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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SNS를 비롯한 여러 곳에 20대 여성 투표율이 8% 밖에 되지 않는다는 루머가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했고 자세한 통계와 분석이 나오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직까지 개표도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성별의 투표율이 나왔다는 것도 의아스런 일이거니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식 선거 분석 자료를 선거가 끝난지 최소 2, 3개월 이후에 제공합니다. 2008년 4월 9일 실시된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율 분석자료는 2008년 7월에 인쇄, 발행되었고 2010년 6월 2일 실시한 지방선거 분석자료는 공식블로그를 통해 8월에 공개되었습니다.
어제 실시된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아직까지 분석되지 않았으니 특정 연령층의 선거율이 '몇프로'라고 단정하는 건 당연히 말이 안됩니다. 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20대 여성 투표율 8%'는 루머입니다. 한 개인이 추측한 내용이 퍼져나간 것이 아닐까 짐작될 뿐입니다. 단지 18대 국회의원선거 분석자료를 통해 우리들이 알 수 있는 건 2000년 이후 전국 투표율이 60%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고 특정 연령층 즉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지역별로 80%에 가까운 비율을 기록하는 경우는 있어도 20대의 투표율이 50%를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진실입니다.
이런 '문책성' 루머가 퍼져나가는 건 현정부의 잘못에 분개하고 또 정치권의 물갈이가 이뤄지길 바라던 야권 지지자들의 과열된 감정이 가져온 한때의 해프닝이라 생각됩니다. 그들은 어제의 '패배'를 연령별로 분석하고 원인을 짚어보며 한동안 부르짖던 '정권 심판'이 불가능해졌음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도 그랬듯 선거 결과가 특정 연령과 성별, 그리고 특정 지역의 이기주의 만으로 분석될 수 없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적어도 전국투표율을 근거로 선거인구수의 절반은 정치에 적극적인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한번 더 알게 된 것 뿐이죠.
이명박 정권이 이번 선거에서 '심판'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어야 할 정도로 의혹이 많은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집권전 불거진 BBK 의혹을 비롯한 각종 전과, 또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일들을 모두 제쳐두고 심지어는 최근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소속 정당의 여러 의혹들까지 '없는 일'로 치부하더라도 집권 내내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터져나왔습니다. 이제는 기억도 아득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나 물대포 시위 진압, 용산참사, 측근 비리 그리고 슬금슬금 사람들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4대강 대운하'나 '10. 26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의혹' 등 뭐 하나 시원하게 공개된 일이 없습니다.
최근에는 '민간인 사찰' 문제로 한동안 공방이 오가는가 싶더니 자세한 사건 개요는 밝혀지지 않은채 유야무야 벌써 사건이 묻히는 느낌입니다. 2010년 있었던 선거에서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무려 18만표의 선거용지가 무효표 처리되고 어제 선거에서는 특정 선거구에서 날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함, 또는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이 발견되고 구룡마을 선거구에서는 투표함 자체가 사라졌다는 문제가 화제가 되습니다. 선거로 국가 중대사가 결정되는 나라에서 선거 때마다 이런 의혹이 불거지니 황당합니다. 18만표 무효에 디도스 사건에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이라니요.
결국 투표함이 사라진 문제는 '이미 개표한 투표함이다'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구룡마을'은 선거 당일 언론에 찍힌 '증거 사진' 덕분에 다시 지적됩니다. 선관위 테이프로 감겨있지도 않고 '강남구 구룡마을 개포1동 5투표소'라는 글씨가 적혀있지 않은 투표함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입니다. 18개의 투표함이 증발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허술한 관리를 받은 투표구인 셈입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도 있지만 이런 일들을 관심을 보였어야할 언론이 입을 다물었다는 점입니다. KBS, MBC, SBS 방송 3사는 '강남을'을 비롯한 몇몇 개표소의 이런 소란을 개표 4시간이 지나도록 전혀 방송하지 않았습니다.
강남을 지역의 투표함은 모두 55개, 그중 17개의 미봉인 투표함이 나타났다는 건 생각 보다 심각한 문제입니다(뉴스 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선관위는 '부주의'라는 입장을 취했다지만 상식적으로 17개씩이나 봉인되지 않고 개표소로 옮겨왔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어느 공중파 방송에서도 이 문제를 심층 취재하거나 집요하게 파헤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사대강에 입다물고 사찰 의혹에 눈감았던 그 방송이 이번에도 입을 다물기로 작정한 것일까요?
이런 상태로는 나라에 어떤 큰 일이 발생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에서 앵무새같이 정부의 입장, 같은 말만 떠들고 알고 싶은 정보를 이야기하지 않으니 의혹과 루머만 커져나갈 뿐입니다. 사람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언론이 실종된 것입니다.
지금 MBC 노조는 총파업 중입니다. 김재철 사장은 선거 독려 방송을 하지 말라 지시했다고 합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기 때문에 투표율이 95%에 이른다는 오스트레일리아도 있는데 기본권 행사를 독려하지 말라니 기가 막힌 노릇입니다. 많은 포털사이트에서도 '선거 독려'를 했던 연예인들이 각종 욕설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나라가 처한 공중파 방송의 실종, 언론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대안 언론이고 해적방송인 '나꼼수'를 더욱 사랑했던 것입니다.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을 지지하라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라 격려하는 방송이 아니라 현정권의 잘못이 무엇이며 또 그 대안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비판해줄 언론입니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대사가 벌어졌는데도 눈감고 귀감고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 그들이 있는 이상 선거는 늘 이 모양일 것이고 국민들은 포털 사이트와 카페에서 혹은 SNS에서 유사 언론을 찾아헤맬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됩니다. 김용민의 과거는 집요하게 파고들어도 민간사찰 문제를 사냥개처럼 물고 늘어진 방송국은 단 한곳도 없었다는 결정적인 차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MBC 파업 지지합니다. 반드시 돌아오십시오.
