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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190

빈센조, 진짜 '마피아' 냄새가 났던 마지막회

예전에 보던 드라마 중 '보드워크 엠파이어(Boardwalk Empire)'가 있었다. 그 드라마는 미국 금주령 시기에 유명했던 깡패(갱스터)이자 정치인 에녹 존슨을 모델로 '너키 톰슨'이란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 캐릭터는 따뜻할 때는 한껏 다정하고 잔인할 때는 한마디로 피도 눈물도 없다. 내가 주목한 것은 다소 빈센조 까사노를 닮은 그 주인공보다 너키 톰슨 주변의 마피아들이다. 드라마엔 당시 실존인물인 갱스터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이탈리아 출신 알 카포네, 뉴욕 출신 러키 루치아노, 유태인 출신 아놀드 로스틴 등 그 시기는 갱스터의 전성기였다. 흥미로운 건 제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돌아온 알 카포네였다. 알 카포네는 담배를 입에 물고 웃고 있는 사진이 유명한데 그 인심 좋아 보이는 얼굴과는 다르게 ..

대박부동산, 심심풀이로 쫓아본 홍지아의 퇴마의식

예전에 읽은 '퇴마록'이라는 소설은 세상에 나타나는 온갖 악령을 퇴마사들이 물리치는 내용이었다. 그 소설에서는 여러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퇴마를 한다. 주로 가톨릭에서 '구마(驅魔)' 혹은 '퇴마(退魔)'라고 부르는 그 행위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종교에 따라 방법이 다르다. 최근에 방송중단된 '조선구마사'는 가톨릭 신부가 기도를 통해 생시에 깃든 악령들을 몰아내는 내용이라 한다. '퇴마록'에도 가톨릭 신부였던 박신부가 등장하고 주인공 현암은 승려들에게 내공을 전수받은 인물로 주로 검에 깃든 영혼을 이용해 퇴마를 한다. 사실 퇴마록은 한국형 퇴마 판타지의 원조격이기도 하다. '대박부동산'은 귀신든 부동산을 거래하는 홍지아(장나라)가 오인범(정용화)이라는 사기꾼 영매와 퇴마를 하는 내용..

시지프스, 운명을 바꾸기 위한 한태술의 마지막 선택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시지프스는 액션과 멜로를 내세운 SF였지만 한편으로는 생각할 문제가 참 많은 드라마였다.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드라마 속 캐릭터의 시간대 문제로 끊임없이 생각했다. 아니 드라마가 모두 끝난 지금도 제대로 설명해준 사람이 없기에 아직도 궁금하다. 대체 주인공들이 과거의 반복을 몇 번 겪었을까. 어떤 시점에선 처음 겪는 일들이고 어떤 시점에선 여러번 일어난 일이기에 꽤 헷갈렸다. 한태술(조승우)의 비행기 사고로 시작된 첫 부분은 분명 시그마(김병철)가 과거로 업로드한 후 처음 일어난 일일 텐데 그 뒤로는 반복된 미래들이 섞여 있다. 처음에는 이 드라마 전체가 주인공이 비행기 사고 이후 겪은 환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정도로 사건이 엉켜 있었고 한태술은 사고 전후 꽤 많은 약을 먹었다..

모호한 주인공들 누가 진짜 니체의 '괴물'인가 - 최백호의 the Night

처음에는 '괴물'이라는 제목이 너무 식상하다고 생각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라는 표현을 드라마로 연출했으려니 짐작했다. 이제는 온갖 과격한 드라마에서 익숙해진 괴물과 싸우는 장면들을 어떻게 더 다양하게 연출한단 말인가. 그런데 낯선 목소리와 낯선 음악을 듣는 순간 그 예상은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저 무수한 군상들 중 진짜 '괴물'은 누구고 진짜 무고한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누군지 몰라도 이 제작자랑 작가 정말이지 감각이 참 탁월하구나. 지금까지 4회가 방송되었지만 여전히 진짜 '괴물' - 살인자의 정체는 미스터리다. 이야기는 두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한가지는 이동식(신하균)을 중심으로 이유연(문주연), 고민정(강민아)을 비롯한 여성들이 손가락만 남기고 실종되..

카테고리 없음 2021.03.01

누구나 처음부터 어머니로 태어나지 않는다

이제는 옛날 이론일 지 모르지만 모성애는 태어나면서부터 생기는 게 아니라고 했다. 수많은 드라마에서 아이가 생기자마자 혹은 아이에게 위험한 일이 닥쳤을 때 아이를 낳자마자 갑자기 모성애가 생기는 것처럼 묘사하지만 모성애는 엄마가 된다고 그냥 생기는 감정만은 아니라고 한다. 그 이론에 의하면 '엄마'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고 했다. 흔히 '모성 신화' 혹은 '만들어진 모성'이라 불리는 부르는 이 이론에 의하면 '엄마가 어떻게', '엄마가 그래도 되나'같은 사회적인 강요가 결국 엄마의 고정관념을 만든다고 한다. 사회적 필요해 의해 엄마의 역할은 시대적으로 강조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왜 이런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하느냐 하면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보면서 오래 동안 곱씹어지는 어떤 감정이 생각났..

