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해를 품은 달

해를품은달, 한가인 연기 논란은 현재진행형 제물은 아역 김유정

Shain 2012. 2. 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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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이버나 다음 어디든 드라마 '해를 품은 달' 기사가 올라온 곳에는 어김없이 '한가인의 연기'에 관한 댓글을 올라옵니다. 한가인의 연기력을 두고 네티즌들의 의견은 상당히 극단적입니다. '상실된 기억 돌아오냐'는 제목의 기사에는 '상실된 기억이 문제가 아니라 실종된 연기력이 문제'란 댓글이 올라오고 '살아난 연기'라는 기사에는 '국어책 읽는게 살아난거냐'라는 댓글이 실립니다. 반면 그 정도면 전체 드라마에 잘 어울린다며 칭찬하는 댓글도 상당수고 연기자가 싫으면 비난하지 말고 아예 보지 말라는 식의 댓글도 다수입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극과 극의 반응입니다..

'해품달' 홈페이지에도 이와 비슷한 다툼이 매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만삼천개가 넘는 게시글 중에는 '한가인의 연기는 적응기'라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비싼 출연료받는 전문 연기자가 맨날 적응기냐'는 식의 글도 올라오고, 그들의 갈등은 끝이 날 줄 모릅니다. 이러다 보니 40%에 육박하는 이 드라마의 인기가 탄탄한 원작과 연기자들의 연기 때문이란 분석이 호응을 얻는가 하면 타방송국의 경쟁작인 '난폭한 로맨스'나 '부탁해요 캡틴'이 지나치게 부족해 '어부지리'를 누리고 있단 평도 만만치 않습니다.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에도 여전히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한가인.

개인적으로 '해품달' 전체 시놉시스의 흡입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한 로맨스 소설일 수 있었던 판타지 사극에 애절함과 진지함을 가미한 러브스토리는 전체 내용을 한번 읽어본 사람들 조차 뒷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그러나 원작에서 신비롭고 초현실적인 존재였던 허연우가 평범한 인터넷 로맨스 여주인공처럼 다시 태어난 건 역시 불만입니다. 눈동그랗게 뜨고 멋진 남자 주인공의 사랑을 받는, 청순한(이라 쓰고 약간 맹한 이라 읽는다) 여주인공은 현대물에서도 질리도록 보았으니 딱히 매력이 없습니다.

한가인은 아직까지 연기자로서 '완성된 그릇'이 아니라 '성장이 필요한' 그릇이라 생각해왔는데 하필 이번 작품처럼 복잡한 이미지를 요구하는 드라마 주연이 된게 불운이다 싶습니다(시청률은 높지만). 다른 사람이었다면 얼마든지 용납될 수 있는 연기가 이훤(김수현)의 파트너란 이유로 또 허연우라는 이유로 평가 절하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또 아역들에게 푹 빠진 시청자들 앞에 성인역으로 나타난 것도 그녀의 불운을 가중시킨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어린 허연우 역의 김유정은 언제까지 한가인과 함께 출연하게 될까요.



아역의 지속적 출연 한가인에게 도움될까

허연우를 알던 사람들은 나타나기 시작한 연우의 징조에 슬퍼하거나 깜짝 놀라게 됩니다. 월이 연우인줄도 모르고 액받이 무녀 월과 마주친 이훤은 그녀에게서 연우의 분위기를 느끼고 마음이 흔들립니다. 중전 윤보경(김민서)은 허연우가 세자빈으로 간택되던 그날, 삼간택에서 최종 세자빈으로 낙점된 허연우가 대례복을 입고 서자 나머지 두 후보가 절을 올리던 그날의 일을 꿈으로 꿉니다. 지금 차지하고 앉은 교태전이 본래 보경의 것이 아니라 연우의 것이란 암시같은 것입니다.

딸 연우를 잃고 정신줄을 놓았던 신씨부인(양미경)은 어린 연우가 꿈에 나타나 강녕하시라는 말을 하자 다시 어쩔 줄 모르고 목놓아 웁니다. 연우를 그리워하다 연우가 지내던 별당에서 어머니를 발견한 허염(송재희)은 근심에 빠집니다. 연우의 죽음에 관여한 민화공주(남보라)는 시어머니 신씨의 기분을 달랜다며 애를 써보지만 자신이 죽게한 시누이 때문에 불안해 합니다. 허염과 맺어지려면 연우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염과 신씨에게 허연우의 죽음은 잊혀지지 않는 상처입니다.

