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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예상했던 대로 김상철(정진영)은 이강훈(신하균)의 수술대 위에 누웠습니다. 성격이 변하고 눈앞이 흐려지는 등 여러 뇌질환 증세를 깨닫고 있던 김상철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질병을 알리길 원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연락을 차단하고 어둠 속에서 벌벌 떠는 김상철을 발견한 이강훈은 그의 증세를 알아차리고 맙니다. 뛰어난 의사 김상철의 젊은 시절이 강훈과 같았다고 하더니 강훈도 김상철 만큼이나 예리하고 정확한 신경외과 전문의였던 것입니다.
강훈의 아버지를 의료과실로 죽게 만든 의사가 김상철이었다면 김상철의 수막종을 수술할 의사는 이강훈입니다. 김상철에게 어린 시절을 박탈당한 이강훈이 입은 상처도 컸지만 강훈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김상철이 잃어야 했던 것도 만만치 않게 컸습니다. 강한 척 신념있는 척 사람들 앞에 나서도 김상철은 아무도 몰래 과거를 가둬왔고 강훈은 혹시라도 남들이 자신의 본심을 알아볼까 꼭꼭 감추어두고 있었습니다. 강훈은 이제서야 병원장 황영선(반효정)에게 자신이 김상철이 의료사고를 일으킨 그 환자의 아들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작가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의 말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죄를 지을 테면 지어보라. 세상은 유리로 만들어진 것. 유죄임을 입증하는 사실이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다.' 모리스 웨스트의 유명 소설, '유리로 만들어진 세상(The world is made of Glass)'의 서문이기도 한 이 문장은 사람들 앞에 드러내기 싫은 죄책감과 어두운 마음은 어떻게든 드러나기 마련이란 뜻입니다. 아무에게도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강훈과 상철의 영혼, 그들의 '브레인'은 자신의 죄와 자신의 복수심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지요.
이강훈은 수술 후 환자가 의식을 잃고 그 부모가 소송을 제기하자 이강훈을 지켜주기 위해 자신의 잘못이라 나섭니다. 물론 의료 소송을 진행하면 강훈의 무죄가 밝혀질 수도 있었겠지만 한 사람의 의사에게 죄책감이 생긴다는 건 의사로서의 경력 전부를 걸 만큼 무서운 일이란 걸 상철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서준석(조동혁)처럼 수술을 거부하는 포비아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고 김상철처럼 기억 한 조각을 접어두어야할 만큼 평생 괴로워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그들이 의사인 이상 그 '죄'에서 쉽게 벗어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브레인'은 영혼을 뜻합니다. 그나마 눈이 보일 때 나의 뇌를 보고 싶다고 말한 김상철은 자신의 마음을 단 1초 만이라도 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꿈꾸어온 그의 욕망과 갈등, 고뇌, 모든 것을 담은 뇌는 어떤 빛을 띠고 있고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요. 사랑에 빠진 윤지혜(최정원)의 뇌가 붉게 반짝이고 있던 것처럼 죄책감으로 괴로워했던 그의 뇌는 참회하고 후회하고 괴로워하는 자책의 색을 갖고 있을까요? 이강훈은 살아 숨쉬는 김상철의 뇌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그 모든 것에 대한 답을 미룬 채 수술실 안에서 장면은 멈추고 맙니다. 한 인간의 목숨이 걸린 수술, 이제서야 의사는 자신의 영예가 아닌 수술받는 한 사람을 봐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된 강훈인데 그 수술을 통해 이제서야 진정한 스승과 제자 사이로 거듭날 수 있을 것같은데 김상철은 강훈의 수술로 목숨을 잃게될 것인가. 아니면 살아나서 제 2의 인생을 얻게 될 것인가. 그 답은 알 수 없습니다. 김상철은 최소한 수술 결과가 강훈의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미리 언질을 주고 수술에 들어갑니다. 그는 의사에게 죄책감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극중 김상철은 눈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걸음수를 세어 연구실까지 걸어가는 그의 시력은 이미 기능을 많이 상실한 것같습니다. 시신경을 누르는 종양을 제거하면 완치된다고 하지만 수술 중 그가 각성한다 쳐도 그가 뇌를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전문가도 장담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가 자신의 뇌를 보고 싶다고 했을 때 또 집도의를 이강훈으로 지정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이강훈에게 자신의 브레인을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자신의 뇌를 보고 싶은 것인지 하는 점입니다.
