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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아닌 그 누가 해도 투기는 나쁜 것입니다

Shain 2011. 9. 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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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이런 저런 뉴스를 읽다 이건 좀 아니다 싶은 기사와 반응을 보아서 급히 글을 쓰게 됩니다. 며칠전 '내가 기억하는 '연예인' 강호동의 초심'이라는 포스팅을 올리면서도 썼지만 저는 연예인 강호동을 그리 좋아하진 않아도 최소한 그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자신이 죄지은 만큼만 고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탈세 혐의도 아닌 절세 때문에, 일반인들도 항목이 부정확해 자주 착오를 일으키는 그 문제로 추징을 당했다 해서 대기업같은 고의 탈세자들처럼 비난받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실제 세금 추징 과정에서 이런 애매한 일은 자주 일어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문제가 된 기사, 즉 강호동이 평창에 20억원 가치의 땅을 샀다는 기사를 보며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평소 부동산 투기를 몹시 혐오하다 보니 더욱 싫은 감정이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공직자도 아닌 연예인이 어쩌다 땅을 샀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당했는가 하는 점이 궁금해졌습니다. 즉 어떤 목적으로 샀는지, 사업상의 목적인지 개인적인 증여의 목적인지도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투기 혐의'가 공개되었다는 점에서는 이전 탈세 사건과 별반 차이 없는 언론 폭로였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강호동 탈세 혐의 관련 기사에 몇가지 의혹만 적혀 있을 뿐 실제 '탈세'를 위해 어떤 적극적인 조치를 했는지 즉 범법 사실이 무엇인지 적혀 있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 땅 구입 문제에도 어떤 용도로 어떤 과정으로 구입했는지가 전혀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 공개된 땅구입이 투자인지 투기인지 이 부분은 아직까지 '혐의'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 부분은 계속 경과를 두고 보며 투기였는지 투자였는지 판단해도 늦지 않은 문제입니다. 제가 진짜 놀라고 경악스러웠던 문제는 이런 혐의에 대한 네티즌들의 태도였습니다.

강호동이 탈세 의혹으로도 모자라 투기 혐의가 있다? 아직 혐의일 뿐이지만 그 부분에 심하게 실망하여 비난하는 감정이 드는 건 일단 부당할 수는 있어도 어쩔 수 없다고 칩시다. 사람이라는게 불법을 보면 이건 아니다 싶은 감정이 들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인상좋은 '강호동'이 저지른 일이라고 해서 투기 의혹이 있는 땅을 샀다는 사실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지금은 강호동의 목적이 뭐였는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니 본인의 해명을 기다려보자 정도였으면 충분한데 '땅 사는게 뭐가 나쁘냐'는 식으로 반응하는 건 뭔가 아니다 싶었습니다.

투자의 뜻은 '이익을 얻기 위해 자본을 대거나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거나 주식 등을 구입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투기란 '단기간에 대폭적인 가격변동이 있을 것을 예견한 매매행위'를 뜻하는 말로 주가 조작이나 부동산 투기 등이 대표적인 예가 됩니다. 우리 나라 경우 80년대 서울 지역 개발 정보를 몰래 공유해 일부 고위층이 단기간에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선례가 있으며 덕분에 땅값과 집값이 엄청나게 상승하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그뒤로 많은 서민들이 집문제로 고생을 해야 했으며 투기에 올인했던 졸부들은 여러 윤리적 사회문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내돈 쓴다는데 뭐가 나쁘냐'고 하는 문제들 중에는 타인들에게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는 사회적 행위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속어로 '돈놓고 돈먹는' 행위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고 윤리적으로 비난할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의 심정은 구체적으로 이유있고 타당한 비난이고 분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한번 오른 집값은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집이 거주하는 곳이 아닌 투기 대상으로 변해버려 안 그래도 팍팍한 살림살이가 더욱 힘들어지곤 합니다.

실제 강호동이 투기를 했건 안했건 상관없이 투기 자체는 비난받아야할 문제라는 점에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강호동'이 그런 일을 했다는 이유 만으로 '땅을 사는게 어떠냐'고 항변하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강호동이 아닌 그 누가 해도 투기는 잘못된 것입니다. 그 점은 분명히 공감대가 있어야할 문제가 아니었을까요?

기사 내용을 보면 '강호동이 땅을 산 지역이 올림픽 개최지 알펜시아 리조트 부근이라고 알려졌다'는 단순한 내용이기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것인지 당장 팔아 이익이 나올 수 있는 종류의 땅인지 확실치는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강호동이 저지른 일이라고 해서 '투기' 조차 나쁜 것이 아닌 정상적인 일로 만들어버린다면 이건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정말 강호동의 진심을 믿어주고 싶다면 차라리 기자에게 자세한 정보를 요구하는게 나을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투기꾼으로 몰아갈 수 밖에 없는 그런 기사가 아닌, 정확한 정보 말입니다.

물론 돈이 돈을 버는 행위에 대한 윤리적 판단은 본인의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땅을 사고 집을 사고 자신이 투여한 돈에 대한 이익을 바랍니다. 한국 사회에선 돈 중심의 질서가 너무 당연하게 여겨져 자신의 행위가 투자인지 투기인지 양심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드물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또 강호동의 진실은 아직까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기에 판단을 보류하겠습니다만 돈이라는게 어쩌면 이렇게 무서운지 한번 더 실감하게 되네요. 또 부동산 투기에 대한 인식이 이것 밖에 안된다는 점에서 놀랐습니다. 정말 어이없는 댓글들을 읽게 된 아침이네요.


* 조금전에 읽은 기사로는 구입한 땅은 당장 판매해 이익을 바랄 수 없는, 장기 투자의 목적으로 구입한 땅이라고 합니다. 좀더 확실한 사실 관계는 계속 밝혀져야 알겠지만 이번에도 언론이 '혐의' 만으로 사람잡은 의혹이 있는 것은 확실한 듯합니다. 어찌 되었든 강호동이 돈 때문에 이미지가 나빠지는 건 피할 수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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