양명군(정일우)은 양명군대로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월의 흔적을 좇으며 어린 시절 손을 잡고 도망치고 싶었던 어린 연우를 그리워합니다. 동생 이훤이 왕위에 있어도 아이를 생산하지 못하니 양명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권력자들의 시선은 양명에게 향하고 대왕대비 윤씨(김영애)는 그를 경계합니다. 세상에 바라던 건 어린 시절의 그 연우 하나 뿐인데 연우가 환생한 듯한 월이 그를 다시 꿈꾸게 할 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제 더 이상 상상 속의 어린 연우를 만나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그들 사이에 떠도는 어린 연우의 망령, 재등장한 허연우의 꿈이 상징하는 것은 살려달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함께 해야할 두 사람의 운명, 검은 기운에 의해 한번 막힌 운명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대왕대비와 윤대형(김응수) 세력들이 연우와 이훤을 가로막은 어둠이었고 해와 달의 운명을 타고난 두 사람의 사랑에 '부정'인 셈입니다. 어찌 보면 왕의 주변을 떠도는 액받이 무녀로 월이 재입궁한 것은 둘의 사랑을 위한 일종의 '액막이'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젠 검은 기운을 걷어내야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할테구요.

김유정과 비교되는 한가인의 이미지.

연기자로서 '불운'을 겪고 있는 한가인에게는 아역 김유정의 출연이 어떤 의미로 액막이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해를 품은 달'의 초반 인기를 몰고 온 아역들은 단숨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일부 시청자들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가인, 김수현 커플 보다 김유정, 여진구 커플이 훨씬 애절하고 마음에 와닿는다며 아역들의 분량을 늘여달라 하소연했습니다. '김유정'은 어린 연우의 이미지를 위해 6회가 지난 아직까지 종종 회상신과 상상신에 등장하며 전체 이야기에 중요한 역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으로선 이훤과 허연우가 서로의 정체를 알아볼 때까지 어린 연우, 즉 김유정은 계속 등장할 것 같습니다. 이훤과 연우가 보슬비 내리는 산에서 만날 때도 훤이 제일 먼저 본 것은 어린 연우였습니다. 김유정은 그런식으로 '아역'임에도 불구하고 기약없는 출연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김유정의 연기가 한가인의 연기가 자연스럽게 비교되는 것도 사실이구요. 일부 팬들은 여전히 김유정이 낫다는 말도 합니다. 그러나 김유정과 한가인을 '같은 허연우'라고 생각하면 성숙한 한가인의 매력이 돋보이게 됩니다.

연기력 논란은 현재진행형. 김유정의 출연은 도움이 될까.

김유정이 아무리 연기를 잘 해도 풋풋한 매력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즉 아역들 특유의 신선하고 청순한 이미지가 일단 시선을 끈다는 말입니다. 같은 화면에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성인 연기자와 등장하면 그런 장점은 일부분 상쇄되고 맙니다. 성인역의 출연이 더 많은게 당연하니 둘이 함께 연기하던 캐릭터는 성인연기자의 '아우라'에 흡수되어 버리고 아역 연기자는 아직까지 덜 자란 아이로 인식되게 됩니다. 인기를 의식해 연장 출연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극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한 등장인지는 알 길 없지만 한가인에게는 손해볼 것 없는 출연인 듯합니다.

일설에는 허연우가 옛 기억을 찾을 때 이훤의 아역 여진구도 재등장할 것 같다는데 그 아이들을 다시 보는게 반가우면서도 연기자로서의 앞날을 생각하면 '잘 한다'는 칭찬을 받던 6회까지만 출연하는게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성인 연기자들과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면 자연스럽게 비교가 될 것이고 연기력 논란의 제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34.5%(자체는 38.9%)의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해품달',  한가인은 점점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게 될까요. 뜬금없는 칭찬기사 보다 옹호 댓글 보다 연기로 설득당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역들의 잔상이 어서 빨리 사라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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