어제 실시된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아직까지 분석되지 않았으니 특정 연령층의 선거율이 '몇프로'라고 단정하는 건 당연히 말이 안됩니다. 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20대 여성 투표율 8%'는 루머입니다. 한 개인이 추측한 내용이 퍼져나간 것이 아닐까 짐작될 뿐입니다. 단지 18대 국회의원선거 분석자료를 통해 우리들이 알 수 있는 건 2000년 이후 전국 투표율이 60%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고 특정 연령층 즉 50대 이상의 투표율이 지역별로 80%에 가까운 비율을 기록하는 경우는 있어도 20대의 투표율이 50%를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진실입니다.
강남을 선거구 미봉인 투표함 논란 (이미지 출처 : YTN 뉴스 캡처)
이런 '문책성' 루머가 퍼져나가는 건 현정부의 잘못에 분개하고 또 정치권의 물갈이가 이뤄지길 바라던 야권 지지자들의 과열된 감정이 가져온 한때의 해프닝이라 생각됩니다. 그들은 어제의 '패배'를 연령별로 분석하고 원인을 짚어보며 한동안 부르짖던 '정권 심판'이 불가능해졌음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도 그랬듯 선거 결과가 특정 연령과 성별, 그리고 특정 지역의 이기주의 만으로 분석될 수 없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적어도 전국투표율을 근거로 선거인구수의 절반은 정치에 적극적인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한번 더 알게 된 것 뿐이죠.
이명박 정권이 이번 선거에서 '심판'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어야 할 정도로 의혹이 많은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집권전 불거진 BBK 의혹을 비롯한 각종 전과, 또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일들을 모두 제쳐두고 심지어는 최근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소속 정당의 여러 의혹들까지 '없는 일'로 치부하더라도 집권 내내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터져나왔습니다. 이제는 기억도 아득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나 물대포 시위 진압, 용산참사, 측근 비리 그리고 슬금슬금 사람들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4대강 대운하'나 '10. 26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의혹' 등 뭐 하나 시원하게 공개된 일이 없습니다.
최근에는 '민간인 사찰' 문제로 한동안 공방이 오가는가 싶더니 자세한 사건 개요는 밝혀지지 않은채 유야무야 벌써 사건이 묻히는 느낌입니다. 2010년 있었던 선거에서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무려 18만표의 선거용지가 무효표 처리되고 어제 선거에서는 특정 선거구에서 날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함, 또는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이 발견되고 구룡마을 선거구에서는 투표함 자체가 사라졌다는 문제가 화제가 되습니다. 선거로 국가 중대사가 결정되는 나라에서 선거 때마다 이런 의혹이 불거지니 황당합니다. 18만표 무효에 디도스 사건에 봉인되지 않은 투표함이라니요.
결국 투표함이 사라진 문제는 '이미 개표한 투표함이다'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구룡마을'은 선거 당일 언론에 찍힌 '증거 사진' 덕분에 다시 지적됩니다. 선관위 테이프로 감겨있지도 않고 '강남구 구룡마을 개포1동 5투표소'라는 글씨가 적혀있지 않은 투표함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입니다. 18개의 투표함이 증발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허술한 관리를 받은 투표구인 셈입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도 있지만 이런 일들을 관심을 보였어야할 언론이 입을 다물었다는 점입니다. KBS, MBC, SBS 방송 3사는 '강남을'을 비롯한 몇몇 개표소의 이런 소란을 개표 4시간이 지나도록 전혀 방송하지 않았습니다.
왼쪽은 일반 투표함, 오른쪽은 구룡마을 투표함 투표소 표기가 없다(출처: 뉴시스, 머니투데이)
강남을 지역의 투표함은 모두 55개, 그중 17개의 미봉인 투표함이 나타났다는 건 생각 보다 심각한 문제입니다(뉴스 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선관위는 '부주의'라는 입장을 취했다지만 상식적으로 17개씩이나 봉인되지 않고 개표소로 옮겨왔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어느 공중파 방송에서도 이 문제를 심층 취재하거나 집요하게 파헤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사대강에 입다물고 사찰 의혹에 눈감았던 그 방송이 이번에도 입을 다물기로 작정한 것일까요?
이런 상태로는 나라에 어떤 큰 일이 발생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에서 앵무새같이 정부의 입장, 같은 말만 떠들고 알고 싶은 정보를 이야기하지 않으니 의혹과 루머만 커져나갈 뿐입니다. 사람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언론이 실종된 것입니다.
지금 MBC 노조는 총파업 중입니다. 김재철 사장은 선거 독려 방송을 하지 말라 지시했다고 합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기 때문에 투표율이 95%에 이른다는 오스트레일리아도 있는데 기본권 행사를 독려하지 말라니 기가 막힌 노릇입니다. 많은 포털사이트에서도 '선거 독려'를 했던 연예인들이 각종 욕설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나라가 처한 공중파 방송의 실종, 언론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대안 언론이고 해적방송인 '나꼼수'를 더욱 사랑했던 것입니다.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을 지지하라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라 격려하는 방송이 아니라 현정권의 잘못이 무엇이며 또 그 대안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비판해줄 언론입니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대사가 벌어졌는데도 눈감고 귀감고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 그들이 있는 이상 선거는 늘 이 모양일 것이고 국민들은 포털 사이트와 카페에서 혹은 SNS에서 유사 언론을 찾아헤맬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됩니다. 김용민의 과거는 집요하게 파고들어도 민간사찰 문제를 사냥개처럼 물고 늘어진 방송국은 단 한곳도 없었다는 결정적인 차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MBC 파업 지지합니다. 반드시 돌아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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