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문화

의학 드라마 풍년, 그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Shain 2009. 7. 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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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network의 새 드라마, 'Royal Pains(2009)'는 유난히 여름 시즌 드라마를 많이 방영하는 미국 케이블 방송의 신작이다. 범죄물인 The Closer와 스파이물인 Burn Notice가 여름을 완전히 장악한 줄 알았는데 맥가이버 뺨치는 능력의 의사가 TV에 출현했다. 여름 시즌엔 가벼운 주제의 드라마가 화면을 채우게 마련이라 상황 전개 능력도 제법 즉흥적이고 빠릿빠릿하다.

뉴욕 부유층은 현대의 왕족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풍요로운 생활을 즐긴다. Royal Pains의 주인공, 행크 로손은 능력있고 책임감 있는 브룩클린의 의사였지만 병원 후원자를 일순위로 여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당하고 아무 곳에도 취직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동생에게 끌려가 참석한 파티에서 우연히 사람의 목숨을 살리게 되고 재벌로부터 전담 진료(concierge medicine) 전문의가 되는 것이 어떠냔 제의를 받는다.

2009년 이름 시즌 신작 미국드라마, USAnetwork의 Royal Pains. 번노티스와 더불어 여름 시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Dr. Burn Notice'란 별명이 붙어 있다.


Concierge medicine이란 병원 의료진이 부유층을 위해 전문적인 왕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말한다. 고급 의료 서비스를 부자들에게만 제공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지만) 병원에 입원해 사생활을 가십으로 만들기 싫어하는 이스트 햄튼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서비스다. 이 드라마의 재미는 조금은 복잡하고 예민한 상류층 주변을 맴돌며 의사짓(?)을 해야하는 주인공의 고충에 있다. 드라마 초반에 설명한대로 그는 부자들의 장난감이 의사의 사명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먹고 살자면 의사일을 해야하는 처지다.

2009년에 나온 신작들은 유난히 병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 개성있는 의사가 주인공인 작품도 있고, 간호사가 주인공인 작품, 병원이 배경인 작품 등 이들 대부분은 전문적인 내용과 재미를 적절히 버무린 탓에 각 방송국에서 적당한 시청율은 장악하고 있다. 물론 모든 시도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라서 시작하자 마자 다음 시즌을 보장할 수 없는 병원 드라마들도 있지만 '의학'이란 소재는 인기가 끊이지 않는다.

FOX 채널의 Mental은 정신과 버전 House M.D.란 평을 듣고 있다.


올해 의학 드라마의 첫 테이프를 끊은 신작은 'Mental(2009)'이다. 작년에 등장한 'Mentalist'와 제목을 많이 혼동했다는 이 드라마는 정신과 의사인 잭 갤러거(Chris Vance)가 주인공이다. LA병원의 정신병동 과장으로 일하는 잭 갤러거는 환자의 눈을 들여다보고 환자의 환영과 생각을 읽어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독특한 방법으로 각종 미스터리를 해결해가는 주인공은 병원장인 여주인공과 감정적인 교류가 있기도 하다. 미드시즌부터 방영되었지만 2시즌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여름 시즌에는 두 편의 병원 드라마가 시작했는데 두편 모두 여자 간호사가 주인공이다. 6월 8일 먼저 시작한 '간호사 재키(Nurse Jackie)'는 소프라노스의 이디 팔코(Edie Falco)가 주연한 코미디다. 엽기적으로 병원의 상황을 과장시켜 놓은 이 드라마는 여자 간호사 재키가 주인공이다. 결혼 반지를 빼고 출근하는가 하면 정신병자같은 뻔질뻔질한 의사들과 환자들 사이에서 무서운 것 없이 활약하는 이 여주인공은 마약성 진통제까지 먹고 있다.

에미상 수상자인 이디 팔코(Edie Falco) 주연의 너스 재키는 약간은 불합리한 재키의 주변생활과 항상 바쁘고 엽기적인 병원의 상황을 보여주는 블랙코미디이다.


인간적인 수간호사 크리스티나 호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호손(Hawthorne).


TNT 방송국의 '호손(Hawthorne)'은 병원 프론트에서 일하는 수간호사 크리스티나 호손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응급실의 드라마틱한 상황과 호손의 개인사에 중점을 둔 드라마다. 너스 재키가 순간순간 인간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날카로움을 보여준다면 호손은 영웅스런 수간호사의 모범적인 활약과 인간성에 초점을 맞춘 감성적인 드라마다(그리 큰 인기를 끌지는 않는 모양이다).

