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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린세스, 흑기사를 자처한 두 왕자님

Shain 2011. 2. 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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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백설공주'에게도 왕자님이 있었고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게도 왕자님이 있었듯 드라마 속 고아원 아이들의 말대로 '왕자'가 없으면 '예쁜 공주'가 되지 못합니다. 옛이야기에는 어쩌면 그렇게 왕자가 흔했는지 웬만한 공주님들은 대부분 자신을 구해줄 왕자 한명쯤은 둬야 체면을 유지했던 모양입니다. 혹은 흠모하는 '흑기사'라도 있어야 손수건 휘날리며 자랑스럽게 응원을 해줄 수 있었겠지요.

옛날엔 흔했던 '진짜 왕자'는 요즘은 그리 쉽게 볼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처지도 대접도 뒤쳐지지 않는 재벌가의 자녀들을 왕자라 부르기도 하지만 왕족의 혈통을 이은 왕자는 몇 남아 있지 않으니 영국 왕실 '윌리엄 왕자'의 결혼은 세계적인 핫 이슈가 되어버렸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찰스 왕자가 결혼할 때도 '세기의 결혼'이라며 전세계가 떠들썩했는데 아들 역시 인기인이 되었네요.


몇일전 영국 버킹엄 궁전 앞에서는 윌리엄 왕자의 결혼을 축하하는 '왕자 팬클럽'의 이색적인 퍼포먼스가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왕자를 그냥 보낼 수 없어 신부 케이트 미들턴이 입었던 옷과 똑같은 옷, 구두, 반지를 입고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희귀한 왕실의 자손, '왕자의 사랑'은 때아닌 선풍을 일으켜 세계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케이트 미들턴이 입었던 옷과 사파이어 반지는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랍니다.

왕자에게 청혼받는 공주의 판타지는 TV 속에서 구경하는 '대리만족'의 대상일 수 밖에 없는 현실. 서민 출신 이설(김태희) 공주님을 구해줄 두 명의 흑기사 역시 왕자님 만큼이나 멋진 사람들입니. '안구정화 커플'의 한짝을 이루는 해영(송승헌) 왕자님과 이설 공주의 짝사랑 대상이었던 남정우(류수영) 교수 모두 각기 다른 매력으로 공주님들을 사로잡고 있네요.



'로마남'이라 불리는 박해영 왕자님

로맨틱 코미디를 시청하다 보면 신종 유행어들이 꼭 생기게 마련입니다. 'SBS 시크릿가든'을 '시가'라고 부르고 '마이 프린세스'를 '마프'라고 줄여부르는가 하면 이설 공주의 별명은 포옹녀, 맨발공주, 해영과 이설 커플은 미남미녀란 뜻으로 '안구정화 커플'이라고 부릅니다. 그런가 하면 자주 왕자병 증세를 보이는 '속눈썹남' 해영 왕자의 새로운 별명은 '로마남'이라고 합니다. '로맨틱 마성남'의 줄임말이라고 하네요.

송승헌이 출연했던 '가을동화'의 재벌남 원빈은 '얼마면 돼'냐며 돈이면 다된다는 가치관을 보이던 막무가내 어리광이었는데 로마남 박해영은 몇개 국어에 능통한데다 각종 자격증을 갖추고 명문대까지 졸업한 외교부 서기관 출신입니다. 자신의 재산을 몽땅 듣도 보도 못한 황실 공주에 뺏기게 생겼지만 오히려 따뜻하게 그 공주님을 감싸고 돌봐주며 나쁜 마음 먹지 않는 착한 남자이기도 합니다.

이설 공주를 위해 외국으로 떠나려 했지만 박해영이 발길을 돌린 건 이설이 '가짜 공주설'에 휘말렸기 때문입니다. 마녀 이단(강예솔)과 오윤주(박예진)의 합작으로 이설이 위기에 처하자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동생 윤주도 배신합니다. 오실장(맹상훈)의 딸로 할아버지 박동재(이순재) 때문에 모든 걸 희생한 윤주와 결혼하려 했지만 이설에 대한 마음은 접을 수가 없습니다.


출궁한 김태희를 찾아 남정우네 집에 숨겨주는가 하면 단둘이서 어딘가로 가자며 끌고가는 해영은 로맨틱하다 못해 달콤하기까지 한 왕자님입니다. '공주란 걸 믿느냐'는 이설의 질문에 '세상사람들이 모두 아니라고 해도 나에게 공주님은 너 뿐'이라고 대답하고 '내가 다 알아서 할께'라고 듬직하게 위로하는 해영은 연인의 마음을 흔들어놓고도 남음이 있겠지요. 박해영이 건내준 글씨를 모두 소중하게 간직한 공주의 마음을 알 것도 같습니다.

