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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약연까지 임신 장수왕의 어머니가 될 여인은 누구길래

Shain 2012. 1. 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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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을 소재로 한 사극을 시청하다 보면 어느 쪽을 편들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삼국 모두가 우리 한반도의 핏줄이라 생각하는 저로서는 어느 한편이 악당으로 묘사되는 상황이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각자 자신의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선악을 구분한다는건 껄끄럽기도 하구요. 고구려는 그중에서도 아래로는 신라와 백제에 맞서고 위로는 북방 여러 나라들과 겨루던 사람들이니 왜 그들의 기상이 유독 전투적이었는지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지금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 묘사되는 고구려는 백제와 후연, 말갈, 거란과 때로는 갈등하고 때로는 동맹을 맺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건국 초기부터 백제와 고구려는 갈등할 수 밖에 없는 사이였다고 했습니다. 유리를 위해 소서노를 배신한 고구려 주몽이나 주몽을 떠나 두 아들과 백제를 꾸린 소서노의 이야기는 두 나라가 두고두고 갈등한 그 원인을 짐작해볼 수 있게 합니다. 극중 모용보(임충)가 고구려를 두고 '하구려'라 낮춰부르고 오랑캐들이 '고구리'란 명칭 대신 '가우리'라 불렀다는 것처럼 고구려 사람들 역시 백제를 백잔(百殘)이라 낮춰 불렀다고 합니다(호태왕비에 그리 적혀 있습니다).

진사왕을 베고 어라하가 된 아신, 새로운 국면이 열리다.

백제 근초고왕은 남하하는 고국원왕을 죽여 고구려에 모욕을 주었고 고국원왕의 손자 광개토대왕이 백제의 아신왕을 꾸준히 괴롭히다 못해 그 아들 장수왕은 백제의 개로왕을 죽였다는 건 잘 알려져 있습니다. KBS에서 작년에 방영된 '근초고왕'에서도 고국원왕과 근초고왕의 갈등이 묘사된 적이 있구요. 어찌 보면 드라마 '광개토태왕'은 고국원왕의 후손들이 펼치는 대설욕전인 셈입니다(하무지로 열연중인 윤승원이 전작에서 근초고왕의 아버지 비류왕 역을 맡다 보니 더욱 그런듯 합니다).

꾸준히 시청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극중 광개토태왕 담덕(이태곤)은 태자 시절 개연수(최동준)의 딸 도영(오지은)과 혼인한 상태였습니다. 도영은 후연의 계략으로 실종되었다 개연수가 반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임신한 몸으로 떠났습니다. 담덕은 도영을 찾았지만 흔적도 찾을 수 없었고 왕후의 자리를 비워둘 수 없어 왕실 종친이던 약연(이인혜)을 왕후로 맞아들인 상태구요. 약연도 어제 방영분에서 임신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약연이 임심한 줄도 모르고 도영을 찾겠다고 나선 담덕.

고구려가 백제의 관미성을 빼앗은건 서기 391년 10월입니다. 그 시기에 맞춰 진사왕이 죽고(죽은 시기가 391년이냐 392년이냐는 조금 다르더군요) 침류왕의 아들인 아신이 백제 어라하가 됩니다. 숙부 진사왕에게 빼았겼던 왕위를 되찾은 셈인데 드라마는 그 부분을 진사왕에게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처리했습니다. 진사왕의 왕위 욕심 때문에 고구려와 제대로 된 대결을 펼칠 수 없었던 극중 아신왕(박정철)은 왕위에 오르고 고구려를 대항할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합니다.

담덕은 기록에 의하면 374년생으로 관미성을 공격할 당시 18살 정도의 나이였습니다. 광개토대왕의 아들 장수왕은 기록에 의하면 394년생입니다. 지금 극중 시기가 392년경이니 아이를 가진 도영이나 약연 두 사람의 아이가 장수왕일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드라마 안에서 시기를 바꾼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또 극중 말갈족 설지(김정화) 역시 광개토태왕의 후궁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세 여성 중 어떤 사람이 장수왕을 낳을 지 알 수 없는 노릇이죠. 또 극중 아신은 도영에게 마음이 있어 보입니다.



영토를 빼앗기느냐 여인을 빼앗기느냐

드라마 속 인물들은 실제 사서에 기록된 사람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사건은 창작된 것들입니다. 사서 속에는 장수왕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형제는 몇명인지 그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극중 군사로 임명된 하무지 역시 묘소는 남아 있어도 살아있는 동안 어떤 일을 했는 지는 미궁입니다. 말하자면 대부분의 인물들이 실존인물이면서 동시에 창작 캐릭터입니다. 아신이 도영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그녀를 거두는 장면을 보면서 떠오른 건 주몽과 유화부인을 거두어준 금와왕 이야기입니다. 다른 나라 왕의 아이를 거두어주었으나 그 아이가 아비에게 돌아가 영웅이 된다는 것이죠.

아신왕의 아들은 셋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도영의 아이가 그들 중 하나가 될 가능성도 없잖아 있습니다. 혹시 황당하게 담덕의 아이가 아신의 아이로 자라 왕(진지왕)까지 될 일은 없겠지만 도영이 아신의 여인이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후연으로 시집간 담주(조안)처럼 아신의 아내이면서도 고구려에 유리한 일을 하게 될까요. 그건 아닐 것같단 생각이 듭니다. 이미 설지를 만났으니 그녀를 통해 아이를 담덕에게 빼돌릴 수도 있겠죠. 도영의 역할이 무엇이 될지는 몰라도 담덕과 아신의 원한을 고조시킬 것 만은 분명합니다.

도영이 가진 담덕의 아이는 누구의 아들이 될까.

약연의 아이나 도영의 아이나 둘 다 시기는 맞지 않지만 어쨌든 둘 중 한 사람의 아이는 최소한 '장수왕'이 되겠죠. '광개토태왕'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립인 백제와 고구려의 전쟁, 극중 아신과 담덕은 영토를 두고 갈등하는 두 영웅이면서 여인을 사이에 두고 갈등하는 두 명의 남자이기도 합니다. 도영의 아이가 결국 아신의 아이로 길러지게 될 지 담덕의 아이로 돌아갈 지 하는 부분은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 중 하나가 될 듯합니다.

영토를 빼앗기느냐 여인을 빼앗기느냐. 일단 역사 속에서 아신은 고구려에게 무수히 패배했고 그 때문에 속터져 죽은 것이 아니냔 말까지 있을 정도인데 도영은 끝까지 아신 곁에 남아있게 될까요. 두 남자의 대립이 최고조에 이르는 요즘, 후연과 갈등할 때 보다 오히려 백제와 갈등하는 모습이 더욱 극적이라는게 신기한 일입니다. 아무래도 역시극 보다는 무협극과 비슷해진 점은 아쉽지만, 아신이 워낙 담덕과 대등한 타입이라 그런지 한수씩 주고 받는 둘의 전쟁은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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