흔히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때 '속을 까서 보여줄 수도 없고'란 표현을 씁니다. 윤지혜는 이강훈에게 말로 거창한 고백을 하는 대신 자신의 뇌사진을 슬쩍 건내주었습니다. 마치 평범한 연인들이 프로포즈할 때 하트가 그려진 카드를 건내듯 신경외과 의사 윤지혜에겐 뇌사진이 곧 마음이자 하트입니다. 윤지혜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건 김상철 교수의 가르침 때문이고 김상철은 뇌가 마음이자 영혼이라 믿는 사람입니다. 비록 MRI 사진은 아닐 지라도 이강훈에게 자신의 뇌를 보여준다는 건 김상철에게 큰 의미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죄책감 때문에 기억까지 잃었던 김상철의 뇌는 무슨색일까요. 김상철이 자신의 뇌를 보고 싶어 이강훈에게 그런 부탁을 했든 아니면 강훈에게 보여주기 위해 강훈의 집도를 허락했든 간에 강훈으로서는 그의 뇌를 보게 되는 그 순간이 한 사람의 의사로서 거듭나는 순간이자 김상철을 진심으로 용서하게 되는 순간일 것입니다. 천하대 최고 신경외과 교수로 엄청난 명예를 누릴 수도 있었던 김상철은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비록 그것이 김상철의 잘못 때문일지라도 상훈 역시 한 사람의 의사라면 그의 감정에 공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르르 떨며 그를 용서할 것이냐 말 것이냐 결정할 것도 없이 진짜의사라면 내 실수로 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공포에 숙연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영혼을 좀먹는 죄책감을 이겨내야 합니다. 수술대 위에 누운 스승이자 동료이자 한때는 원수였던 김상철의 뇌를 보며 이강훈은 그에게서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명예를 위해 뛰어오던 강훈이 김상철의 교훈을 이어받게 될까요. 마지막 2회의 결말이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강훈의 아버지를 의료과실로 죽게 만든 의사가 김상철이었다면 김상철의 수막종을 수술할 의사는 이강훈입니다. 김상철에게 어린 시절을 박탈당한 이강훈이 입은 상처도 컸지만 강훈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김상철이 잃어야 했던 것도 만만치 않게 컸습니다. 강한 척 신념있는 척 사람들 앞에 나서도 김상철은 아무도 몰래 과거를 가둬왔고 강훈은 혹시라도 남들이 자신의 본심을 알아볼까 꼭꼭 감추어두고 있었습니다. 강훈은 이제서야 병원장 황영선(반효정)에게 자신이 김상철이 의료사고를 일으킨 그 환자의 아들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작가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의 말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죄를 지을 테면 지어보라. 세상은 유리로 만들어진 것. 유죄임을 입증하는 사실이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다.' 모리스 웨스트의 유명 소설, '유리로 만들어진 세상(The world is made of Glass)'의 서문이기도 한 이 문장은 사람들 앞에 드러내기 싫은 죄책감과 어두운 마음은 어떻게든 드러나기 마련이란 뜻입니다. 아무에게도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강훈과 상철의 영혼, 그들의 '브레인'은 자신의 죄와 자신의 복수심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지요.
이강훈은 수술 후 환자가 의식을 잃고 그 부모가 소송을 제기하자 이강훈을 지켜주기 위해 자신의 잘못이라 나섭니다. 물론 의료 소송을 진행하면 강훈의 무죄가 밝혀질 수도 있었겠지만 한 사람의 의사에게 죄책감이 생긴다는 건 의사로서의 경력 전부를 걸 만큼 무서운 일이란 걸 상철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서준석(조동혁)처럼 수술을 거부하는 포비아에 시달리게 될 수도 있고 김상철처럼 기억 한 조각을 접어두어야할 만큼 평생 괴로워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그들이 의사인 이상 그 '죄'에서 쉽게 벗어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브레인을 보여주겠단 걸까 본다는 걸까
이 드라마에서 '브레인'은 영혼을 뜻합니다. 그나마 눈이 보일 때 나의 뇌를 보고 싶다고 말한 김상철은 자신의 마음을 단 1초 만이라도 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꿈꾸어온 그의 욕망과 갈등, 고뇌, 모든 것을 담은 뇌는 어떤 빛을 띠고 있고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요. 사랑에 빠진 윤지혜(최정원)의 뇌가 붉게 반짝이고 있던 것처럼 죄책감으로 괴로워했던 그의 뇌는 참회하고 후회하고 괴로워하는 자책의 색을 갖고 있을까요? 이강훈은 살아 숨쉬는 김상철의 뇌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그 모든 것에 대한 답을 미룬 채 수술실 안에서 장면은 멈추고 맙니다. 한 인간의 목숨이 걸린 수술, 이제서야 의사는 자신의 영예가 아닌 수술받는 한 사람을 봐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된 강훈인데 그 수술을 통해 이제서야 진정한 스승과 제자 사이로 거듭날 수 있을 것같은데 김상철은 강훈의 수술로 목숨을 잃게될 것인가. 아니면 살아나서 제 2의 인생을 얻게 될 것인가. 그 답은 알 수 없습니다. 김상철은 최소한 수술 결과가 강훈의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미리 언질을 주고 수술에 들어갑니다. 그는 의사에게 죄책감이 어떤 의미인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을 보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된 강훈은 수술에 성공한다.
흔히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때 '속을 까서 보여줄 수도 없고'란 표현을 씁니다. 윤지혜는 이강훈에게 말로 거창한 고백을 하는 대신 자신의 뇌사진을 슬쩍 건내주었습니다. 마치 평범한 연인들이 프로포즈할 때 하트가 그려진 카드를 건내듯 신경외과 의사 윤지혜에겐 뇌사진이 곧 마음이자 하트입니다. 윤지혜가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건 김상철 교수의 가르침 때문이고 김상철은 뇌가 마음이자 영혼이라 믿는 사람입니다. 비록 MRI 사진은 아닐 지라도 이강훈에게 자신의 뇌를 보여준다는 건 김상철에게 큰 의미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뇌수술이 성공이냐 아니냐 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뇌를 보는 것.
비록 그것이 김상철의 잘못 때문일지라도 상훈 역시 한 사람의 의사라면 그의 감정에 공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부르르 떨며 그를 용서할 것이냐 말 것이냐 결정할 것도 없이 진짜의사라면 내 실수로 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공포에 숙연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영혼을 좀먹는 죄책감을 이겨내야 합니다. 수술대 위에 누운 스승이자 동료이자 한때는 원수였던 김상철의 뇌를 보며 이강훈은 그에게서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명예를 위해 뛰어오던 강훈이 김상철의 교훈을 이어받게 될까요. 마지막 2회의 결말이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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