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를 보다/클로저(The Closer)

브렌다 존슨 리 - The Closer의 절대 만만하지 않은 그녀

Shain 2007. 10. 19.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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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nda Leigh Johnson

(한번 더 적지만) The Closer를 정확하게 한글로 번역하기는 힘들 듯 하다.

사건 종결자, 폐쇄자, 끝장내버리는 자, 정도가 맞는 해석이 아닐까 하지만, 그 번역이 한국 문화 속에서 상황에 맞게, 쉽게 이해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수사'라는 단어에는 익숙하지만 '자백을 통한 사건 종결'이란 상황은 우리 나라 문화에선 흔치 않은 일로 알고 있다.

심증은 충분하지만 물증이 충분치 않거나 물증이 있어도 법적으로 채택되기 힘든 상황에서 The Closer는 일종의 협상을 하기도 하고 겁을 주기도 하며 상황에 맞춰 달래는 방법을 써서라도 자백을 얻어낸다.

물론 자백에는 변호사가 동석하던지, 피의자 스스로 변호사 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으로 '유효한 자백이 되어야 함'은 기본이다. 기본 방식은 일단 합법적이지만 '자백을 얻어내서 유죄를 입증하는 방법'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몇몇 경우엔 형량을 깎아 흥정도 해야한다. 그 나라다운 풍경이다.

또 지역적으로는 로스 엔젤레스라는 곳은 불법 이민자, 유색 인종이 다양한 곳이고 그런 이유로 드라마 제작시 출연배우의 인종을 골고루 써야 한다는 룰이 있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은 것 같다(몇년전 지식이라 정확치 않다. 누군가에게 물어봐야지). 소수자 차별에 민감한 곳이라서 드라마 내용에 유난히 신경쓴다는 점도 익히 들은 기억이 있다. L.A 사태의 악몽은 아무도 잊지 못하니까.
이런 논란을 말끔히 잠재우는 그녀가 바로 Brenda Leigh Johnson 이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똑똑한 여자 해결사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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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a Lansbury - 제시카 할머니

난 이 배우의 활약을 보면서 쓸데없는 상상을 했다. 한국에서는 '제시카의 추리극장'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Murder, She Wrote'(1984-1996) 라는 드라마 주인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 할머니 탐정은 정확하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독신 노인이지만, 브렌다처럼 성깔있고(?) 히스테릭한 면은 보이지 않는다.
가끔은 자상하기까지 한 친절한 모습의 할머니였으니까. 그러나 사건을 해결할 때 정확하고 단호하게 말하는 그 성격은 브렌다의 원조급이 아닐까 한다.

무려 12시즌,12년에 걸쳐 264회에 이르는 장기 히트를 기록한 그 드라마는 꽤나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 할머니 Angela Lansbury는 1925년 영국출생으로 원래 '삼손과 데릴라(Samson and Delilah,1949)'의 금발 미녀- 데릴라의 언니 - 역을 하던 미인이었다)

히스테릭하고 이성적인 면이 드물고 사람들이나 조직을 통솔하는데 서툴며 박력이나 추진력이 왠지 약할 것같은 미인, 그녀 혹은 할머니의 파워는 사람들을 의외로(?) 기쁘게 할까? 브렌다 존슨 리는 40세를 넘긴 노처녀다. 그러나 지적인 해결사인 여자 주인공의 계보를 잇고 있는 브렌다의 모습이 좀 인자하고 친절하고 긍정적인 할머니에서 절대 만만하지 않은 캐릭터로 변했다. 요새는 여자가 깐깐하고 성격이 좋지 않아도 용서해주는 모양이다. 브렌다가 남자친구 볶는 거 상상을 초월한다.


대개 여주인공들은 전형적이다 - 미녀, 악녀, 선녀, 가끔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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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Gabriel 경사 - Corey Reynolds

(The Closer의 데이비드 가브리엘 경사는 극중에서 똑똑한데다 행정학 석사 공부를 하는 능력있고 유망한 사람이지만 드라마 주인공이 되기는 어려운 캐릭터 같고, 극중에서 이 유능한 남자를 테일러 경장은 편애한다. - 인종문제가 아닐까 짐작되는)

여주인공들이 전형성을 보이는 건 말하자면 이런 의미와 비슷하다.  아무리 유색인종을 차별하지 말라고 해도 대부분의 메인 인기 드라마는 백인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있다던지, 괴짜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는 인기를 얻기 힘들다던지 하는 불문율 같은 거 말이다. 여주인공이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는 방식은 대부분 비슷하다.

