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

서른, 아홉 - 불륜이든 아니든 어쨌든 맛있는 '먹방'

Shain 2022. 2. 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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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의 연주곡을 선택하는 사람은 현실에서 현실에서 보기 드물죠. 이상하게 그 음악은 묘하게 불편하고 겉도는 게 드라마와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현실에서 먹고 살 걱정 없는 인물들이 바쁘게 먹고살면서 매일 경찰서에 들락거리고 불륜커플에 화내고 연애 감정에 충만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익숙하지도 않고 익숙해지지도 않죠. 중간에 관계가 꼬였든 남자가 여자를 떠나지 못하고 있든 그들은 일단 불륜이 맞죠. 한 번도 같이 안 잤다든가 뭐 그런 건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어쨌든 한쪽이 다른 한쪽을 떠나야 관계가 깔끔해지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마치 겉도는 라흐마니노프처럼 약간 현실에서 동떨어져 있고, 작약꽃처럼 몽환적이고 그런 느낌이 오락가락해요. 어쨌든 그 와중에도 먹을 것은 먹을 것이니 유난히 '먹방'이 많은 드라마에 중요한 먹거리를 추려봅니다.

 

첫회부터 시작된 그녀들의 싸움판 - 아니 '먹방'과 PPL

 

그나저나 드라마에서 웬만하면 PPL을 안 찾고 싶은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출연하신 '명품'님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시청한 지 10분도 안된 거 같은데 맥주부터 골프 명품까지 너무 많이 '출연'하시네요. 아마 등장인물 중 한 명이 명품관에 다니는 사람이라 더 그런 거겠죠. 가방은 명품을 직감하라고 일부러 앞으로 내밀어준 것인지 뭐 이 정도면 TV 출연을 위한가 광고가 아닌가 싶어요. 드라마 내용엔 관심도 없지만 출연하자니 광고가 필요하다는 느낌? 아무리 없으면 못 만들 수준이라지만 정말 PPL을 정말 몰아넣고 싶었나 봐요. 아무튼 놀라운 경험입니다.

 

 

 

 

흥미로운 그들의 먹방 - 사실 눈에 들어온 것은

 

30대 그것도 40이 가까운 30대가 되면 원래 다 그런 것인지 음식을 많이 시키게 됩니다. 음식을 많이 시키는 이유는 요리를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먹는 음식의 종류와 가격을 보면 그도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꾸준히 먹고 즐기는 분들은 언제 살을 빼는 걸까요. 사실 먹방보다는 무슨 PPL이 저렇게 많아 싶어서 지켜보다 술, 맥주 없이는 말이 안 되는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뭐 하루 종일 먹고 마시는 게 잘못은 아닌데 화면이 PPL이나 광고에 집중돼서 확대 화면까지 집중될 때가 되면 대체 저 장면은 무슨 의미 심장한 장면이길래 몇 번씩 화면이 확대되고 그러나 싶긴 해요. 생각지도 못한 화면까지 광고였단 소문을 들으면 소주, 맥주 빼면 다 광고 촬영인가 싶긴 합니다. 그나저나 저 떡볶이는 진짜 맛있겠네요. 물론 전 매번 똑같은 핸드폰이나 자동차 같은 그 상품을 절대로 사러 갈 생각이 없습니다.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어 먹을 수는 있지만 브랜드 음식을 사 먹을 생각은 없어요.

 

 

언제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그 브랜드의 맥주! 마흔이 다 되신 언니들이 술 너무 자주 마시는 거 같단 생각 안 하시나요. 드라마 설정상 암이신 거 같던데. 상표 없는 국수나 고기 같은 것도 있는 종종 PPL이라고 하던데 생수 같은 건 상표 안 보이게 해도 너무 많이 눈에 띄면 당연히 보인답니다. 뭔가 좀 이유 없이 확대 화면으로 등장하는 건 커피잔 하나까지 대부분 PPL이란 뜻이니까. 뭐 과도한 PPL을 지적하는 건 소비자의 권리가 맞죠?

 

 

떡볶이는 어떤 상표인지 너무 잘 보여서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고 - 광고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하면 더 이상 광고가 아니지 싶은데. 이전에 등장한 협찬 정도도 괜찮은 거 같은데. 저 떡볶이는 매운지 안 매운지 관심 없는데 계속 등장합니다. 투털 거릴 만 하니까 툴툴하는 거예요. 사실 제가 지적할 정도로 많이 등장한 광고 화면 중에 피부과 광고나 골프채 광고 같은 건 끼지도 못해요. 본인들은 계속 그 화면이 개연성 있다고 주장하 테니까.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눈치채신 분들은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 상황쯤 되면 저는 드라마 내용엔 관심이 없어진답니다. 먹고 마시는데 모든 걸 쏟아부은 드라마에 무슨 매력이 있겠어요.

 

 

TV광고를 오래 보신 분들은 저 커피 업체가 어딘지 알아보실 거고 고기 굽는 장면이 굳이 등장한 이유도 아실 거고 제가 거의 한편 정도만 등장시켰다는 것도 알아보실 거예요. 드라마 자체가 별로라 몰입이 안되신 분도 있을 거고 확대된 PPL화면 때문에 집중 못하신 분도 있을 거고 그런데 오늘은 특히 더 심했어요. 스토리 말아먹는 PPL이랄까 - 어떤 이야기는 본편에만 집중해도 힘들 답니다.

 

 

지금까지 본 상품 이외에도 꽤 많은 상품이 등장합니다 - 절반 이상은 뺐어요. 너무 많은 PPL 때문에 이미 기분이 별로인데 하필 저 상품들은 드라마 몰입이 안되게 불륜 관련 상품이면 더욱 드라마 보다는 주변적인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겠죠. 계속해서 다른 물건을 찾아보며 PPL개수를 세어보다 포기했습니다. 진짜 안타까운 것은 드라마가 이제는 광고가 더 빛나는 드라마로 틀이 박혀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일 안타까운 건 그 지지점이죠. 굵직한 광고 한두 개 정도면 티 안나는 PPL 정도는 별소리 안 들을 텐데 - 어쩌다 맨날 비슷한 광고만 보게 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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