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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공주의 남자'에는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역사적 사실도 등장하지만 현대사에도 교훈을 줄만한 많은 이야기거리가 등장합니다. 덕분에 사람들은 같은 이야기를 보고도 참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 승유(박시후)와 세령(문채원)의 사랑을 보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사랑이라 감탄하기도 하고 쿠데타로 등극한 왕의 업적을 인정해 주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또 사육신들의 절개와 의리를 보며 한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인들의 품성은 어때야 하는지 절절이 느끼게 됩니다.
예전 드라마 '왕과 나'에서 처선의 아버지가 세조를 암살하려다 실패한다는 내용이 묘사된 적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읽은 바로도 세조는 두번의 암살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어제 묘사된 사육신들의 암살 시도 입니다. 명나라 사신을 환송하는 자리에서 유응부가 수양대군(김영철)을 죽이려 했으나 귀신같은 한명회(이희도)와 김질의 밀고로 그들의 노력은 실패하고 합니다. 두번째 암살 시도가 상원사에서 있었다는 자객들의 공격인데 당시에 낯선 고양이가 나타나 세조를 구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사육신의 암살은 정사이지만 상원사 이야긴 만들어진 이야기거나 민담이라 볼 수 있죠.
아무리 어긋난 왕이라지만 세조가 왕위에 있는 이상 왕을 죽이려 했던 그들이 곱게 처벌될 리 없습니다. 찢어죽이고 잘라죽인 것도 모자라 사육신의 후손들은 모두 멸족을 당하고 맙니다. 여섯 모두 제사지내줄 사람 하나 없이 처벌되어 간신히 하나 살아남은 박팽년의 후손이 그들의 제사를 지금껏 지내주고 있다고 합니다. 극중에서도 이개(엄효섭)를 비롯한 성삼문 등의 충신이 어린 소년왕 단종(노태엽)을 위해 목숨을 걸고 거사를 준비했지만 아쉽게도 문신들의 한계였는지 애초에 성공할 수 없는 계획이었다는 평도 듣습니다.
결국 그들을 한명회에게 밀고한 안동 김씨 김질은 예종 때는 좌의정까지 오르고 성종 때도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그들의 성공과 권력을 위해 희생된 사육신들과 경혜공주, 단종의 비극은 역사의 비극으로 남고 맙니다. 유배지 마다 정종을 따라갔다는 경혜공주는 실제로도 몹시 남편 정종을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도 일찍 죽고 혜빈 양씨 손에서 자라던 경혜공주가 아버지까지 잃은 후 유일하게 믿고 의지한 남편, 삶은 그녀에게 윤택한 공주의 삶을 끝까지 허락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연인 하나는 선물했던 모양입니다.
조선 역사에 기록된 공주들의 작호는 많지만 그들 중에 이름이 제대로 적힌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궁중에서 나고 자라 작호를 받고 정략혼을 하고 '누군가의 처'가 된 후에는 조용히 살다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이름이 남아 전하는 공주들은 사도세자의 친누이였던 화완옹주처럼 아버지의 힘을 등에 업고 권력을 남용한 경우이거나 의순공주처럼 나라의 불행을 한몸에 지고 공주의 책임을 다하다 손가락질 받으며 죽어간 인물, 또는 덕혜옹주처럼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했던 공주들이 전부 아닐까 싶습니다.
때로 민담이나 야사에 전하길 너무 곱게 자란 그녀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궁안에서 공주로서 깍듯한 대접을 받다 결혼 후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일찍 죽었다는 공주들도 많습니다. 남편과의 불화로 외면당하다가 죽었다는 공주도 있습니다. 신분제 사회이던 조선에서 최고의 귀한 사람이어야 함에도 그들의 삶은 그닥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혜공주는 그중에서도 왕가의 비사에 휘말려 모든 인생이 하루아침에 바뀌어버린 경우죠.
드라마 '공주의 남자'의 몇장면들은 실제 역사와는 어긋납니다. 아무래도 주인공 두 사람의 로맨스를 강조하다 보니 세세하게 묘사할 수 없어 생략한 것일텐데 그 중 하나가 정종의 유배시기입니다. 경혜공주(홍수현)의 남편 정종(이민우)이 사육신 사건에 연루되어 잡혀가는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사실 정종은 금성대군이 유배될 때(1455년) 함께 유배를 간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사육신 사건이 발발하고 '반란' 세력들을 경계하고자 다시 유배지를 옮기게 된 것입니다(1456년).
1456년 경혜공주가 아들 정미수를 출산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1455년부터 유배생활을 했던 정종을 경혜공주가 꾸준히 따라다녔다는 뜻이 됩니다. 자신으로 인해 왕가의 권력싸움에 휘말렸고 어린 처남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금성대군과 함께 했던 남편 정종을 경혜는 몹시도 사랑했던 것같습니다. 그 뒤로도 꾸준히 유배지를 따라다니며 함께 고생을 하고 정종이 단종의 죽고 정종이 사사당하자 만삭의 몸으로 노비가 되는 등(노비 이야기는 정사에 실린 글은 아닙니다) 홀로 남아 고초를 겪게 됩니다.
