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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6

빛과그림자, 실감나는 장철환의 빨갱이 사냥 못 믿겠다고?

제 고향 동네엔 나이든 어르신이 많아서 40년대나 50년대에 일어난 일들도 곧잘 기억해 내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첩첩산중이라 90년대까지 흙먼지 풀풀 날리는 지방도를 걸어 다녔고 전기도 다른 어떤 지역에 비해 늦게 들어왔다고 했지만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그리고 4.19와 5.16까지 모두 겪으신 그 분들은 시대의 무서움은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세대는 소문으로만 듣던 '인민군'을 겪어본 분도 많고 북진하던 미군이 지나가며 초콜렛같은 걸 나눠주더란 기억도 있고 하여튼 격동의 6, 70년대를 몸소 겪으신 분들입니다. 사람들은 때로 기록이 남아 있는 일 조차 잘 믿지 못합니다. 60, 70년대에 이런 일이 있었노라 이야기하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고 정치..

뿌리깊은나무, 앞서간 세종의 철학 가리온은 이해할 수 있을까

한달전쯤 방영된 '뿌리깊은 나무' 11회에는 세종(한석규)이 정윤함에서 정도전에게 술을 올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정도전은 정기준(윤제문)에게 큰아버지이고 사대부들의 비밀 결사조식인 '밀본'의 1대 본원입니다. 가리온은 그곳이 정도전의 넋을 기리는 곳이란 소문을 유생들에게 퍼트렸고 세종 역시 그 소문을 듣고 정도전을 위해 그곳에서 술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물론 실제 정도전의 아들들은 다 살아 있었고 이방원에 의해 복권되어 높은 벼슬에까지 올랐지만 극중 정기준은 삼봉의 대의를 잇는 계승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종도 정도전의 책을 읽고 백성을 위한 정치와 유학을 담은 글자를 창제했는데 같은 정도전의 글을 읽은 정기준은 유학이념을 두고 왕권을 견제하는 밀본을 꾸리고 있으며 한자같은 문자는 사대부 만이 누릴..

소셜테이너를 딴따라로 만들고 싶은 정치인

예전에는 노래부르며 춤추는 사람들을 '딴따라'라 부르며 천시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본래 예술이 배부르면 환대를 받고 배고프면 사치로 여겨지는 법이라 그런지 몰라도 흥겹게 나팔불고 흥을 띄우던 그들의 삶은 거칠고 절망적이었습니다. 조선 후기 주린 배를 움켜쥐고 전국을 떠돌던 각설이패나 남사당패의 고생을 보았던 까닭인지 사람들은 그들을 비천하다 했고 때로는 한껏 깔보며 하찮게 여기기도 했습니다. 그들로 인해 울고 웃고 삶의 한조각 즐거움을 얻으면서도 그들의 삶을 그리 부러워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딴따라'의 어원이 나팔부는 소리를 따라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영어 나팔소리인 '탄타라(tantara)'에서 따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예인들이 스스로를 딴따라라 부르는 ..

계백, 행회의 영묘는 왜 은고를 위해 자결했을까

비록 드라마이긴 하지만 '사극'에는 어쩔 수 없이 현대인들의 정치적 가치관이 개입하게 됩니다. 때로는 진보와 보수의 다툼이 연상되는 대립구도가 표현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역감정이나 재벌과의 갈등이 떠오르는 구도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드라마 '계백'에 등장한 사택황후(오연수)와 사택씨 일가들이 젊은이들인데다 새로운 백제를 꿈꾸는 계백(이서진)과 의자왕자(조재현) 보다 부패한 기득권층처럼 보이는 건 그런 연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구세력과 신세력의 정치적 입장 차이는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극중 의자는 무왕(최종환)의 정치적 승리를 도모한 공으로 태자로 책봉되고 아내 연태연(한지우)는 태자비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아들 부여태는 정식으로 부여의자의 아이로 인정받습니다. 민심을 살펴보겠다며 자신과..

계백, 가잠성 전투에 등장한 성주 알천에 대한 호기심

백제의 영웅 '계백'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왜 신라 장수 알천 이야기를 꺼낼까 하시겠지만 가잠성 전투에 성주 알천이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켜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선덕여왕'을 흥미롭게 시청한 분들이라면 당시 인상적으로 묘사되었던 화랑들의 전투 장면과 누구 보다 용맹하게 전장을 누비던 충성스럽고 우직한 알천랑(이승효)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극중 김유신의 의리있는 친구로 신라를 위해서는 목숨을 아끼지 않는 최고의 장수로 그려지던 알천은 당시 최고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였습니다. 드라마 '계백'의 주인공은 백제의 의자왕(조재현)과 계백(이서진), 그리고 그들과 함께 복수를 꿈꾸는 여인 은고(송지효)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함께 만들어낸 백제를 무너트리고..

