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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번의입맞춤, '하늘이시여'가 연상될 수 밖에 없는 엄마의 선택

Shain 2011. 9. 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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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 '천번의 입맞춤'에서 첫회던가 며느리 우주영(서영희)에게 너 버리고 간 엄마는 너에게 연락도 없냐며 모진 소리를 하던 시어머니(정재순)는 드라마 '미스 리플리'를 보며 자식버린 에미 속은 아무도 모른다고 한탄합니다. 드라마 속 애타는 친어머니의 마음은 이해가 가면서 어릴 때 헤어진 어머니 때문에 상처받는 며느리 속은 신경도 안쓰는 이 시어머니. 반쯤은 호기심, 반쯤은 약자를 무시하는 마음이 섞인 그 시어머니의 심보가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매가 겪어야했던 세상의 시선일 것입니다.

보통 딸아이와 어릴 때 헤어진 어머니는 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물론 딸아이의 인생은 딸의 것이고 어머니와 자랐다고 해도 딸은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머니란 존재는 자신이 직접 기르고 보살펴야 했을 딸이 괴로워하는 모습이 자기 때문인 듯 미안하기만 합니다. 자신이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여겨질 때는 더욱 고생하며 사는 딸의 모습을 두고 볼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갚아주고 싶고 어떻게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아무 조건없이 결혼을 승낙했는데 그 아이가 친딸이라니

예전에 방영된 임성한의 '하늘이시여'는 그렇게 딸을 버려야만 했던 한 어머니가 갖은 고생을 하고 구박받으며 자란 딸과 나무랄 것 없이 훌륭한 자신의 의붓아들을 결혼하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스타가 된 배우가 지금 '광개토대왕'에 출연중인 이태곤입니다. '천번의 입맞춤'에 할머니 역으로 출연중인 반효정 역시 그때도 할머니 역을 맡아었죠. 의붓아들과 딸은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이이지만 법적으로는 남매이기 때문에 둘은 어떻게든 결혼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의 절절한 모성과는 별개로 윤리적 논란이 될 수 밖에 없었죠.

드라마 '천번의 입맞춤'에서도 그때의 논란이 되풀이되는게 아닌가 싶은 장면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우주영과 우주미(김소은) 자매를 두고 떠나야 했던 어머니 유지선(차화연)은 재벌 회장 장병두(이순재)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약간은 냉정해도 꽤 괜찮은 아들인 장우진(류진)이 서른다섯 평생 처음 느낀 사랑이라며 결혼하겠다고 데려온 여자가 우주영이라니 어머니 유지선은 너무도 힘겨워하다 과거 시어머니였던 자매의 할머니 차경순(반효정)에게 전화를 겁니다. 딸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이 어머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두 자매 모두 어머니가 재혼한 집안과 얽힐 줄은

큰딸 주영이 바람피우는 남편 태경(심형탁) 때문에 이혼하고 운명적으로 장우빈(지현우)와 사랑에 빠집니다. 자신은 이혼녀에 애딸린 연상녀이기 때문에 젊은 남자가 사랑한다고 할 줄 몰랐는데 두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계속 마주치게 됩니다. 장우빈 역시 배신당한 사람의 슬픔을 잘 알아 도와주고 싶었던 것 뿐인데 자꾸만 주영이 눈에 밟혀 어쩔 줄 모릅니다. 두 사람은 장우빈의 큰어머니가 주영의 친어머니인 유지선이란 사실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채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유지선은 의붓아들이 사랑한다며 데려온 여자가 자신의 친딸이란 사실에 경악하고 맙니다. '우주미'라는 흔치 않은 성과 이름에 나이도 비슷한 아가씨가 나타났음에도 설마 이 여자아이가 내 딸일까 생각도 안해봤던 어머니, 어떻게 어머니가 딸도 못 알아보냔 비난을 들어도 어쩔 수 없을 만큼 우주미가 어릴 때 헤어진 세살짜리 딸 '우주아' 일 줄은 꿈에도 몰랐던 유지선입니다. 아버지 때문에 결혼에 대한 기대를 접었던 아들이 며느리감으로 데려온 여자가 내 딸이라니. 딸아이 역시 그토록 행복하게 웃고 있는데 자신 때문에 그 행복을 깨트려야 하다니.

비밀을 아는 사람이 있어 속이기도 쉽지 않다

나 때문에 아이들이 불행해졌다며 죄책감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건 만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상에는 자세히 등장하지 않았지만 유지선과 남편 우교수는 그리 깔끔하게 헤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매의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어머니 이야기를 절대로 꺼내지 않고 유지선이 아이들과 만나지 못하게 했던 것도 며느리에 대한 엄청난 분노 때문이었습니다. 하나 뿐인 아들을 최고로 알고 살아온 시어머니이지만 늘 차분하고 경우바른 자매의 할머니가 그렇게까지 며느리를 싫어한 이유는 '불륜' 때문이라고 합니다.

유지선의 동서인 민애자(김창숙)가 자신의 손윗동서이자 남편 장병식(김창완)의 아버지같은 형님, 장병두의 아내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도 그 '불륜' 때문입니다. 유지선은 자신의 남편 우교수의 제자 즉 민애자의 남동생인 젊은 남자와 불륜을 저질렀고 그 때문에 이혼당하고 쫓겨났다고 하는군요. 민애자가 유지선을 미워하는 건 약간은 자연스러운 평범한 감정이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남편 뿐 아니라 남동생에게까지 상처를 준 여자가 손윗동서라니 인정할 수 없는 것이겠죠.


결국 딸을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한 어머니의 엄청난 죄책감, 장우진의 계모이자 장수아(남지현)의 어머니인 유지선이 그동안 얼굴도 몰랐던 딸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늘이시여'의 그 어머니가 선택한 그 방법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요. 친딸을 며느리로 들이고 딸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는 계속 불안하게 살아갈 것인지. 자신에게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며 모질게 인연을 끊었던 시어머니 차경순에게 전화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상견례 장소에서 자신을 보아도 아는척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딸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며 그 행복을 위해서라면 못할 짓이 없다고 마음먹는 한 어머니, 다소 무리한데다 윤리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의붓남매 간의 결혼'이 과연 이번에도 등장하게 될까요. 손녀딸의 행복 앞에서 할머니 차경순은 쫓아낸 며느리에게 어떤 선택을 하라 말할 수 있을 지. 참으로 궁금한 한편입니다. 특히 민애자가 모든 비밀을 알고 있으니 주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게 되면 경악할 수 밖에 없겠지요. 오늘밤 유지선과 차경순의 선택, 우빈과 주영의 문제도 둘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지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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