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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린세스, 신미소 상궁의 은밀한 매력

Shain 2011. 2. 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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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인 제목으로 물의를 빚어 죄송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에서 빌려온 수상한 책 제목일 뿐입니다. 주인공들 손을 오가는 '김상궁의 은밀한 매력'이 어떤 내용의 책인지는 모르지만 정체불명의 '음란소설'로 알려져 있지요. 황실 내궁에서 이설(김태희) 공주님을 밀착 보좌하는 신미소(송성윤) 상궁은 설이가 궁을 비운 사이 건이(이기광)의 혼을 쏙 빼놓고 있습니다.

한식 서적을 읽으며 이설 공주가 좋아했던 고기 요리를 떠올리는 두 사람은 명실공히 황실 최고의 공주 친위대입니다. 오윤주(박예진)의 사주로 공주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는 홍상궁(황영희)과는 반대로 공주의 사적인 비밀들과 사랑놀이를 지켜주는 사람들입니다. 이설이 해영(송승헌)에게 주는 따뜻한 우유도 건이가 꿀을 넣어 타준 우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입니다.


공주가 좋아했던 황실 자동차 앞에서 옛날 별명이 '불광동 썩소'였다는 신미소 상궁은 '남자라면 모두 좋아한다'는 비밀을 폭로당합니다. 못하는 운동이 없어 경호원으로 취직했지만 워낙 잘 웃어 짤렸다는 비밀스러운 이력을 가진 신미소 상궁. 옛날 일진 언니가 최근 모시고 있는 언니는 이설 공주님입니다. 물론 요즘 노리고 있는 남자는 유기농 토마토를 적절한 때에 입안에 투척해주는 건이입니다.

배우 송성윤은 제게 낯선 인물이지만 2010년 1월 방영된 드라마 'MBC 파스타'에서 박찬희 역으로 알려졌더군요. 그 당시엔 귀엽고 예쁜 얼굴로 화제가 된 듯하더니 지금은 공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열혈 상궁 역할입니다. 공주 때문에 다른 상궁들과 다툴 때는 주먹이라도 날릴 기세였거든요. 이렇게 깜찍하고 귀여운 상궁은 TV에 처음 등장한 것 같은데 그렇지 않나요?



매력적인 신미소 상궁의 다양한 표정

갑작스레 입궁한 사고뭉치 이설 공주는 그닥 성실하고 모범적인 공주는 아니었습니다. 왕자같은 서기관 선생님과 공부하라고 새벽 여섯시에 깨울라치면 침대와 사랑에 빠져 일어나지 못하기 일수이고 걸핏하면 홍상궁 몰래 궁을 빠져나가 박동재(이순재) 회장의 염려를 사고 궁궐 상궁들이 이설을 찾아 힐신고 뛰도록 만드는게 이설입니다. 그것도 아니면 해영과 아니꼬운 다정한 장면을 연출해 젊디 젊은 상궁들의 질투를 사기도 합니다.

신미소 상궁은 왜 이설 공주를 밀착 보호하기로 마음 먹었을까요. 그 계기는 분명치 않지만 애틋하고 안쓰러운 해영과의 애정전선을 조금씩 눈치챈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아니면 이설 공주를 부탁하는 '속눈썹남' 해영 왕자의 은밀한 부탁을 안 들어줄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공주가 해영과 몰래 궁을 빠져나가 '계단키스'를 나누던 밤에도 신미소 상궁은 공주의 외출 사실을 비밀로 해주었습니다.


불쌍한 이설공주를 다정하게 위로하기도 하고 부당한 비난을 보면 같이 슬퍼하고 화내는 신미소 상궁은 어느새 공주의 언니 보다 나은 친구가 되어 있습니다. 다른 상궁들이 공주를 흉볼 땐 손수 주먹쥐고 나서 대신 싸워주기도 합니다. 공주에게 문제가 생길까봐 출궁을 안절부절하며 필사적으로 말리는 모습에서 신미소의 순수한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설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건이와 마음이 맞습니다.

이설의 안티 카페에 손수 가입해 '악플'을 처단하는 불광동 썩소, 신미소 상궁은 요즘 꽃미남 보조 요리사 건이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공주님 친위대 두 사람은 노트북 장전하고 자리에 앉아 토마토를 씹어먹는 기세로 안티들을 처단합니다. 오윤주 공주의 홍상궁 친위대를 물리칠 신미소 상궁의 활약을 앞으로도 볼 수 있을까요. 황실의 공주놀이가 끝나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응원에도 불구하고 절망적인 이설 커플

공주와 함께 별장으로 몰래 여행을 떠난 해영은 의외의 상황에 처하고 맙니다. 이설은 어린 시절 해영의 아버지 박태준과 함께 그 별장을 방문했고 아버지의 죽음도 알지 못한채 그 별장에 숨어 지냈기 때문입니다. 그 때의 일을 기억해낸 이설은 황실 재건 소동으로 자신의 아버지와 해영의 아버지 모두 인생이 망가졌으며 해영과 자신의 인생까지 휘둘린단 사실을 깨닫고 박동재 회장에게 따지러 갑니다.

이설이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모든 걸 용서하고 사랑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알게 되고 나니 어떻게든 '황실 재건'은 없던 일로 해야할 것 같습니다. 해영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해영의 인생이 이제는 사라져버린 황실, 자신의 핏줄 때문에 피해를 입었던 것입니다. 대통령도 정치인들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황실은 어떻게든 사라져야 합니다.


또다른 왕자님 남정우(류수영)은 오윤주의 질주를 멈추기 위해 가짜 향낭을 내놓으며 위협하고 이단(강예솔)은 김다복(임예진)에게 진짜 공주가 아닌 걸 알지 않느냐고 질타를 받습니다. 이설은 진짜 황실의 후손이 맞지만 황실 재건을 해영을 위해 포기할 수 있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설의 공주 판타지, 짧았던 공주 놀이는 공주의 사랑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 걸까요.

처음부터 나라를 발칵 뒤집은 이 '공주놀이'는 오윤주의 말대로 박동재 회장의 죄책감 덜어주기 프로젝트였는지도 모릅니다. '공주 판타지'는 동화 속 이야기지만 황실 문제는 현실적 이슈입니다. 그런식으로 장난스럽게 이루어질 일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황실을 포기할 것이냐 말 것이냐, 공주와 박동재 회장의 선택,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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