드라마 속 경혜공주가 문종(정동환)과 단종을 위해 김승유와 결혼하려는 것처럼 설정은 했지만 사실 그 부분은 실제 역사에서는 불가능한 장면이었습니다(사실과 다릅니다). 그러나 얼굴 한번 안보고 나라에서 정해준 혼처로 시집가는 기분은 드라마 속 경혜공주와 몹시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길거리에서 무뢰배들에게 얻어맞다 가마 안으로 숨어든 한량 정종, 그런 남편의 얼굴을 보고 샐쭉하게 고개를 돌리는 새침한 경혜공주의 얼굴이 정말 그럴듯 하더군요.
그러던 그녀가 차츰차츰 따뜻한 정종의 인간됨을 알아가고 불의를 보고 목숨도 아끼지 않으며 뛰어드는 그의 인성에 반하고 결국엔 그를 부군이라 부르며 다정하게 안아주는 그런 모습들. 정성스레 반지를 끼워주고 그 손에 입맞춤하는 정종은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듯 행복하게만 보였습니다. 남편의 사랑 조차 알지 못하고 죽어간 공주들이 그리 많다 하던데 삶은 경혜공주에게 최고의 비극을 안겨주었지만 그 어떤 공주도 얻을 수 없었던 최고의 사랑을 선물했나 봅니다. 어떻게 그런 부군을 평생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개인적으로 배우 홍수현을 TV에서 본게 아주 간만인데 교통사고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없다는게 정말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경혜공주 역을 잘 소화하고 있더군요. 날카롭게 숙부 수양대군을 쏘아보는 모습이나 동생으로 인해 애타게 고민하는 모습이 정말 전생에 공주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사극 출연 경력이 오래된 이민우 역시 추간판장애 때문에 엄청난 통증이 있고 진통제를 먹으며 촬영중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엄청난 부상이라 이번 촬영 이후에 휴우증이 있는 건 아닐지 참 걱정이 되더라구요. 간판 사극연기자에 재능있는 배우들이니 말입니다.
몇몇 언론에서 경혜공주, 정종을 맡은 배우가 공교롭게도 같이 부상을 당하고 진통제를 먹고 있어 '부상커플' 내지는 '진통제 커플'이란 별명까지 지어준 것으로 아는데 말이 쉬워 진통제 투혼이지 사극 촬영은 현대극 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는 고통이라 꽤 걱정이 되는 커플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픈 몸으로 어떻게 연인을 떠나보내는 장면을 연기할 것이며 또 어떻게 그 많은 눈물을 쏟으려는지 홍수현 얼굴만 봐도 안쓰럽단 생각이 물씬 들곤 하네요.
사육신의 암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고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세령과 함께 도망쳐 살고 싶은 유혹을 견디는 승유와 사육신들이 처참하게 죽는 모습을 보게 될 세령. 경혜공주는 이제 작호까지 박탈당하는 서글픈 삶이 시작될 것이고 세령은 드디어 공주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궁 밖으로 떠날 차비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두 사람 모두 전형적인 조선 공주들의 삶을 벗어던진, 사랑에 운명을 걸었던 공주들이란 면에선 유사한 모습이군요.
예전 드라마 '왕과 나'에서 처선의 아버지가 세조를 암살하려다 실패한다는 내용이 묘사된 적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읽은 바로도 세조는 두번의 암살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어제 묘사된 사육신들의 암살 시도 입니다. 명나라 사신을 환송하는 자리에서 유응부가 수양대군(김영철)을 죽이려 했으나 귀신같은 한명회(이희도)와 김질의 밀고로 그들의 노력은 실패하고 합니다. 두번째 암살 시도가 상원사에서 있었다는 자객들의 공격인데 당시에 낯선 고양이가 나타나 세조를 구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사육신의 암살은 정사이지만 상원사 이야긴 만들어진 이야기거나 민담이라 볼 수 있죠.
아무리 어긋난 왕이라지만 세조가 왕위에 있는 이상 왕을 죽이려 했던 그들이 곱게 처벌될 리 없습니다. 찢어죽이고 잘라죽인 것도 모자라 사육신의 후손들은 모두 멸족을 당하고 맙니다. 여섯 모두 제사지내줄 사람 하나 없이 처벌되어 간신히 하나 살아남은 박팽년의 후손이 그들의 제사를 지금껏 지내주고 있다고 합니다. 극중에서도 이개(엄효섭)를 비롯한 성삼문 등의 충신이 어린 소년왕 단종(노태엽)을 위해 목숨을 걸고 거사를 준비했지만 아쉽게도 문신들의 한계였는지 애초에 성공할 수 없는 계획이었다는 평도 듣습니다.