2009년 정규 시즌에 방영될 드라마 중엔 의학 드라마가 3편이나 된다. 아직 방영전인데다 방영후 곧 캔슬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여름 시즌 보다 훨씬 더 형태가 다양하다. 장기 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쓰리 리버스(Three Rivers)',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응급팀 이야기를 다룬 '트라우마(Trauma), 이라크에 파병되었던 간호사 베로니카의 이야기를 그리는 '머시(Mercy)' 등이 대기 중이다.



10월 4일 첫방송되기 때문에 고정 출연진과 Pilot 몇장면 외에는 그리 정확한 정보가 없는 'Three Rivers'는 한국계 배우인 다니엘 헤니(Daniel Henney)의 출연으로 한국내에도 잘 알려진 드라마다. 김윤진의 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외국계 배우가 미국 드라마의 '고정' 출연진을 맡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CBS의 기대 드라마에서 5명의 고정 배역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국내 방영도 곧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Three rivers라는 제목대로 이 드라마는 '장기 이식'이란 테마를 기증자, 수혜자, 의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다. 기증자에게서 적출한 장기를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병원이 주요 무대이고 'Moonlight(2007)'의 뱀파이어 역을 맡았던 알렉스 오로린(Alex O'Loughlin)이 노련한 이식팀의 팀장 역을 맡았다(다니엘 헤니의 역은 바람둥이 외과 레지던트란다). 장기 의식은 기증자가 사망한 시간에 맞춰 재빨리 이루어져야 하므로 순간을 다투는 병원 내 에피소드가 이 드라마의 메인이 될 듯하다.

목숨을 다투는 샌프란시스코 응급구조팀의 이야기를 다룰 Trauma.


베로니카 캘러한과 두 명의 간호사 이야기를 그릴 드라마, Mercy.


9월 28일, 정규시즌에 첫방송이 시작될 '트라우마(Trauma)'도 특수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다루는 의학드라마다. 아드레날린처럼 강렬한 드라마라는 드라마의 선전처럼 응급구조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대원들의 이야기이다. 샌프란시스코 시립병원의 트라우마 팀의 임무는 최악의 상황에 있는 환자들을 제시간에 구해오는 것이다. 밖으로 옮겨온 응급실 이야기라 의학적 이야기 보단 액션이 강조될 것 같다.

9월 23일 방영 예정이라는 '머시(Meycy)'는 미드 시즌이 될 지 정규 시즌이 될 지 정해지지 않는 작품인 듯하다. 주인공 베로니카 캘러한은 이라크전에서 귀국해 머시 병원에서 일하는 고참 간호사로 웬만한 레지던트 보다 의학 지식이 뛰어나다. 세 간호사의 시선으로 본 병원의 내부 사정이 이 영화의 중심으로 일과 사랑 모두를 성공하려는 베로니카가 주인공이다. 가십걸의 조지아나로 유명한 미셀 트라첸버그가 동료 간호사 클로에 역을 맡는다.

조지 클루니를 스타로 만들고 15년간 장기 연재된 의학 드라마 ER.


조지 클루니 주연으로 유명했던 의학 드라마 'ER(1994)'은 15시즌을 이어간 장기 연재 드라마였다. 다리를 저는 괴짜 천재 Dr. House의 이야기 'House M.D(2004)'는 FOX 채널에서 제법 인기를 끌어 올해도 6시즌을 확정지었다. 로맨스 아나토미란 별칭이 붙은 'Grey's Anatomy(2005)' 역시 병원을 배경으로 한다(Private Pratice는 이 시리즈의 스핀오프). 이외에도 'Scrubs(2001)', 'Nip/Tuck(2003)' 등이 메디컬 드라마 혹은 병원을 배경으로 한 내용이다.

의학 소재의 드라마가 자주 제작되는 이유는 병원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감동적이고 인간적인 소재가 사람들에게 어필한다는 것과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이 드라마 속에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점 때문일 것이다. 의학, 법률, 군대 관련 드라마 소재는 진부하지만 한번 인기를 끌면 '장기 흥행'이 보장된다. 인간이 인간인 동감할 수 밖에 없는 소재들이 그런 류이다. 긴박한 응급실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그린 의학 드라마가 가장 많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의학이라는 주제로 배경과 분야 진행 형식들을 달리해 많은 드라마들이 태어난다. 코믹함과 풍자가 함께 하면 'Nurse Jaekie'가 될 것이고 강력한 캐릭터와 미스터리가 함께 하면 House M.D.류의 드라마가 태어날 것이다. 부유층 대상의 의사 이야기는 'Private Pratice'나 'Royal Pains'같은 내용이 편집될 것이다. 그들 모두가 헌신적이고 모범적인 의료진은 물론 아니다. 제작자들은 의학 영역이 숙명적으로 가지고 있는 윤리적 부분과 생명 존중의 메시지를 어떻게 오락물로 승화시킬 것인지 항상 고민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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