TV Inside 2021.02.03

요즘 시청하는 드라마 리스트

블로그에 글을 남긴 지 꽤 오래되었다. 흔적도 그 무엇 남기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많은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났고 이젠 PC가 아닌 모바일이 대세고 TV로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드물다. 하지만 내겐 글쓰기 습관만큼이나 바꾸기 힘든 것이 드라마 시청이다. 어머니의 힘든 시간을 달래주던 드라마, 내 답답한 일상에 잠시 웃을 여유를 주던 드라마 혹은 지리멸렬한 나의 시간에 빈틈이 되고 여유가 되어준 드라마. 좋은 드라마에 대한 생각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무얼 봐야 할지 헷갈릴 만큼 많은 드라마들이 제작되고 있지만 아무튼 나는 여전히 드라마를 본다. 앞으로 적는 것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써야 할 드라마 이야기다. 코로나는 나아질 기미가 없고 점점 더 답답하고 버티기 힘든 일상 드라마..

피노키오, 최달포 가족의 비극과 비슷했던 서해페리호 오보 사건

박혜련 작가가 드라마 '피노키오'를 쓸 때 어떤 사건을 모티브로 했는지는 본인에게 물어봐야만 알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부터 소방대장 기호상(정인기)과 그 가족들에게 일어난 일이 어디서 본 것같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고 현장에 시장에서 사온 아이 신발을 가져가 촬영했다는 송차옥(진경)은 유사한 케이스를 읽어본 적 있지만 기호상 가족 이야기는 그 모티브가 선뜻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러다 세월호 관련 뉴스를 읽을 때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비극적인 선박 침몰사고이자 최악의 오보 사건이었던 93년 서해 페리호 사건 때 도주했다는 누명을 썼던 선장이 있었습니다. 사고 며칠 뒤 서해페리호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故 백운두 선장 이야기입니다. 1993년 10월 10일 발생한 서해페리호 침몰 사..

쓰리데이즈, 재벌 김도진 회장의 '미친 짓'이 보여준 교훈

과거 냉전 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이 전쟁을 하면 세계가 멸망한다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핵무기를 한번 사용했던 제2차세계대전의 무서움을 세계인들은 충분히 보았기 때문에 세계 최강국인 두 나라가 혹시라도 핵무기를 모두 동원해 치킨게임이라도 벌이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에 약소국가들은 두 나라의 대립에 바짝 긴장하곤 했습니다. 오래된 기억입니다만 어떤 영화는 어린아이들이 장난삼아 미국 국방부를 해킹하고 게임인 줄 알고 전쟁을 하다 세계대전을 일으킬 뻔했다는 내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만약 핵무기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누군가가 미쳐서 실수로 혹은 의도적으로 핵무기를 발사한다면 그대로 세계는 멸망하고 말겠죠. 혹시 모를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는 핵무기에 대한 권한을 최대한 쪼개고 나..

신의 선물, 아동 유괴를 둘러싼 문제들 산만한 복선의 이유를 알 것같다

아동 범죄를 다룬 드라마는 역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사랑스러운 아이가 끔찍한 범죄에 희생되었다는 건 상상하기 싫은 일이고 그 아이로 인해 지옥을 경험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는 것도 고통입니다. 아동 범죄는 아이가진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관심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 요즘처럼 범죄가 증가하는 사회에선 누구나 타겟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아이와 내 가족이 운이 좋아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 뿐이지 TV 속에서 울부짖고 실신하는 부모의 모습이 내가 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신의 선물'에서 딸의 유괴범을 잡기 위해 상처투성이가 되고 딸의 주검을 확인한 뒤 자살을 시도하는 김수현(이보영)의 모습은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첫방송 때부터 왜 이 드라마의 제목을 '신의 선물'이라 지었을까 ..

내일이오면, 괴짜 디자이너 서인호 교수의 매력적인 변신

나이먹는다고 더 현명해지고 세상에 너그러워지란 법은 없습니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갈등하고 괴로워하는게 사람이고 삶의 시련은 끊이지 않고 밀려오기 마련입니다. 희노애락은 젊은 시절과 변함이 없는데 제 감정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오히려 더욱 괴로울 것입니다. '내일이 오면'의 여주인공 손정인(고두심)은 여자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룬 그 나이에 모든 것을 빼앗기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만약 환갑이 가까운 그 나이에 새로운 기회가 얻는다면 어렸을 때 보다 훨씬 성숙한 태도로 인생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이고 자기 개발이라고들 하지만 그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한 사람의 인격을 완성할 단계인 오십줄에 삶의 태도를 바꾸는 것은 단단한 껍질을 깨는 것과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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