결국 그들을 한명회에게 밀고한 안동 김씨 김질은 예종 때는 좌의정까지 오르고 성종 때도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그들의 성공과 권력을 위해 희생된 사육신들과 경혜공주, 단종의 비극은 역사의 비극으로 남고 맙니다. 유배지 마다 정종을 따라갔다는 경혜공주는 실제로도 몹시 남편 정종을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도 일찍 죽고 혜빈 양씨 손에서 자라던 경혜공주가 아버지까지 잃은 후 유일하게 믿고 의지한 남편, 삶은 그녀에게 윤택한 공주의 삶을 끝까지 허락하지 않았지만 최소한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연인 하나는 선물했던 모양입니다.
경혜공주에게 허락된 단 하나의 행운
조선 역사에 기록된 공주들의 작호는 많지만 그들 중에 이름이 제대로 적힌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궁중에서 나고 자라 작호를 받고 정략혼을 하고 '누군가의 처'가 된 후에는 조용히 살다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이름이 남아 전하는 공주들은 사도세자의 친누이였던 화완옹주처럼 아버지의 힘을 등에 업고 권력을 남용한 경우이거나 의순공주처럼 나라의 불행을 한몸에 지고 공주의 책임을 다하다 손가락질 받으며 죽어간 인물, 또는 덕혜옹주처럼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했던 공주들이 전부 아닐까 싶습니다.
때로 민담이나 야사에 전하길 너무 곱게 자란 그녀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궁안에서 공주로서 깍듯한 대접을 받다 결혼 후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일찍 죽었다는 공주들도 많습니다. 남편과의 불화로 외면당하다가 죽었다는 공주도 있습니다. 신분제 사회이던 조선에서 최고의 귀한 사람이어야 함에도 그들의 삶은 그닥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혜공주는 그중에서도 왕가의 비사에 휘말려 모든 인생이 하루아침에 바뀌어버린 경우죠.
따뜻한 남자, '부군' 정종에게 고백하는 경혜공주
1456년 경혜공주가 아들 정미수를 출산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1455년부터 유배생활을 했던 정종을 경혜공주가 꾸준히 따라다녔다는 뜻이 됩니다. 자신으로 인해 왕가의 권력싸움에 휘말렸고 어린 처남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금성대군과 함께 했던 남편 정종을 경혜는 몹시도 사랑했던 것같습니다. 그 뒤로도 꾸준히 유배지를 따라다니며 함께 고생을 하고 정종이 단종의 죽고 정종이 사사당하자 만삭의 몸으로 노비가 되는 등(노비 이야기는 정사에 실린 글은 아닙니다) 홀로 남아 고초를 겪게 됩니다.
불운한 경혜공주에게 허락된 최고의 행복 정종.
그러던 그녀가 차츰차츰 따뜻한 정종의 인간됨을 알아가고 불의를 보고 목숨도 아끼지 않으며 뛰어드는 그의 인성에 반하고 결국엔 그를 부군이라 부르며 다정하게 안아주는 그런 모습들. 정성스레 반지를 끼워주고 그 손에 입맞춤하는 정종은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듯 행복하게만 보였습니다. 남편의 사랑 조차 알지 못하고 죽어간 공주들이 그리 많다 하던데 삶은 경혜공주에게 최고의 비극을 안겨주었지만 그 어떤 공주도 얻을 수 없었던 최고의 사랑을 선물했나 봅니다. 어떻게 그런 부군을 평생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두 부상커플의 건투를
개인적으로 배우 홍수현을 TV에서 본게 아주 간만인데 교통사고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없다는게 정말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경혜공주 역을 잘 소화하고 있더군요. 날카롭게 숙부 수양대군을 쏘아보는 모습이나 동생으로 인해 애타게 고민하는 모습이 정말 전생에 공주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사극 출연 경력이 오래된 이민우 역시 추간판장애 때문에 엄청난 통증이 있고 진통제를 먹으며 촬영중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엄청난 부상이라 이번 촬영 이후에 휴우증이 있는 건 아닐지 참 걱정이 되더라구요. 간판 사극연기자에 재능있는 배우들이니 말입니다.
부상커플의 이별과 고통이 남았을 뿐인데..
사육신의 암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고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세령과 함께 도망쳐 살고 싶은 유혹을 견디는 승유와 사육신들이 처참하게 죽는 모습을 보게 될 세령. 경혜공주는 이제 작호까지 박탈당하는 서글픈 삶이 시작될 것이고 세령은 드디어 공주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궁 밖으로 떠날 차비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두 사람 모두 전형적인 조선 공주들의 삶을 벗어던진, 사랑에 운명을 걸었던 공주들이란 면에선 유사한 모습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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