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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퀸, 해주와 이별한 창희 왜 악마가 되기로 했을까

Shain 2012. 11. 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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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드라마의 소설적 완성도를 높이 평가하곤 했습니다. 드라마나 연극의 대본인 희곡과 소설을 분리하기는 했습니다만 드라마도 한편의 글이라는 관점에서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작가가 아직까지도 활약중인 김수현 작가입니다. 그의 드라마가 취향에 맞지 않다는 사람들은 있어도 전체적으론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김수현이 그만큼 뛰어난 스토리텔러라는 뜻이겠지요. 요즘은 즉흥적으로 써내려간 듯한 대본, 쪽대본이 많다 보니 그런 소설적인 연출이 더욱 아쉬운 것 같습니다.

드라마 '메이퀸'이나 '다섯손가락'는 출생의 비밀이나 복수를 기본 줄거리로 삼고 있기 때문에 작가가 의도적으로 설정한 전체 구조가 두드러지지 않는 편입니다. '다섯손가락'은 아들인 줄도 모르고 자식을 파멸로 이끌고 친어머니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은채 복수하는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집니다. '메이퀸'도 선박사업이라는 큰 줄거리가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덮고 있지만 사실 두 드라마는 부모들의 운명을 자식들이 반복한다는 큰 틀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다섯손가락'의 경우 아버지와 아들들로 이어진 삼각관계가 노골적이죠.

'엄마팔자'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한해주와 장인화.

'메이퀸'은 주인공 한해주(한지혜)와 장인화(손은서)가 '엄마팔자'를 대물림하는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한해주의 친엄마인 이금희(양미경)는 장도현(이덕화)과 사귀는 사이였지만 장도현이 인화의 엄마와 결혼하는 바람에 버림받고 윤학수(선우재덕)와 결혼했습니다. 한해주 역시 박창희(재희)와 10년이 넘게 사귀었지만 창희가 인화를 선택하는 바람에 헤어지고 강산(김재원)과 사귀게 될 것 같습니다. 인화는 장도현의 사랑을 받지 못한 자신의 엄마처럼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창희에게 이용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말하자면 박창희가 해주를 배신하고 악마로 변신한 것은 장도현이 과거 이금희를 배신하고 인화의 엄마와 결혼했을 때와 마찬가지 이유라는 것인대요. 장도현은 이금희에게만은 친절하고 다정한 남편이지만 자식 일문(윤종화)과 다른 사람들에게는 악마처럼 잔인하고 무자비한 사업가입니다. 박기출(김규철)이 해주의 양아버지인 한홍철(안내상)을 죽였음을 알면서도 해주의 탁월한 능력을 사업에 이용하려 하고 아들이 삐뚤어지건 말건 다그치고 박기출의 약점을 이용해 박창희의 발목을 잡습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입니다.

악마같은 박창희의 현재 마치 장도현의 과거 같다.

해주와 헤어진 박창희의 지금 모습이 딱 그렇습니다. 박창희는 '오빠'라고 부르며 박창희의 부당한 행동을 지적하는 해주에게 막말을 하고 뺨을 때리며 해고시키기도 합니다. 장인화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알기에 더욱 해주에게 잔인하게 행동한 것입니다. 일문의 죄를 덮기 위해 협력업체 사장들을 협박하고 검사 선배였던 윤정우(이훈)의 수사를 방해하려 있지도 않은 뇌물수수 혐의를 씌워 정직 처분을 받게 만들었습니다. 똑똑하고 꼼꼼한 성격이긴 했으나 심성은 착했던 박창희가 완전히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처럼 변신했습니다.

박창희가 처음 박기출의 살인을 알고 해주와 헤어질 때는 지금과 달랐습니다. 아버지의 살인을 해주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헤어지자는 말을 한 창희는 검사를 그만 두고 폐인이 되어 술만 마셨습니다. 그리고도 해주를 포기하지 못해 기출이 모든 걸 잊고 도망가라고 하자 해주를 끌고 공항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아버지의 죄를 괴로워하던 창희는 장도현에게 협박을 당합니다. 박기출과 한홍철의 비밀을 해주가 알까 두려워하던 창희는 도망치고 싶어는 했어도 장도현과 한통속이 되고 싶어하지는 않았죠. 그런 창희가 해주를 버리고 인화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첫사랑 장도현으로 인해 남편과 아이를 잃은 이금희. 창희의 목표는 무엇일까?

해주와 헤어져야하는 이유는 충분히 알겠지만 그렇게까지 다른 사람이 되었을 땐 분명 다른 목적이 있다는 뜻이겠죠. 윤학수를 죽이고 해주의 어머니 이금희를 되차지한 장도현처럼 말입니다. 창희도 장도현처럼 쉽게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그런 창희가 해주와 쉽게 헤어진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죠. 그런 창희가 태도를 바꿨다는 건 해주를 포기했다기 보다는 다른 방법을 통해 해주와 맺어지길 원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즉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 금희에게 돌아온 장도현처럼 장도현의 모든 걸 차지하고 되돌아가겠다는 뜻이 아닐까요.

장일문은 어머니가 피토하며 죽었다는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문과 인화의 어머니는 장도현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은 여성입니다. 아직까지 분명치는 않지만 남매의 어머니를 장도현이 죽였을 가능성도 없잖아 있구요. 장도현은 이금희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지독한 남자입니다. 윤학수를 죽이고 유진 즉 해주를 죽이라 박기출에게 사주한 장도현의 악행 그 모든 이유가 금희로부터 시작됩니다. 박창희 역시 아버지와 장도현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방법을 바꾼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악마가 된 박창희의 본심. 이 이야기의 반전이 되지 않을까.

부모들의 관계가 자식들에게서 반복된다는 소설적인 구조도 구조지만 박창희가 변한 이유를 장도현의 과거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뜻도 되고 해주와 강산의 관계가 금희와 윤학수의 관계처럼 긍정적이란 이야기도 됩니다. 물론 박창희가 장도현이 과거 그랬듯이 살인이라는 수단을 통해 해주를 되찾으려 하지는 않겠지요. 부모대의 잘못과 운명이 반복되는데서 끝나지 않고 조금 더 발전된 이야기로 맺어져야 보는 재미도 있을 것입니다. 해주와 강산 커플이 이 드라마에서 가장 보기 좋고 따뜻한 커플이니 복수극도 색다를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과연 이금희와 장도현, 윤학수의 운명이 해주와 창희, 강산에게도 반복될까요. 갑자기 딴 사람이 되버린 박창희의 본심 - 관심도 없던 인화를 유혹하고 결혼하고자 하는 그의 본뜻은 알 수 없지만 이 모든 것이 만약 해주를 다시 차지하기 위한 행동이라면 이후 박창희의 본심은 극적인 반전이 될 것입니다.. 장도현이 버티고 있는 한 해주가 선박회사 CEO가 될 수는 없을테고 해주가 아버지 윤학수의 뜻을 이어받는데도 박창희의 본심은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봅니다. 장도현을 몰락시키려면 장도현 만큼 무서운 악마가 필요할테니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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