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고 하죠). 민간 잠수부협회에서도 인터뷰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민간잠수인협회 공식입장 '홍가혜 보도 사실아냐'). 민간잠수부 자격 조차 의심스럽다고 합니다. 뉴스타파 역시 민간잠수부 투입을 막고 있다고 보도한 적은 있지만 홍가혜 씨와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관련 트위터 해명). 지금으로선 뉴스타파 쪽의 해명이 가장 믿을 만하죠.

많은 사람들은 언론 보도에 의지해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실을 파악하고 있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 언론과 SNS를 통해 현장 소식을 듣고 있고 구조에 문제점은 없는지 도와줄 일은 없는지 눈을 크게 뜨고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런 국민들과 피해자 가족에게 등대 역할을 해야할 언론에서 이번에도 크나큰 실수를 했고 저 역시 잘못된 정보로 혼선을 빚게 했습니다. 이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도대체 누굴 믿어야 하고 어디에서 정보를 얻어야하는지 크게 실망했고 이 심정은 실종자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비참한 느낌이 들더군요.

어제부터 SNS와 인터넷들을 지켜보신 분들이라면 배 안에 생존자가 있다는 민간잠수부 뉴스를 읽어보셨을 것입니다. 또 SNS를 떠도는 조작된 구조 문자도 보셨을 것입니다. 경찰은 조사 결과 그 문자의 내용이 모두 거짓이라 했고 많은 실종자 가족들이 실망했습니다. 오늘 아침 MBN의 민간잠수부 인터뷰 소동은 실낱같은 단서에라도 희망을 걸고 싶은 실종자가족의 마음을 한번더 실감하게 한, 정말 울컥한 경험이었습니다. 정부도 믿을 수 없고 언론 보도에 희망을 걸 수 없는 실종자 가족은 줄곧 이런 기분이었으리란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은 여전하다

어제 JTBC의 실종자 가족 인터뷰로 구조 현장 상황이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열악하고 정부가 언론에 발표한 대책에 못 미치는 상황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인터뷰 내용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대책을 촉구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장난으로 SNS 메시지를 위조한 사람들이나 홍가혜처럼 자격없는 사람이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인터뷰를 계속 시도하게 되면 유가족의 분노가 잘못 전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한번 언론에게 속고 보니 대한민국의 위기 관리 능력이 공백임을 절실히 실감하게 됩니다. 이런 순간에 믿을 수 있는 기관이 이렇게 없었나요?

MBN 측은 홍가혜씨가 어떤 인물인지 했다면 어서 빨리 정정보도와 사과를 하기 바랍니다.




승객들의 안전에 책임이 있는 선장 보다 어린 여승무원이 자신의 판단으로 물에 뛰어내리라 방송하고 학생들을 탈출시키다 목숨을 잃고 교사가 아이들을 구하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17살의 어린 학생이 5살 어린 여자아이를 살리겠다며 안고 나오고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고가 날 때도 사고가 난 후에도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이 위기 상황은 국가란게 도대체 왜 필요한지 허탈함을 느끼게 합니다. MBN의 신중하지 못한 인터뷰로 실종자 가족은 한번 더 상처받았습니다. 지금도 SNS와 포털 메인을 통해 홍가혜의 인터뷰가 집중 링크되고 있는데 어서 빨리 삭제해주셨으면 합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어떤 고통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고 현장을 인터넷이나 TV로 지켜보는 국민들은 가족을 잃은 고통 보다 이런 위기 상황에 국가를 비롯한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점에 더욱 공감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고 싶으면 아무도 믿지 말고 혼자 살아남아라. 정말 가슴아픈 말입니다. 때마침 또다른 실종자 가족의 인터뷰가 올라왔네요. 절차 따지고 담당자가 바뀌고 진행상황은 아무도 모르고 - '구조대책은 탁상공론, 실종자 가족은 각개전투'라는 이 인터뷰 내용에 또 한번 울컥합니다. 이게 진정 대한민국의 현실입니까?

다시 한번 더 잘못된 정보를 올리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