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공주의남자

공주의남자, 애통한 정종의 죽음 공주의 남자들은 다 죽는다?

Shain 2011. 9. 3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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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바득바득 갈리는 수양대군의 악행과 눈물없이 볼 수 없는 단종 남매의 비통한 운명. 사람들은 입을 모아 수양대군의 최후가 비참한 것은 당연하다 말합니다. 사람을 학살하고 권력을 차지한 비정한 남자의 운명이 행복한 것이 아니길 그도 평탄치 않은 인생을 살았길 바라는 사람들의 인지상정.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경혜공주(홍수현)의 남편 정종(이민우)은 끔찍한 능지처참으로 죽고 단종(노태엽)과 금성대군(홍일권) 마저 사사 당해 역사의 비극은 그 정점을 찍었습니다.

주인공 세령(문채원), 김승유(박시후) 커플이 이성적으로 '말도 안되는 커플'이란 평까지 받는 반면 유배지에서 남편과 함께 했던 경혜공주의 사랑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드라마 속 묘사와는 다르게 '엄친아'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쟁쟁한 가문이었던 정종이 편한 자리를 거절하고 단종과 운명을 함께 했다는 점도 그들 커플에 대한 슬픔을 더욱 배가시킵니다. 처참하게 죽어가는 남편의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겠다는 공주의 눈빛이 너무도 서러워 볼 수가 없었을 지경입니다.

능지처참 당하면서도 당당히 수양에게 호통치고 경혜에게 웃음지으며 죽는 정종

어제도 적었든 정종의 역모는 단종과 금성대군이 1457년 죽고 난 후 1461년 발각된 것이고 10월 20일 능지처참을 당했습니다. 경혜공주를 10월 23일 유배지에서 데려오라 명한 것으로 보아 그때쯤 둘째를 임신했던 경혜공주(극과 다르게 자녀가 둘)는 실제로는 정종의 끔찍한 죽음을 보지 못한 듯합니다. 정종까지 죽고 나니 그때서야 수양은 경혜공주에게 후한 대접을 하는 듯 제스처를 취합니다(집, 노비 하사). 경계할 사람은 다 죽였으니 더이상 겁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미 폐서인된 세령공주의 남자 김승유는 함길도로 갑니다. 그의 동료들이 수양의 딸 세령을 반대하자 세령이 승유를 따라가지 않기로 합니다. 둘의 사랑은 누가 봐도 기이하며 모든 걸 용서하는 '성불'의 경지가 아니고서는 참아낼 수가 없는 사이입니다. 세령이 수양의 딸이고 승유가 응징을 결정한 이상 더욱 서로가 서로의 고통을 보고 괴로워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사이인 것입니다. 경혜공주의 남자 정종이 숨을 거둔 지금, 또다른 공주의 남자는 어떤 운명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까요.



어쩐지 심상치 않은 세령과 승유의 이별

경혜공주가 남편과 동생을 비롯한 모든 가족을 잃고도 차마 따라죽지 못하고 밥한술을 뜨는 장면, 아이 때문에 어떻게든 먹어야 한다는 은금(반소영)의 말에 울먹이며 밥을 먹는 그 장면, 사서의 기록과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아이가 둘인 몸이라 차마 죽을 수도 없었던 경혜의 심정은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관비로 떠나야 하는 그녀는 공주가 관비로 살아야한다는 고통 보다 사랑했던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는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할 것입니다. 수양을 찢어죽여도 시원치 않다는 그녀의 말은 진심이겠죠.

