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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김상철의 수술로 새롭게 거듭난 세 의사

Shain 2012. 1. 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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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드라마 '브레인'에 출연 중인 배우 조동혁이 신종플루 확진을 받았단 기사를 읽었습니다. 케이블 방송에서 KBS2 TV의 재송출을 중단하는 바람에 어제 방송시청률이 뚝 떨어졌다고 하던데 이 드라마 시청률이 언제 20 퍼센트를 넘느냐며 고대하던 팬들에겐 두가지 슬픈 소식이 전해진 셈이네요. 극중에서 심리적인 압박으로 수술에 임할 수 없어 고통스러워하던 서준석 역의 조동혁은 실제로도 몸이 아팠던 모양입니다. 오늘밤이 마지막회 방영인데 종방 파티에도 함께할 수 없다니 본인이 제일 괴로울 것같군요.

김상철(정진영)의 수술을 하며 모두 함께 수술을 걱정하고 그의 뇌를 지켜보는 장면은 감동적이면서도 안타까웠습니다. 뇌는 그 사람의 영혼이고 그 사람 자체라고 이야기하는 상철이 자신의 뇌를 본다는 건 그 어떤 것 보다 의미가 남달랐을 것입니다. 그는 이강훈(신하균)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뇌를 보고 있는 그 순간에 '이강훈이 잘난 척할만 하다'며 자신의 뇌를 어루어만집니다. 그동안 죄책감으로 고생한 자신의 마음을 위로하듯 '이쁘다'고 웃습니다.

이강훈을 자신의 거울이라 생각했던 김상철, 결론은 어떻게 달랐을까.

같은 의사인 황영선(반효정)은 그런 그를 보며 '짓궂다'며 울컥한 감정을 표현합니다. 늘 꼼꼼하게 완벽에 가깝던 그가 이강훈의 아버지를 죽인 이후로 기억을 잃었고 이제는 벌이라도 받는 듯 뇌질환을 앓으며 자신이 죽인 환자의 아들에게 수술을 받습니다. 그는 수술을 받으며 자신의 죄의식을 위로받았고 서준석(조동혁)은 이강훈의 수술을 보조하며 자신의 포비아를 치료합니다. 이강훈은 이강훈대로 김상철의 수술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복수를 완성하고 새로운 의사로 거듭납니다.

김상철의 수술을 마치고 나온 서준석은 이강훈에게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윤지혜(최정원) 때문에 강훈을 질투해 그의 조교수 임용까지 막았던 준석이 강훈의 능력을 인정하고 굽히고 들어온 건 대단한 변화입니다. 이강훈 역시 '힘없이 버벅대면 맘놓고 깔 수가 없다'며 능청스럽게 응수합니다. 서준석에게 묘하게 날을 세우며 사사건건 방해가 되는 준석을 경계하던 강훈이 동료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도 큰 변화입니다. 그에게도 이제 타인을 돌아보고 이해할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복수는 완벽함으로 김상철을 이긴 것

의사는 성인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도 아닙니다. 의료사고를 저질렀을 땐 김상철처럼 김신우(전무송) 교수에게 덮어달라 애원하며 도망치고 싶어하기도 하고 서준석처럼 자신의 환자가 죽었을 땐 두려워하며 수술실을 떠나려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고재학(이성민)처럼 실력이 아닌 명예로 그릇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윤지혜처럼 환자에 대한 배려심은 많아도 꼼꼼하지 못하고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또는 복수와 성공을 모두 거머쥐고 싶어한 이강훈처럼 자신의 갈 길이 바빠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살기도 하죠.

김상철이 이강훈에게 못마땅하게 여긴건 냉정하고 환자와 공감하지 못하는 그의 성격 때문이었습니다. 출세 밖에 모르고 윗사람에게 비위나 맞춘다며 강훈을 속물취급하던 김상철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강훈이 그렇게 급한 마음으로 조교수가 되려 하고 의사로서 성공하고 싶었던 건 어서 빨리 인정받는 의료인이 되어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싶었던 것같습니다. 돈도 아닌 완벽한 의사가 되는 길을 선택한 강훈은 누구 보다 능력있는 의사가 되었습니다.

강훈의 경쟁자에서 동료가 된 의사 서준석, 그들의 관계는 이런 것.

김상철의 수술 후 강훈은 상철에게 '자신은 완벽하다'고 합니다. 김상철처럼 환자에게 실수하지도 않았고 죄책감을 느낄 일을 만들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동승만(이승주)의 과잉충성으로 수술 현장을 녹화한 기록이 사라졌고 이강훈의 의료과실이 의심되자 상철은 환자 부모를 찾아가 자신의 착오였다며 강훈을 구해냅니다. 한 의사에게 죄의식이 생긴다는 건 완벽한 의사의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는 무서운 일이기에 자신이 덮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 수술 과정이 담긴 메모리 카드를 주는 조건으로 강훈의 수술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상철의 말대로 여러가지 의미로 강훈은 김상철을 이겼습니다. 강훈에게 스승으로서 도움을 주고 싶었던 김상철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날선 대립은 결국 강훈이 김상철을 넘어서는 의사가 되는 것으로 마무리 되려나 봅니다. 그렇지만 시청자들도 알고 있듯이 이강훈이 상철에게 배운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죠. 강훈이 아버지를 잃어야 했던 원망과 어머니를 살려달라는 애원을 모두 퍼부었던 상대는 바로 김상철이었습니다.

'나는 완벽하다'는 이강훈의 말, 김상철은 어떤 느낌일까.

강훈에겐 인생의 모든 굴곡이 의사로서 그를 거듭나게 한 경험이었습니다. 엄마라고 제대로 불러주지도 못한 어머니(송옥숙)가 죽고 나서야 큰 사랑을 느꼈고 윤지혜를 사랑하며 자신의 무뚝뚝하고 자상하지 못한 성격을 깨달았습니다. 장유진(김수현)을 보며 사랑을 보답해준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도 했죠. 서준석과의 경쟁과 대립은 비정한 현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옳은지 깨닫게 했습니다. 김상철 역시 강훈에게 타인의 괴로움을 알고 인간과 공감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가르쳐준 사람입니다.

나지막히 노래를 부르는 이강훈, 그의 마지막 안식처.

강훈을 자신의 거울이라 생각했던 김상철 역시 강훈과의 갈등이 마무리되면 또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겠죠. 그것이 그에게 온 또 하나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강훈이 '완벽'해지기 위해서 얻어야 하는 상대는 윤지혜인가 봅니다. 그는 이제 최고의 신경외과의로서 아랫사람들을 거두고 환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진짜 의사가 되었습니다. 그의 곁을 지켜줄 누군가를 얻게 된다면 그의 곁은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아픈 윤지혜에게 '우울한 편지'를 불러주는 그 장면, 늘 불안하게 무언가를 추구하던 강훈의 진정한 휴식입니다. 마지막회까지 고생한 출연진들에게 격려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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