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뿌리깊은 나무

뿌리깊은나무, 비밀스런 등장인물 추가 정기준 정체 벌써 밝혀지나

Shain 2011. 10. 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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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드라마는 1, 2회가 호기심을 끌더라도 그 뒷심을 끌고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인기 드라마는 끝마무리가 초반부에 비해 김이 빠진다는 평도 종종 듣습니다. 드라마는 영화와 다르게 장기간 시선을 끌려면 늘 새로운 화제거리와 궁금증을 제시해야하는데 '뿌리깊은 나무'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는 주인공 세종(한석규)을 모욕한 정기준이 대체 누구냐는 점입니다. 상왕 태종(백윤식)이 그리도 두려워하던 정도전의 후손인 정기준은 사대부들의 비밀조직인 밀본을 이끌고 있다는 것만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홈페이지에도 정기준이 주요 배역에 올라 있긴 합니다만 누가 그 역을 맡은 배우인지 정확하게 적혀 있지 않습니다. 세종의 친위대인 집현전 학사들이나 강채윤(장혁)의 동료들은 처음부터 세종의 이야기의 뒷받침이 될 인물들로 그 성격까지 자세히 적혀 있어도 정기준은 도통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반촌 도담댁(송옥숙)이 잘 지낸다고 한 걸로 보아 성균관 유생 출신으로 신분을 위장해 세종 주변에 아주 가까이 있으리란 것만 짐작 가능합니다.

새로운 고수들의 출연, 가리온과 개파이

어제 방영된 5회에서는 집현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파헤치던 강채윤이 새로운 인물들과 맞닥뜨립니다. 겸사복 동료 초탁(김기방), 박포(신승환) 등과 수사를 하던 채윤은 반촌 출신으로 시신 검안을 하는 가리온(윤제문)을 만나게 됩니다. 그의 탁월한 검시 능력은 수사에 몇가지 단서를 제공합니다. 가리온 곁에는 전장을 떠돌던 초탁과 채윤을 본능적으로 경계하는, 맹수의 감각의 개파이(김성현)가 있습니다. 채윤은 또 궁궐 안에서는 집현전 학사 윤필을 납치한 윤평(이수혁)을 만나게 됩니다.

채윤은 허담의 시신을 검시하던 가리온의 설명을 듣고 그가 살해당한 수법이 스승 이방지(우현)에게 배운 '건익사공'임을 알게 됩니다. 또 자신이 보는 앞에서 능숙하게 '출상술'로 도약하는 윤평의 모습을 보며 어떻게 그 무술을 알고 있는자가 있는지 궁리합니다. 출상술과 건익사공, 스승 이방지 사이엔 그 어떤 연결고리도 추측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반촌 출신 가리온도 건익사공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반촌에서 윤평에게 윤필을 처치하라 도담댁에게 지시한 사람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정기준'이었을까요.




세종의 뜻을 방해하는 정체불명의 사람들

패도로 나라를 다스리던 태종의 뜻과 달리 세종은 집현전을 무기로 자신의 문치를 펼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태종 역시 끝까지 반대의사를 펴기는 했으나 죽는 순간에는 꼭 성공하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꽃은 꽃일 뿐 뿌리가 되지도 뿌리를 없애지도 못한다' 정도전이 태종에게 남긴 마지막 말처럼 왕은 아무것도 못하는 꽃에 불과한 것일까요. 재상들과 맞서는 세종의 비밀스런 목적은 어쩐지 험난해 보이긴 합니다. 실제로도 부엉이 소리를 무척 무서워했다는 태종처럼 세종 역시 살인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들리는 부엉이 울음을 두려워해야할 상황이니 말입니다.

오늘 방영분에서는 집현전 젊은 학사들의 모임인 '천지계'가 드러날 것 같은데 세종은 학사들에게 남모르는 비밀임무 시켜왔습니다. 그 임무를 수행중인 자들을 죽이는 건 세종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비난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똥지게를 직접 지고 인분의 효용을 실험하는 세종, 가축의 소리를 그대로 기록하기 위해 뛰어난 구희 능력을 갖춘 옥떨이(정종철)까지 궁안에 들인 그에겐 뛰어난 임금이 되겠다는 욕심이 있는데 누군가가 그를 비웃고 나선 것이기도 합니다. '넌 아무것도 못한다'는 정기준의 말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문치에 최선을 다하는 세종, 누가 그를 비웃는가

내금위장 무휼(조진웅)은 자신이 직접 남긴 검흔, 어린 똘복이 정도광(전노민)과 마주쳤을 때 남긴 칼자국을 보고 자신이 언제 채윤을 만났던가 혼란스러워합니다. 그러다 화재 현장에서 구출한 소이(신세경)의 멱살을 잡아채며 닥달하는 채윤이 어린 똘복을 그대로 닮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세종을 꼭 죽이고야 말겠다며 악을 쓰던 똘복이 왜 어쩌다가 궁까지 들어와 겸사복이 되었는가. 무휼에게 보고를 받은 세종은 혼란스러워합니다.

무휼은 과거 젊은 시절에 이방지를 통해 자신의 실력이 조선 제일검이 아님을 알게 된 적이 있습니다. 무휼과 같은 스승을 뒀다는 이방지는 무휼을 꺾고 유유히 사라졌지만 여기저기에서 후진을 양성하며 채윤과 윤평 등에게 출상술을 가르친 인물입니다. 마치 채윤이 정기준의 밀본지서를 갖고 있고 정기준은 채윤 아버지의 유서를 갖고 있듯 그들의 관계는 복잡하게 은원이 얽혀 있습니다. 확실한 건 큰 나무를 키우고자 하는 세종의 적은 밀본의 사대부들이나 고지식한 유학자들 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첫번째 백성 똘복을 설득해야 최소한 백성을 자신의 편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이겠지요.

정기준과 도담댁, 윤평과 이방지 채윤은 이들의 비밀을 풀어낼까

고기를 너무도 잘 다뤄 세종까지 면담하게 된 가리온, 그의 곁에서 짐승같은 살기를 띄우는 정체불명의 개파이, 조선 최고 무사들의 라이벌이자 스승인 이방지, 놀라운 출상술로 윤필을 데리고 유유히 사라진 가면무사 윤평, 세종과 채윤이 상대해야할 적은 너무도 많지만 그들의 정체는 전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비밀스런 고수들의 등장으로 '뿌리깊은 나무'의 이야기는 새 전환점을 맡게 될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미 시청자들 사이에는 '정기준'의 정체를 목소리만 듣고도 눈치챈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정면으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집현전 젊은 학자 심종수(한상진)라는 인물은 많은 젊은이 따르는 유능한 학자입니다. 최만리(권태원)의 총애를 받는 학자로 집현전 내의 또다른 세력축이 될 인물입니다. 도담댁에게 지시를 내리는 '정기준'의 얼굴은 보여준 적이 없지만 목소리가 배우 한상진의 목소리라는 이유로 정기준과 심종수가 동일인물이라고 짐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과연 집현전의 한 축인 심종수의 정체가 정기준일까요. 두고볼 일입니다.

*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똘복의 아역을 '중간똘복'이라고 했더군요. 여진구라는 아역배우가 맡아 등장 장면은 몇 안됩니다만 '중간똘복'이란 표현에 한참 웃었습니다. 똘복, 중간똘복, 채윤 순서의 배역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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