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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210 프랜차이즈, 20년 가까이 '우려 먹는' 인기 드라마

Shain 2009. 9. 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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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X의 '비버리힐즈, 90210'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산다는 LA 비버리힐즈로 이사온, 쌍둥이 남매 브렌다와 브랜든의 이야기다. 돈쓰는 방법부터 연애, 놀이 문화까지 다른 고교 친구들 사이에서 두 남매는 문화 충격을 받지만 부유하고 일탈을 일삼는 점 외에는 그리 다를 것없는 아이들임을 알고 우정을 쌓아간다. 쉐넌 도허티 퇴출 이후에는 쌍둥이 가족이 모두 제외된 상태에서 제작되었다(6시즌 이후 완전 퇴출). 최고 인기를 끌던 TV쇼라 주인공이 바뀌었어도 진행이 가능했던 것.

CW의 'Gossip Girl(2007)'은 3시즌을 맞았다. FOX의 'The O.C(2003)'등으로 유명한 제작자, Josh Schwartz가 만든 이 두 드라마는 청소년들의 사랑과 삶을 묘사하고 부유층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는 드라마들이다. 스토리의 현란함도 눈길을 끌지만 배우들이 입는 의상의 고급스러움에도 눈길이 가는 TV쇼다. 화제성 때문에 가끔 배우가 아닌 유명 연예인이 특별출연하기도 한다. 최근 CW 채널에서 이런 내용의 드라마는 많이 흔하다.

청소년의 일탈을 TV화면에 담지 않던 시절에 마약과 사치로 물든 파격적인 10대들의 이야기를 그렸던 '비버리힐즈, 90210'. 이야기의 중심축이던 Walsh 가족은 브렌다의 퇴출과 함께 사라졌다.


The O.C에서 인기를 끌고, 최근 입원 소동을 벌인 미샤 바튼은 'The Beautiful Life:TBL(2009)'에서 탑모델 소냐 스톤을 맡았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 역시 화려한 모델들의 세계와 뒷이야기를 그리게 될 예정이다. 모두 미국 드라마의 한축을 차지하는 '부유한 볼거리' 들인 셈. 비슷한 캐릭터나 유사한 구성 등 이 드라마들에겐 몇가지 공통점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런 경향성이 아예 '연속성'을 띈 경우도 있는데 그게 바로 'Beverly Hills, 90210 franchise'라 부르는 드라마 시리즈들이다. 세계적인 하이틴 드라마 '비버리힐즈, 90210'은 극중 도나 마틴인 배우, 토리 스펠링의 아버지 아론 스펠링과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1998)'의 제작자 대런 스타가 공동 제작한 드라마였다. 그들은 자신들 스타일의 드라마가 최고의 히트를 기록하자 스핀오프 형식으로 아류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1990년부터 20년 가까이 특허를 누리는 '비버리힐즈, 90210' 세계적인 인기작이 된데에는 리얼타임으로 진행하는 드라마 방식, 파격적인 캐릭터 선정 등이 바탕이 되었다. 이 시리즈는 부유한 하이틴 드라마의 원형이 되고 있다.


모든 시리즈가 프랜차이즈 순서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고, 전작에 출연한 캐릭터가 다음 드라마에 출연하는 식으로 이어갔으며 기존 배우를 다른 캐릭터로 출연하게 하거나 작가, 제작자가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 드라마들은 대상 연령층은 달라도 LA 지역 젊은이들의 사랑을 묘사한다는 점에선 스타일과 배경의 기본 공통점을 보였다. 예를 들어 같은 배우가 연기하는 켈리 테일러, 도나 마틴, 제이크 핸슨 같은 캐릭터는 이 다섯개 프랜차이즈 시리즈에서 세 개 시리즈에 출연하기도 했다.

쉽게 말해 전작의 인기를 빌어 그 배경, 캐릭터, 플롯을 활용한다는 이야기인데 이런 식의 아류들에겐 '특허'란 뜻도 함께 가지고 있는 '프랜차이즈'라는 용어가 잘 어울린다. 전작 캐릭터의 독자성이나 이야기 구조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제작자 말고는 없을테니 말이다. 두번째 프랜차이즈는 대런 스타가 제작한 '멜로즈 플레이스(Melrose Place, 1992) 였고 이 드라마도 7시즌 장기 제작되는 롱런을 기록했다.

LA 멜로즈 지역에 사는 전문직 젊은이들, 즉 여피족의 사랑과 삶을 그린 멜로즈 플레이스. 앤드류 슈를 비롯한 많은 스타를 배출했지만 후반부 극전개가 상식적이지 못하고 우울하단 평을 받았다.


LA 지역 20대 초반 젊은이들이 아파트 단지에 모여산다는 설정으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비버리힐즈, 90210'과 초점을 둔 연령층이 달랐다. 전작이 부모가 부자인 부유한 고교생의 입장이었다면 이쪽은 도시에 사는 전문직 여피(yuppie)들이 그 대상이다.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여피의 특징은 90210 아류들에게 적절한  '로맨스' 환경을 제공해주었다. 동시대에 유행하기 시작한 한국형 트렌디 드라마처럼 극중엔 부모도 가정도 사회적 족쇄도 비교적 적다.

'비버리힐즈, 90210'에서는 그나마 현실적으로 이뤄지던 스토리가 여기서는 당황스럽도록 '막장'스러워진다. 불륜과 배신, 복수 그리고 만남과 헤어짐이 설득력이 없다는 평까지 듣게 된다. 멜로즈 플레이스 출연진 중 Jake Hanson(그랜트 쇼)이란 캐릭터는 비버리힐즈 시즌 2에 등장했던 인물로 딜런, 켈리와도 인연이 있던 사람이다. 그는 그 역할 그대로 두번째 프랜차이즈에 출연하여 드라마의 연속성을 이어주게 된다.

