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뿌리깊은 나무

뿌리깊은나무, 세종이 찾던 밀본 정기준 대체 누구?

Shain 2011. 10. 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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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세종(한석규) 임금은 심상치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아버지 태종(백윤식)이 죽는 순간까지 네가 옳다 내가 옳다며 기싸움을 놓치 않던 이 괘씸한 아들은 궁녀들과 내관들 앞에서도 우라질, 빌어먹을을 예사로 내뱉는 별난 왕으로 성장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고변하면 왜 안되는지에 대해 궤변을 늘어놓는 신하들을 집현전 젊은 학자들과 경연케 하여 달달 볶는, 획기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마방진의 비밀을 몰라 힘들어하던 젊은 세종(송중기)과는 달리 그는 거침없고 어려울 것없이 자신의 조선을 만들어갑니다.

강채윤(장혁)은 어린 시절 똘복(채상우)의 기질을 그대로 갖춘 겸사복으로 자랐습니다. 무엇이면 한번 달라들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그 성격은 아무도 그 비밀을 모르는, 집현전 학자 허담 살인 사건를 물고 늘어지는 집념으로 변했고 아버지의 원한을 반드시 갚고야 말겠다는 일념은 세종 곁에서 복수를 노리는 채윤의 지금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김종서(최일화) 장군 곁에서 온몸에 자상이 나는 줄도 모르고 전장을 헤매던 똘복이 궁궐로 들어간 건 필연입니다.

우라질이 맞냐고 묻고 부민고소금지법 때문에 신하들을 달달 볶고

젊은 세종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할 뻔한 똘복을 살려주며 내 첫번째 백성이라 했습니다. 또한 어린 세종(강산)은 아버지에게 도륙당하는 정도광(전노민)과 정기준(신동기)을 보며 죽음으로 점철된 아버지의 패도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어린' 백성과 현명한 재상은 세종이 채워야할 방진의 숫자들 중 하나입니다만 똘복은 현재 세종 옆에서 암살을 꿈꾸고 있고 정기준은 아직까지도 모처에 숨어 비밀스레 자신의 목적을 추진중인 듯합니다. 성인이 된 정기준은 어떤 배우가 맡을 지 또 어떤 인물인지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어차피 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실제 역사 보다는 한글 창제를 둘러싼 가상 인물들의 갈등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밀본(宻本) 정기준이라는 가상인물은 이 드라마의 미스터리를 좌우하는 핵심입니다. 지금 집현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들 역시 세종에 대항하는 사대부들과 밀본이 얽힌 것이 틀림없습니다. 소실된 4개 문자를 포함해 총 30자의 한글이 창제되는 그 과정 보다 아무래도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이 훨씬 드라마틱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정기준은 세종의 신하들 중 한명이 아닐까

어린 세종과 정도전의 '조선경국전 정보위'를 읊던 소년, 세종의 아버지 태종이 삼봉의 조선을 훔쳤노라 이야기하던 어린 정기준의 연기는 사실 상당히 어설펐습니다. 정기준 뿐만 아니라 어린 세종 역할을 맡았던 배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만 그건 아무래도 격한 감정을 유지하면서도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상대를 제압해야하는 사극 발성이 쉽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덕분에 총명한 세종을 말로서 제압하고 평생 잊지 못할 컴플렉스를 안기는 달변가 정기준의 역량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이 불안한 연기는 아버지 정도광의 죽음을 듣는 청년 정기준(최우식)에게도 이어졌습니다. 1대 밀본 본원 정도전과 2대 본원 정도광이 죽고 3대 본원으로 사대부들을 모아 세력을 규합할 인물이 정기준인데 그의 카리스마나 타오르는 야심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아쉽지만 성인이 된 세종 이도를 어떤 정기준이 상대하게 될 지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패도가 아닌 문치(文治)를 하겠다고 나섰으면 법령과 논리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것도 분명 중요한 능력입니다.

어른이 된 정기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습니다. 정도광과 이야기를 나누던 반촌 도담댁(송옥숙)이 잘 지낸다고 한 걸로 봐서는 쫓기는 몸이 된 이후에도 신분을 위장해 성균관에서 공부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또 윤평(이수혁)이라는 날렵한 호위무사(정도광을 지키던 호위무사의 아들)에게 살인을 시켜 자신의 비밀스런 뜻을 펼쳐나가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세종의 한글 창제 때문에 집현전 학자들이 죽어나간다는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비밀입니다. 밀본은 그에 맞서 세종의 의지를 저지하는 걸까요. 그 부분도 분명치 않습니다.

확실한 건 궁궐을 드나드는 사대부들 중에 이 밀본 정기준의 조직원들이 있다는 사실이며 모종의 목적으로 손을 잡을 것이고 세종의 계획을 막으려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보가 가장 밝은 요직에 정기준이 앉아 있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양자로 또는 절손된 집안의 인물로 위장해 세종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정기준이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면 최소한 정기준의 손발이라 할 만한 사람이 세종 가까이에 있는게 분명합니다.

과연 집현전 젊은 학자들, 또 그들과 경연을 벌이던 조정 대신들 중 그 누가 정기준과 손을 잡았으며 정기준의 명을 하달받고 있는가. 조말생(이재용)이라면 태종의 심복이었으니 의심을 덜 받을 수 있겠지만 그외에는 수상한 사람들은 한둘이 아닙니다. 세종의 최측근인 내금위장 무휼 조차 그 의심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똘복의 목숨이 위험해지자 반촌에 넣어 길들이라 명한 것도 무휼이었습니다. 또 세종이 철통같은 보안을 유지하며 진행중인 계획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도 무휼입니다.

신권 중심의 천하를 꿈꾸는 밀본의 정기준. 왕을 중심으로 방진을 완성하리라 계획한 다혈질 왕 세종. 강채윤은 그 둘과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를 가진 인물로 정기준은 채윤 아버지의 유언을 갖고 있고 강채윤은 밀본지서를 갖고 있습니다. 아무리 정기준을 등용하려 했던 대담한 세종이라도 자신의 한글 창제를 막으려는 밀본의 수장이라면 두고 볼 수만은 없을 터이고 강채윤 역시 위정자 세종을 아직까지는 이해할 수 없을 거라 봅니다. 그들의 흥미로운 관계가 제법 재미있게 엮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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