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

종편 채널 출연 연예인에 대한 비난 정당한가

Shain 2011. 12. 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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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에 대한 의견이 입장에 따라 다른 것처럼 종합 편성 채널(이하 종편)에 대한 입장도 사람 마다 다를 것입니다. 채널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언론사가 방송에 뛰어들었다는 점, 즉 무시할 수 없는 언론 권력이 생긴다는 점에서 영향력을 우려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우리 나라 언론이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당연히 곱게 볼 수 없는 채널이 종편 채널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오락성' 문제 보다 이런 관점에서 종편 채널을 반대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제 4개 종편 채널의 개국 축하 기념 행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언론들은 각자 입장에 따라 종편 채널 관련 뉴스를 쏟아내기 시작했고 그 행사에 어떤 어떤 연예인들이 출연했는지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개국하기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지금 막 신생 방송국으로서 출발한 그들에게 핑크빛 미래를 예견하는 기사도 있었고 중간중간 방송 실수가 잦아 '부실했다'는 평가를 내린 언론도 있었습니다. 꽤 많은 연예인들이 무대에 올라 축하공연을 펼쳤고 축하를 건낸 사람들 중에는 피겨스타 김연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12월 1일 개국한 종합편성 채널 4곳.


확실치도 않은 '탈세 문제'로 잠정 은퇴한 강호동에 대한 여론이 더욱 나빠진 건 종편에 갈 수도 있다는 언론 보도 때문이었습니다. 종편을 거부하는 많은 사람들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책임은 생각하지 않고 돈만 주면 아무곳에나 출연한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악화된 여론 때문에 방송에서 스스로 물러난 강호동은 결국 종편으로 이적하지 못했고 어제 '채널A'라는 종편은 20년전 자료를 근거로 강호동이 야쿠자 모임에 참석했다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야쿠자 연루 의혹'을 제기한 셈입니다.

출연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복성 보도를 흘린 것인지 어떤지 알 수는 없지만 반박자료를 보니 이 의혹이 정당하다거나 당시 상황상 정말 강호동이 연루되었다고 보기는 힘든 자료라고 하더군요. 최근 탈세 때문에 팬들에게 가장 비난받고 있던, 이제는 '힘없는' 연예인이 된 강호동을 희생양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려 했던 듯합니다. 강호동에 대한 호감, 비호감 여부를 떠나 확실치도 않은 의혹을 제기한 '채널A'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음은 두말할 나위 없고, '이래서 종편이 안돼'라는 여론도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연예인을 '딴따라'라고 부르던 옛날 문화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술자리에서 부르든 정치권에서 부르든 간에 따지지 않고 쪼르르 불려가던 연예인들을 흔히 볼 수 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정치적 실세가 부르면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이유로 따라가야 했던 그들, 아무대나 풍악을 울려대는 그 연예인들을 보며 사람들은 '딴따라'라고 손가락질했고 아무 생각이 없다며 낮춰 부르곤 했습니다. 연예인들도 한 사람의 국민이고 인간인데 그런 최급을 받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딴따라'라는 표현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연예인들도 그런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봅니다. 출연료를 많이 주기 때문에 종편에 출연했든 자신과 생각이 맞아 종편에 출연했든 간에 자신의 선택이 '사회적 책임'을 지는 행위임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제 게재된 국민일보의 기사 '종편 출연 연예인들, 논란의 중심에 서다'란 글에서처럼 자신의 직업이 연예인이기 때문에 종편 논란에서 비켜가겠다는 건 스스로를 '딴따라'로 낮추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돈받고 하는 그 '일'이 지탄받는 종편 채널을 흥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김연아'가 특정 종편 채널을 지지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요청하면 출연할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렇지만 종편이 '김연아'를 불러 누리게 될 광고 효과를 생각하면 '아무 생각없다'는 공지영 작가의 비난에 동의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스스로에게 이익이냐 아니냐 차원에서도 강호동이 지금 당하고 있는 악의적인 루머가 김연아같은 스포츠 스타를 비롯한 다른 연예인을 괴롭히지 말란 법도 없는데 공생의 차원에서 그런 방송국에 동조한다는 건 좀 더 차분히 생각해봤어야 하는 일이라 봅니다.

일단 연예인들에 대한 악플이나 인신공격은 매우 반대합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나 네티즌이 '종편 출연 연예인'을 비난하는 건 당분간 어쩔 수 없는 반응이라 봅니다. 종편을 반대하는 시청자들 역시 우리 나라 미디어를 소비하는 주체이고 그들은 종편의 부당함이 있다면 반대하고 불매운동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소녀시대'나 '김연아'에게 호감을 표시할 수는 있어도 종편에 출연한 '소녀시대'는 거부할 수 있는 것이 시청자입니다. 굳이 종편에 계속 출연해야겠다면 비난을 감수하는 자세까지 함께 갖춰야할 것이라 봅니다.

한가지 더 경계해야할 것은 '종편 채널'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을 특정 연예인들에 대한 비난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특정 연예인들을 비난한다고 해서 종편 채널이 그 잘못된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연예인들 역시 한 소속사에 속한 사람들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는 출연을 결정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강호동에 대한 부당한 루머 양산을 비판하기 보다 김연아같은 특정인에 대한 비난을 앞세워 '종편의 문제점'을 가려서는 안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벌써부터 이런 보도 태도를 보이면 앞으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끔찍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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