'비버리힐즈, 90210'의 세번째 프랜차이즈 'Models Inc.'는 총 29 에피소드로 조기종영되었다.


'멜로즈 플레이스'에서 아만다 우드워드의 어머니로 잠시 등장한 힐러리가 LA 모델 에이전시를 운영한단 설정으로 시작한 드라마가 'Models Inc.(1994)'다. 초반엔 멜로즈 플레이스의 인물이 등장했지만 29 에피소드는 주로 LA 모델 에이젼시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채워졌다. 주요 출연진 중 한명이 매트릭스의 트리니티로 유명한 캐리 앤 모스이다. 드라마 초반부는 모델 에이전시를 떠나기로 한 모델이 살해되자 범인이 누구인지 추적하는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90210 프랜차이즈의 명예를 걸고 아론 스펠링이 전체 제작 기획을 하긴 했으나 이 시리즈는 아쉽게도 1시즌 만에 캔슬이 되고 만다. 인기를 끌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원작 '멜로즈 플레이스'와 '비버리힐즈, 90210'이 장기 방영 중인 상황에선 더 이상 참여할 시청자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이후 새로운 '비버리힐즈, 90210 프랜차이즈' 한동안 후속타가 제작되지 않는다. '90210'이 나타나기 전까진.

네번쨰 프랜차이즈 '90210'은 리메이크 형식을 빌어 전작과 같은 구조를 이용했다.


네번째 프랜차이즈 '90210'은 리메이크 형식으로 기본 이야기 구조와 무대를 '비버리힐즈, 90210'의 형태로 갖춰놓았다. 브렌다, 브렌든 쌍둥이 형제 대신 애니와 윌슨 남매를, 켈리 테일러와 도나 대신 나오미와 실버를 배치하는 식이었다. 전작의 브렌다 가족이 원래 부유한 사람들이 아니었듯 애니의 가족도 할머니가 부자일 뿐 아버지는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다. 대신 원작의 컬쳐쇼크에 비해 훨씬 더 엄청난 충격이 남매를 기다린다.

프랜차이즈라는 별명에 걸맞게 원작에 출연했던 켈리 테일러, 브렌다 월시, 도나 마틴 등을 극중에 출연시켜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었고 시간순으로 프랜차이즈를 진행한단 '특징'을 만족시켰다. 켈리는 1시즌 정규 출연진으로, 극중 실버의 언니로 등장했지만, 2시즌엔 프랜차이즈 연결고리가 된 인물들은 모두 사라진 상태다. 그러나 남매의 아버지 해리 윌슨 역을 담당하는 사람은 '멜로즈 플레이스' 출연진이다.

다섯번째 프랜차이즈인 '멜로즈 플레이스' 또한 리메이크 형식으로 전작을 되살려 놓았다.


5번째 프랜차이즈 작품 역시 리메이크의 형태를 빌렸다. 2009년 리메이크된 '멜로즈 플레이스(Melrose Place)는 LA 멜로즈 아파트 단지에 모여사는 20대 초반 여피들이 주인공(원작과 마찬가지로)이고 그들의 사랑과 갈등이 주요 이야기거리다. 그 모티브에 'Model Inc.'처럼 살인 사건 미스터리를 가미해 모든 출연자가 용의자가 되었다. 애쉴리 심슨과 케이티 캐시디의 출연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프랜차이즈의 중심이 되는 전작의 출연진은 모두 다섯명이나 되는데 전작의 주연급이었던 배우들, Heather Locklear와 Thomas Calabro 모두 리메이크에 출연 예정이라 한다. 과거 인기 드라마의 명성으로 인기를 끈 '90210'의 성공 사례를 보고 제작자들은 'Oldes but goodies'라는 교훈을 제대로 배운 모양이다. 이 정도면 리메이크라기 보단 과거 드라마의 '그후 이야기'를 찍는다는 표현이 더 알맞지 않을까?

배우들 간의 열애를 비롯한 끊임없는 화제, 내용의 선정성과 전체적인 화려함으로 이젠 고유의 독자적 색을 갖게 된 가십걸. 90210의 프랜차이즈가 개발된 이후 얼마나 많은 모티브가 가십걸에 추가되었을까?


가십걸은 1시즌 초반에 극중 제니 험프리를 주연으로 잇걸(It girl)이란 스핀오프를 만든단 소문이 있었다. 2시즌엔 극 중 릴리 반 더 우드슨의 젊은 시절을 묘사한 80년대 스핀오프를 만든다고 했다. 밸리걸(Vally Girl)을 주인공으로 가십걸 프리퀼을 만든다는 그들의 시도는 제작 여부를 두고 시청자나 투자자의 관심을 떠본 것이 아닐까 싶다. 인기 드라마의 프랜차이즈는 결국 유사품(?) 생산이긴 하지만 일정 수준의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

우리 나라 드라마의 문제점 중 하나로 인기를 끌면 연장방송을 감행한다는 점을 드는데 미국 드라마의 경우 인기 드라마는 한 시즌당 20편씩 10년을 연장하고, 출연자가 겹치는 유사 프랜차이즈까지 개발해내니 '프로그램 연장'에 있어선 가히 우리 나라를 뛰어 넘고 있다 해야할 지 모르겠다. 하이틴 드라마로 시작한 TV쇼가  성격이 바뀌어 성인이 등장하는 로맨스물로 변해버린다는 점까지 시청율로 용서가 되니 말이다.


이미지출처, 참고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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