The Kennedys, 케네디가의 저주 그 출발점

사람들이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과거의 이야기, 수없이 듣고 익혀 잘 아는 '유명인물'들의 과거사, 그 중에서도 미국의 현재를 바꿔놓았을 수도 있을 케네디 사람의 비밀은 더는 폭로될 여지가 남아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심쩍은 암살의 배후에 대해서도 세계적인 루머가 떠돌았고 저주받은 집안이란 이야기에 존 F 케네디, 로버트 케네디와 염문을 뿌린 마릴린 먼로나 오나시스와 결혼한 '재키 케네디'의 이야기까지. 이야기거리를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더 이상 새롭고 놀랄만한 '케네디' 이야긴 등장할 것같지 않은데 올해도 '케네디' 가문 사람들에 대한 드라마가 방송되었습니다. 질릴 만큼 질린 소재다 싶어 그닥 기대는 안 했더니 방영전 뜻밖의 파문이 일어났습니다. 본 드라마를 방영하기로 했던 History 채널에선 정..

근초고왕, 반복되는 완월당과 소숙당의 숙명

지난주 'KBS 근초고왕' 방영 내용은 주인공 부여구(감우성)가 고구려로부터 대방땅을 수성하고 해건(이지훈)에게 어라하의 옥새를 받아 백제 입성하는 과정을 그렸기에 고국원왕 사유(이종원)와 백제 부여화(김지수)가 헤어지는 내용이 등장했습니다. 비류왕(윤승원)을 암살한 대역죄인 해소술(최명길)과 부여찬(이종수), 부여산(김태훈)을 단죄하는 일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해건의 희생으로 위례궁과 해씨는 남당에 당당히 입장할 수 있게 됩니다. 새 왕권이 들어서면 의례히 권력의 '줄서기' 작업이 진행되기 마련이라 진정(김효원)과 진고도(김형일)는 요서에서 나타난 군부인 위홍란(이세은)과 위비랑(정웅인)의 존재가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왕실 외척으로 당당히 제 1 귀족이 되어야하는데 요서땅의 수적이라는 여자가 제 1왕..

프레지던트, 정치인은 늘 같은 변명을 한다

드라마 '프레지전트'의 이야기가 드디어 첫부분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새물결 미래당의 대통령 후보 장일준(최수종)은 이수명 대통령(정한용)이 자신에 대한 비자금 수사를 지시하고 아내 조소희(하희라) 마저 자신의 의견에 사사건건 방해하는 등 최악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렇게 고대하던 대통령 선거, 국내 최고의 지지율을 자랑하는 야당 총재 한대운(정동환)과의 대결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총격을 받게된 장일준의 비밀이 16회 동안 펼쳐졌습니다. 자신의 친아들이지만 남들에게 공개할 수 없는 유민기(제이)는 장일준의 양녀 장인영(왕지혜)과 가슴아픈 사랑을 합니다. 아내 조소희는 다리가 불편한 자신의 아버지 조태호(신충식) 회장이 영어의 몸이 되는 것까지 지켜봐야 했습니다. 아들 성민은 대중들 앞에서 부정한 ..

프레지던트, 정치인 신희주의 아쉬운 선택

정치 드라마 'KBS 프레지던트'는 마지막회가 다가올수록 장일준(최수종)의 인격이 의심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새물결 미래당의 대통령 후보로 당선되기 위한 김경모(홍요섭)와의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승부수를 띄우는 장일준의 선택은 때로 그의 필사적인 권력의지가 정치를 개인 승부를 위한 하나의 게임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의 경력 중 하나인 민주 투사로서의 과거는 극중 장일준과 전혀 개연성이 없어 보입니다. 드라마엔 여러 유형의 정치인들이 등장합니다. 스스로 대통령이 되기는 힘들지만 정치권 백전노장으로 지지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상렬(변희봉), 불륜과 비리를 일상처럼 저지르는 구세대 정치인 박을섭(이기열), 김경모를 수장으로 각종 정치공작을 능수능란하게 펼치는 백찬기(..

프레지던트, 홍세화라면 어땠을까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에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란 홍세화의 책이 있습니다. 홍세화는 'KBS 프레지던트'의 주인공 장일준(최수종)처럼 79년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었던 인물로 관련자들이 사형당하는 강경한 처벌을 받았지만 당시 파리에서 근무하고 있던 관계로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공소시효 만료 후 2002년 귀국해 이제는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지요. 프랑스 망명 중 출간한 책, '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라는 홍세화의 글을 읽으면 그와 친구들을 처벌했던 무식하리 만큼 잔인한 정권에 분노하게 되지만 진심으로 우리가 사는 나라를 걱정하는 저자의 우려를 보며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홍세화가 낯선 사람들만 가득한 프랑스에서 택시를 몰고 그곳에서 프랑스를 느끼며 떠올리는 건 자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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