수양대군은 자신이 그토록 믿던 충신들, 계유정난을 함께 준비하고 함께 권력을 잡아 영광을 누리자던 한명회(이희도), 신숙주(이효정), 권람(이대연) 등에게 배신감을 느낍니다. 단종에게 사약을 내릴 타당한 이유는 알고 있지만 아직 스무살도 되지 않은 단종까지 죽이면 병에 시달리는 의경세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수양대군에 대한 여론도 악화될 수 있음에도 소위 '공신'들은 강경하게 노산군에게 사약을 내리라 주청합니다. 수양은 실제로도 세 번 정도 단종의 사약을 불허했던 기록이 있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고통과 죽인자의 고통

아들의 죽음을 앞둔 수양대군은 문종(정동환)의 병약함을 빌미로 왕위에 오른 자신이 이렇게 되갚음을 당할 줄은 몰랐다고 푸념합니다. 그러나 왕이 된 이상 과거를 후회한다 한들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아무리 딸이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세자가 괴로워하며 죽어가도 멈출 수는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마음이 껄끄럽고 기분이 좋지 않아도 어린 조카와 친동생을 죽이지 않고서는 피로 이룬 왕권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수양은 이렇게 점점 더 정신적인 압박을 받으며 괴로워 하지만 세령과의 사랑을 인정한 승유는 오히려 아버지 김종서(이순재)의 지지자가 많았던 함길도로 떠나며 새로운 의욕을 다집니다. 아무도 없었던 그의 곁에는 조석주(김뢰하), 전노걸(윤종화)를 비롯한 친구들이 있고 이시애라는 호족은 새로운 군사력을 제공해줄 것이 분명합니다. 당시 수양대군은 북쪽 지역을 차별 대우하여 지방 농민들의 불만도 상당했다고 합니다. '이시애의 난'은 세조 시기를 뒤흔들었던 엄청난 사건 중 하나이고 신숙주 등이 역모에 고변되었으니 세조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사건이 될 것입니다.

공주의 남자들은 모두 비참하게 죽었다

수양대군의 외롭고 쓸쓸한 말년, 그야 자신이 자초했으니 불쌍할 것이 없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이야기가 '금계필담'대로 이어지느냐 마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세령은 집을 나와 떠돌고 있지만 죽어가는 의경세자를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승유에게 부담이 되기 싫어 스스로 승유를 따라가지 않기로 합니다. 전하는 이야기는 수양이 피부병으로 요양을 가던 중 세희와 닮은 아이를 만나고 그 아이가 세희의 아이인 걸 알게 된다고 했는데 그 옆에는 분명 김종서의 손자라는 그 남자가 없었습니다.

즉 민담 속에서도 수양대군은 김종서의 손자를 만나지 못합니다. 물론 역적의 자손이니 세희가 둘을 만나지 못하도록 피신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공주의 남자'처럼 김승유가 수양을 암살하려 시도하는 등 적극적인 반란 주동자일 때는 더욱 만나서는 안되는 사이가 된단 뜻입니다. 세령이 승유의 아이를 데리고 혼자 살다 죽느냐 아니면 그 옆에 '이시애의 난'을 실패한 승유가 함께 살고 있느냐가 마지막 두 에피소드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과연 경혜공주의 남자 정종은 처남과 아내를 지키려다 죽었는데 세령공주의 남자 승유는 끝까지 연인 옆에 남게 될까요.

점점 더 다가오는 두 사람의 이별

쫓겨난 두 공주의 애닮고 서러운 사랑 이야기 '공주의 남자'. 비록 세령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세령의 뒤를 쫓은 한 남자, 두 친구를 배신하면서까지 세령을 사랑한다 했던 또다른 공주의 남자 신면(송종호)은 분명 죽을 운명입니다. 김승유를 만나 최후의 순간을 맞게 될 신면. 경혜공주와 세령, 두 공주의 주변 사람들은 모두 비참하게 죽어갔습니다. '공주의 남자'들의 운명은 하나같이 비극입니다. 가해자인 수양대군까지도 고통스레 살다 최후를 맞습니다. 마지막 공주의 남자 김승유의 운명도 죽음 뿐인걸까요. 마지막 이야기를 기대해 봅니다.

* 그건 그렇고 배우 이민우가 디스크 때문에 '광개토태왕' 출연도 고사할 정도로 아프다고 하던데 능지처참 장면을 너무 리얼하게 잘 찍는 모습이 오히려 안쓰럽더군요. 이번이 마지막 촬영이었을텐데 충분히 쉬시고 다음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교통사고 당한 홍수현도 우느냐 상당히 고생했을 것 같습니다. 부상커플의 투혼이 돋보이는 한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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