'어글리 베티(Ugly Betty, 2006)'같은 드라마가 특이하게 받아들여졌던 것도 백인에 똑똑하거나 착한 여자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그 의외성 때문인지 모르겠다.  브이의 대표적인 악녀 다이아나와 줄리엣의 대조는 세계적인 인기 아이템이었고, 다이아나에는 못 미치지만 나름대로 표독한 눈동자를 가졌던 리디아 역시 악녀의 아이콘이었다. 물론 악녀가 아닌 바이오닉 우먼(Bionic Woman, 2007, 1975년작 소머즈를 리메이크 했다)처럼 괴물같이 파워풀한 여자가 계보를 잇는 경우도 종종 있다.(미녀여야 한다는 건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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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선악 대결 다이아나와 줄리엣

물론 똑똑한 남자들이 계보를 잇는 경우는 007의 제임스본드(시리즈가 워낙 다양하다)가 수십년을 이어 재탄생하는 걸 보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

콜롬보(Columbo, 2003년 최종시리즈)를 비롯한 똑똑한 탐정/형사 주인공이 몽크(Monk. 2002)로 이어진 것도 여전하고, 방향은 좀 다르지만 똑똑한 맥가이버(MacGyver, 1985)도 문제해결 능력 하나는 탁월했다.

시니컬하던 괴짜 남자 주인공이 하우스(House M.D., 2004)의 '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주장하는 닥터 하우스로 이어진 것도 여전하고, 육백만불의 사나이(The Six Million Dollar Man, 1974)같은 파워풀한 남자 주인공은, 씩씩하게 감옥을 탈출하는,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2005)의 스코필드로 변신했다. 확실히 갖가지 성격의 남자 주인공은 좀 더 다양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게 한다.


Brenda Leigh Johnson의 매력 - 여성 캐릭터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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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누구보다 가장 유능한 그녀 Kyra Sedgwick

브렌다 주변에는 꽤 많은 남자들이 포진해 있다. 이 드라마는 '이것 봐라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여자 주인공이 제일 막강하지 않냐' 하는 느낌으로 만만치 않은 남자들 사이에 그녀를 넣어 포스터를 찍어준다.

그녀의 남자친구 비중이 극중에서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이유는 그녀가 일하는 쪽에 훨씬 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등장하는 남자주인공  위에서 군림하지 않지만 거의 매순간 그들 보다 탁월하게 대처한다.

극중에서 설정된 그녀의 능력은 최고다. 최고의 심문 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여자 캐릭터이다. LAPD에 근무하기 이전에 CIA의 전문 심문가로서, 아틀란타 경찰서의 Captain으로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 줬다는 설정.

그녀가 이직을 하거나 이혼을 하는 이유는 보통 그녀가 무능해서라기 보다는 몹시 사적인 이유다(포페와의 염문, 남편이 경관과 불륜을 저질렀다고 고발해서 윤리 조사를 받게 된 일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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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ra Sedgwick

그리고 그녀의 행동 기준은 어쩐지 일반적인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행동기준과 좀 다르다.

몸이 아프면 시체 옆 땅바닥에라도 누워야하고, 짜증이 나면 짜증을 내기도 하고, 스스로 설탁 중독증을 치료하지 못해서 절절 매기도 하고, 부하 직원의 염문을 모른척한답시고 히스테리를 부리고, 사건 하나 하나 마다 부하직원들을 깐깐하게 다그치기도 한다.

'좋은게 좋다'라는 마인드는 처음부터 없어서 검사들과 FBI사람들하고는 대놓고 안좋은 사이이고, 로스앤젤레스의 변호사들과는 만나기만 하면 비아냥대는 원수 사이다. 그녀를 혼내주고 싶어 벼르는 사람들이 많은 분위기.

아름다운 그녀  Kyra Sedgwick은 꽤 예쁜 체격과 외모를 소유한 배우지만 여기에서 만큼은 조금은 주책스럽게 'Thank you, thank you very much'를 남발하는 입술이 큰 여자이다.

히스테릭하면서도 깐깐해서 사건 해결 능력 하나만은 최고이고, 미인이지만  만인의 연인역을 하기에는 나이가 좀 많은 노처녀이다. 드라마 주인공에게 연정을 품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는 평도 많다. 그러나 그런 점이 그녀의 매력이고 이렇게 성격과 얼굴이 다양한 여자 캐릭터를 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는 건 특별한 기쁨이다.

여주인공이 능력이 있고 탁월하다는 이유로 남자 캐릭터 흉내만 내고 있다면, 그만큼 재미없는 드라마가 없을 것이다.



출처 :
http://jesmaine.tripod.com/mswbibliography.html
http://epguides.com/MurderSheWrote/guide.shtml
http://www.angelalansbury.net/msw/epguide.html
http://www.singact.com/OnTelevision.htm
http://www.biography.com/listings/episode_details.do?episodeid=220291&airingid=245261
http://banana-slug.blogspot.com/2005_10_09_archive.html
http://community-2.webtv.net/@HH!12!C4!2E74FC3460F1/carlsperr/CarlSperrsMurderShe/
http://www.imdb.com
http://featuresblogs.chicagotribune.com/entertainment_tv/2007/06/index.html
http://blog.meevee.com/my_weblog/meevee_interviews/index.html
http://tv.yahoo.com/show/37334/photos/9
http://nymag.com/daily/entertainment/2007/07/the_closer_would_a_less_abrasi.html
http://excite.imdb.com/gallery/ss/0458253/Ss/0458253/PK21.JPG.html?hint=nm0799777
http://thecloser.canalblog.com/albums/the_closer/photos/5181701-brenda10.html
http://en.wikipedia.org/wiki/Brenda_Leigh_Joh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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