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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번의입맞춤, 우주영의 주변인물들은 하나같이 비상식적

Shain 2011. 10. 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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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간대에 방영되는 드라마 KBS의 '오작교 형제들'은 자기 가족만 중요하고 다른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않는 주인공 가족이 비난받았지만 최근 개집 옆에서 머슴살이하던 여주인공 백자은(유이)과 황태희(주원)이 사랑에 빠지고 못된 짓만 골라하던 박복자(김자옥)도 백자은과 친해지는 등 이야기 방향을 급선회하고 있습니다. 반면 MBC '천번의 입맞춤'은 바람난 남편 때문에 이혼하게 된 주부 우주영(서영희), 그리고 우주미(김소은)와 키다리 아저씨 장우진(류진)의 사랑으로 이야기로 시작하더니 의붓 남매의 결혼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한 자매가 사촌형제와 사랑에 빠져 잘못하면 두 집안이 겹사돈이 된다는 것 쯤은 이 드라마에서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우주미가 사귀는 남자 장우진은 우주미의 친어머니 유지선(차화연)의 의붓아들입니다. 유지선은 주미의 할머니이자 자신의 시어머니였던 차경순(반효정)까지 설득해 주미를 우진의 아내로 즉 자신의 며느리로 거두려 하고 있습니다. 친딸을 며느리로 들이고 과거 시어머니였던 사람은 그를 모르는 척 해준다니 앞으로 이야기가 어찌 되려고 저러나 싶습니다.


사촌 형제와 사랑에 빠진 주영, 주미 자매

물론 20년 이상 떨어져 살아 고생고생한 딸에게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그리고 손녀딸의 웃는 모습 만 보고 싶은 할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모를 건 아니지만 둘이 결혼하기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복주 할머니(이미영)만 해도 결혼식날 지선을 보면 입을 다물지 못할 것입니다.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떠안은 결혼인 셈인데 모든 사람의 축복을 받아야할 결혼이 이런식으로 비밀스러운 음모가 되버린다는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거기다 남편 박태경(심형탁) 때문에 고통받다 이제서야 새롭게 취직하고 구두 디자이너 일을 다시 시작한 우주영 주변엔 도무지 납득가지 않는 사람들, 불합리한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들만 잔뜩 있습니다. 그 원인은 자신을 사랑한다며 과감하게 쫓아다니는 장우빈 때문입니다. 주영을 사랑한다고 고백한 장우빈이 이제부터 힘겹게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주영의 골치거리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 최고 악질은 주영의 직장 상사이자 우빈의 옛 애인인 한유경(차수연)입니다.



주영의 주변 인물들은 하나같이 비상식적?

처음부터 주영의 시어머니(정재순)는 이기적이고 못된 말을 서슴치 않고 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주영 입장에서는 남편의 바람기로 이혼하는 것이고 아이까지 주영이 맡기로 했으니 남편 태경은 양육비와 위자료를 지급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럼에도시어머니는 주영에게 한푼도 내어줄 수 없다 큰소리칩니다. 어제 방영분에서는 주영의 아이 찬노(구승현)를 말도 없이 데려가 한바탕 난리를 치르게 만듭니다. 주영의 할머니, 이모할머니, 장우빈까지 모두 찬노를 찾느냐 고생했지만 시어머니는 되려 뻔뻔하게 그럴 수도 있다는 식으로 반응합니다.

태경의 불륜녀 양준희(이자영)는 임신한 상태로 태경의 집에서 며느리처럼 얹혀살면서 아직까지 이혼 숙려 기간이 끝나지 않은 태경과 주영 사이를 간섭합니다. 구두회사에 첫출근한 주영에게 찾아와 왜 만나냐고 할 때는 황당하다 못해 기가 막히더군요. 이혼했어도 둘 사이에 찬노가 있는 한 태경과 주영은 종종 얼굴을 마주할 일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또 아직까지 이혼 과정이 완료된 것도 아닌데 불륜녀가 끼어드는 것 뭔가 우스운 꼴이 연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전남편 불륜녀에 우빈의 옛애인까지 하나같이 골치덩어리들

주영의 직장 상사이자 구두 회사 본부장인 한유경은 비상식적인 행동에 정점을 찍습니다. 과거에 장우빈이 미국으로 치료하러 갔을 때 사귀었다고 한들 그건 까마득한 옛날 일이고 두 사람은 현재 연인 사이도 아닌데다 장우빈에겐 감정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 오해라고 하기 힘든 상황을 장우빈이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유경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처지입니다. 그래도 유경은 자신이 유빈의 애인인 듯 굴고 우빈의 누나 혜빈(정가은)의 도움으로 우빈의 집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디자인 컨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주영에게 꽃다발을 주고 포옹하는 우빈에게 질투하는 솔직한 감정은 이해할 수 있다 쳐도 이제 애인도 아닌 남인 유경이 주영에게 질투를 표현하는 건 과한 행동입니다. 그것도 자신의 본부장 지위를 이용해 아무것도 모르는 주영을 괴롭히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나름 전문직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지위와 역량에 대한 자부심은 어디에 버리고 노골적으로 질투에 눈 먼 행동을 하는 모습에 저절로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이미 헤어진 애인이 무슨 권리로 우빈의 애인처럼 굴며 주영을 괴롭히는 것일까요. 거기다가 결혼과 육아 때문에 한동안 직장일을 쉬었던 주영의 약점을 상기시키려는 듯 입사 첫날부터 이런저런 말로 괴롭힙니다. 양준희를 만나느냐 잠깐 늦은 주영을 보며 주영의 친구 차명희에게 친구라고 너무 풀어주지 말라는 등 안해도 될 말을 하고 술이 약하다는 주영에게 폭탄주를 주라며 직원들을 선동하기도 합니다. 외국에서 공부했다는 자존심 강한 이 여자가 치사하고 유치한 방법으로 주영을 애먹이는 것입니다.

앞으로 주영을 괴롭힐 최종 보스 민애자

사실 주영이 마주쳐야할 괴로움은 유경이 끝이 아닙니다. 우빈의 어머니에 비하면 유경은 아직 애피타이저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지선이 자신의 남동생과 바람 나 이혼당한 사실을 알고 있는 다른 한 사람. 지선의 동서이자 우빈의 어머니인 민애자(김창숙)는 유지선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동생이 죽게 되면 더욱 지선을 괴롭히며 못살게 굴테고 지선의 딸인 주영과 아들의 사랑을 절대 용납하려 들지 않겠죠. 물론 한참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겠지만 주영이 이혼녀라는 것만 알아도 어떤 짓을 할지 안 봐도 눈에 선하단 생각이 드네요.

주영과 주미 자매가 사랑을 하고 고통을 이겨 나가는 이야기 '천번의 입맞춤'. 그 어떤 논란이나 비상식을 다 합쳐도 친딸을 며느리로 들인 의붓 남매 혼인 사건을 따라가기는 힘들겠습니다만 유난히 주영에게는 팥쥐 엄마들이 잔뜩 따라붙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은 두 자매의 사랑이 '신데렐라' 이야기의 변형인 까닭인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는 원래 왕자님을 만나려면 남들 보다 몇배는 더 고생하는 법이거든요. 재벌가에 시집가는 일이 쉽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일까요.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여전히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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