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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들이 삶을 바꾼다, Glee!

Shain 2009. 9. 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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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이유없이 기분이 나지 않을 때, 사람들이 기분을 바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맘껏 소리를 지르며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방법도 있고, 격렬한 운동으로 상쾌한 기분을 맛보는 타입도 있다. 보기만 해도 즐거운 사람을 만나 좋은 이야기를 속닥이기도 하고 바보같은, 바람만 불어도 휙 날아가버릴 거 같은 코믹한 드라마 혹은 막가는 드라마를 보며 개운해지기도 한다. 나? 나는 알러지성 비염과 후천적으로 망가진 목소리로 크게 노래를 부르는 쪽이다.

가라오케가 유행한 것을 한국인의 '민족성'이라 보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나라에도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그 사회의 경직성이나 문화적 다양성 때문에 표가 나지 않을 수는 있어도 국민적으로, 혹은 민족적으로 노래를 싫어하는 무리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같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노래와 춤을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을 미친듯이 사랑한다. 지방에선 자주 볼 수 없는 뮤지컬에 목을 매는 이 애정을 과연 누가 알아줄 리는 없겠지만.

노래로 인생을 바꿔라! Glee의 캐스트 멤버들.


노래를 적극적으로 '인생을 바꾸는데' 이용한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시스터액트(Sister Act, 1992)'다. 재밌을 것도 없고 명랑할 것도 없고 더 이상 즐거움을 꿈꾸기 힘들 것같은, 나이들고 힘없는 수녀님들에게 우피 골드버그는 천연덕스럽게 새로운 노래를 가르친다. 춤을 추기도 하고 포인트삼아 솔로 파트를 넣기도 하는 그녀들의 합창은 시종일관 즐겁고 행복했다. 속편부터 그 재미가 구태의연해진 감은 있지만 그들이 부르는 찬송, 그 노래의 분위기만은 변함이 없다.

Glee는 그런, '노래하는 즐거움'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TV 드라마다. 오하이오 촌구석 작은 마을, 맥킨리 고등학교는 졸업해도 성공할 희망이 없고 부자도 특별히 잘난 사람도 없는 고등학교. 앞길이 막막한 어른들 사이에서 아이들은 게이 커트를 쓰레기통에 집어던지고 휠체어를 끄는 아티를 루저라 부르며 두 게이 아버지를 둔 레이첼에게 물감을 뿌린다. 꼬장꼬장한 교장은 TV 출연 경험이 있는 치어리더 클럽과 풋볼 클럽만 지원해주는 짠돌이.

성격도 몸매도 하다 못해 취향까지도 전혀 통일이 안되는 이 다섯 멤버가 초기의 맥킨리 Glee


그 고등학교 출신 교사 윌은 예전처럼 다시 Glee 클럽을 만들길 원한다. 그는 자신이 노래하는 이유를 처음엔 잘 모르지만 스스로 노력하는, 갈 길을 찾는 아이들을 보고 자신이 꿈을 위해 노래를 시작했단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지만 Glee의 멤버가 된 아이들에게도 윌에게도 그들을 압박하는 천적들이 Glee의 성공을 방해하고 있다. 치어리더 클럽, 풋볼 클럽, 사랑의 라이벌, 무엇 보다 잘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불안과 싸워야한다.

초기의 오디션 장면에서 퍼니걸, 시카고, 레미제라블 등에서 사용된, 오래된 뮤지컬 명곡을 부르는 아이들은 노래는 잘하지만 고등학교 내 대표 왕따들인데다 공연을 하기엔 부족한 점들이 많다. 옆 고등학교의 Glee, 몸매 조차 '규격화'된 아드레날린의 공연을 본 그들은 자신들의 부족함을 깨닫고 절망하지만, 노래의 본 목적이 자기 만족과 행복이란 사실을 깨닫고 노력하기 시작한다.


Glee Episode 3에 등장한 노래 'Bust Your Windows' 주인공 중 하나인 메르세데스가 부른다.

노래를 하는 원 목적이 무엇일까? 남에게 훌륭한 공연을 보여줘야한다는 그 말도 맞지만(이 주인공들은 그래야 자신들의 폐부를 막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아닐까? 남성합창단 또는 합창부란 뜻을 가진 가진 Glee의 유래가 '큰 기쁨'임을 알고 보면 그들의 노래가 무엇보다 즐겁다. 노래를 부르며 그들이 얻어가는 삶의 희망은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이 드라마는 13 에피소드가 촬영완료된 상태로 크리스틴 체노위스, 빅터 가버 등 노래 잘하기로 유명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고 주인공 교사 윌 역시 브로드웨이 무대 출신이다. 두 게이 아버지를 둔 별난 레이첼, 선생님에게 협박당해 가입한 운동선수 핀, 자칭 게이에 목소리 조차 중성적이지만 명품을 잘 쓰는 커트, 자신은 코러스가 아니라 비욘세라 말하는 메르세데스, 휠체어를 끌지만 춤추는데는 꺼리김없는 아티 등. 이 드라마의 캐릭터 역시 귀염둥이들이다.

목소리가 좋은 핀은 윌에게 끌려 오지만 풋볼과 글리를 병행하게 되고 그를 쫓아 글리에 들어온 치어리더부 주장이자 순결클럽 회장인 퀸은 레이첼의 라이벌이 된다. 한번 날려 보겠다고 선생님들이 공연하는 아카펠라(Acafellas)를 지원하는 학생 퍽, 윌을 짝사랑하는 결벽증 교사 엠마, 엠마를 좋아하는 윌의 친구 켄, 치어리더부를 최고로 여기는 수 실베스터, 윌의 아내인 불량주부 테리, 종종 등장하는 마약파는 교사 샌디 등은 이 드라마의 코믹함을 더해주는 인물들.

아이들이 연습하며 부르는 Don't Stop Believin'. Journey의 이 노래는 실질적인 이 드라마의 주제가이다. 꿈꾸고 믿는 걸 그만두지 않는다는 아이들의 외침은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노래들이 많지만 에피소드 1의 메인 음악은 'Don't Stop Believin''이다. 오래된 팝으로 자신들끼리 연습하는 그 장면은 이런 류 드라마의 클리쉐이고 Glee 역시 그 구조를 탈피하지 못한 감은 있다. 도전하고 삶을 바꾸고 꿈을 꾸기 위해 노력한다는 드라마 컨셉은 순수하지만 '진부하다'. 그래서 노래를 즐기지 못하면 드라마 역시 재미없게 다가온다는 점은 이 드라마의 단점이라면 단점.

TV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뮤지컬을 자주 라인업하지 않는다. 'High School Musical(2006)'이란 드라마가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무대 공연을 중심으로 하는 뮤지컬로 많은 시청자를 사로잡기는 힘들었던 모양이다. 스토리를 노래로 진행시켜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지도 모른다. 2009년엔 노래를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 그들을 만족시킬 지도 모를, 그런 신작을 추천한다면 그게 바로 'Glee(2009)'이다.


이미지 출처, 참고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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