어제 방송분에서는 이설 공주의 미투데이를 보고 손수 답글을 달아주기도 했습니다. '심장이 쿵쾅'거린다며 공주를 구하러 달려간 해영의 심정이 아주 잘 드러난 댓글이지요. '마이 프린세스'에서 운영하는 해영 왕자 송승헌의 미투데이(http://me2day.net/storms09)에는 종종 현장에서 촬영되는 사진이 올라오곤 합니다. 재미있는 댓글이 참 많이 올라오네요.



'교수돌'이라 불리는 남정우 왕자님

드러내놓고 자신을 좋아하는 티를 폴폴 내는 이설을 두고 학창시절부터 함께한 오윤주를 좋아하는 남정우는 윤주에게 생각도 못했던 배신을 당합니다. 같이 함께 명성황후의 유물을 찾아 헤매던 윤주는 해영박물관 관장으로 일하며 해영의 아내가 될 꿈을 꾸고 있습니다. 배신은 아프고 당황스럽지만 헤어지자고 해도 옆에서 서성이는 윤주의 마음도 다 알고 있으니 그런 윤주를 나쁘다고 할 수 만은 없습니다.

윤주가 그렇게 나쁜 짓까지 하면서 얻으려 하는 것이 무언지는 몰라도 마음 한구석엔 감싸주고 싶은 애정이 있기에 윤주를 내버려두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명성황후의 직계 혈연으로 '살아남은 역사'인 이설의 존재가 반갑고 기뻐서 볼 때 마다 웃음이 나고 옆에서 모든 속사정을 들어주는 '대나무숲'이 되어주기로 합니다. 해영의 라이벌처럼 늘 이설을 감싸고 대신 나서주긴 하지만 남정우는 제자이자 황손인 이설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언니 이단에게 쫓겨나 조교실에서 잠을 자는 이설을 모른척 함께 라면을 먹어주고 해영이 이설 몰래 기자회견을 했을 때도 이설을 찾아 펜션으로 달려온 사람도 남정우입니다. 정육점에서 '공주님이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는 해영의 능청에 '치맛살'을 좋아한다고 댓구하는 남정우 왕자도 사실 못지 않게 '왕자병' 증세가 있긴 합니다. 전교의 여학생들을 다 녹이는 교수계의 '아이돌'이란 별명은 쉽게 생기는 게 아니거든요.

남정우 역의 류수영의 미투데이(http://me2day.net/sienaroll)에는 평소 보기 힘든 그만의 셀카가 올라오곤 합니다. 따뜻하게 이설을 감싸는 만큼 마음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윤주를 안아주며 달래는 남정우의 캐릭터는 공주의 흑기사 역을 하고 있긴 하지만 윤주의 마음을 채워주고 그녀를 진짜 공주님으로 만들어줄 왕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윤주의 방해를 멈추게 해줄 유일한 인물이겠죠.



왕자는 아니지만 공주님 친위대

대부분의 상궁들이 오윤주와 친밀한 홍상궁의 편인데 반해 신미소(송성윤) 상궁과 건이(이기광)은 늘 설이의 편을 드는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악플을 손수 관리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비장하다 못해 귀엽기까지 합니다. 안티와 반대파를 '속도전'으로 무찌르는 깜찍한 두 사람은 '공주 친위대'로 특별한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특히 공주님을 사랑하는 건이는 '눈병걸린' 애로 해영의 질투까지 받는 귀여운 황실 아이돌입니다.

원래 해영의 개인 경호원이었지만 공주를 밀착 경호하고 있는 봉재(백봉기) 역시 알게 모르게 공주에 대한 정보를 해영에게 전해주고 뒤를 쫓는 멋진 친위대의 일원이죠. 공주의 안전을 지킨다는 임무 이외에도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는 재미있는 보디가드. 해영의 집에 빨간 딱지를 붙일 때는 평소 해영에게 쌓인 원한을 풀었지만 늘 해영을 잘 도와줍니다.


아버지 이한의 누명을 벗겨주고 모든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공주가 되는 길은 험하기만 한데 국민투표를 앞두고 가짜 공주설에 휘말린 이설 공주. 해영의 아버지 박태준이 등장해 '명성황후 향낭'과 이설의 비밀은 점점 더 꼬여갑니다. 현대판 왕자와 공주의 로맨틱 판타지는 사파이어 반지와 블루 드레스로 결말이 날 수 있을까요. 스스로 아버지의 흔적을 찾겠다는 이설 공주는 흑기사와 친위대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연약해 보입니다.

현대의 왕자님들은 모든 짐을 자신에게만 씌우는 공주님을 감당하기 힘든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오윤주에게 당당하게 맞섰던 것처럼 현명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해영왕자가 조금 더 쉽게 공주님을 보필할 수 있겠죠. 이설 공주의 각성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몇일째 밤샘촬영중이라는 김태희씨가 점점 더 분발해야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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