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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는 사랑이나 성공 혹은 인연이나, 행운, 정의같은 무형의 것들이 모두 판타지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가치를 매기고 물질적인 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에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는 한낱 말장난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서 '정의'를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서 사람들은 점점 더 가상의 이야기와 게임에 빠져드는 것일까요. 맞습니다. 사람들이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어쩌면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정의나 사랑에 대한 꿈을 모두 버린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TV 드라마를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때로는 현실의 정의는 저것과 달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은 운명같은 사랑을 예감하며 드라마에서 본 장면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드라마는 현실에서 도피하는는 수단이 아니라 팍팍한 현실에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컨텐츠'가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슬픈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SBS '추적자'를 보며 국민의 힘으로 상식이 실현되는 세상을 꿈꿨고 사람들을 감동시킨 배우들을 칭찬했습니다.
제가 배우들을 좋아하는 건 평범한 사람들은 미처 표현할 수 없는 섬세한 감정을 훌륭하게 재현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진짜 드라마 속 상황을 겪어본 사람처럼 연기하는 배우들의 표정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함께 울고 웃게 만듭니다. 연기력이란 구체적으로 딱 떨어지는 무엇이 아닌 사람들이 '아 그런 감정이구나'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는 표현력이고 감정이니 연기가 어색한 배우들에겐 반감이 느껴집니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를 좋아하고 연기력이 뛰어나지 못한 배우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시청자들에게 희노애락을 선사하는 배우들에게 노력한 만큼 값진 보답을 하는 일. 그 일이 바로 연말시상식입니다. TV 밖에서 드라마를 즐긴 시청자들에게도 TV 안에서 최선을 다한 배우들에게도 시상식 만큼 즐거운 잔치도 없을 것같은데 우리에겐 비현실적이고 아름답게만 보이는 그들의 시상식도 해마다 잡음이 많습니다. 시청자들에게 버거운 현실이 있듯이 배우들에게도 극복하기 힘든 파워게임이 있는거 같더군요. 그러고 보면 이름 조차 거론되지 않는 단역배우나 카메라 한번 받지 못하는 스태프들이 있는데 드라마라고 해서 세상의 불합리를 피하갈 수는 없겠죠.
시상식이 '공정하다'는 말은 말 그대로 상을 받아야할 사람이 받아야한다는 뜻입니다. 방송 3사의 시상식이 각 방송국 사정에 맞는 나눠주기, 퍼주기 시상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바쁜 스케줄이나 열악한 촬영환경에도 불구하고 그 방송사를 선택해준 배우에게 응분의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할 수 있고 배우나 소속사 입장에서도 그 정도 명예는 얻어야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한 배우의 유명세, 기획사 파워 또는 아이돌 출신이라면 팬클럽의 영향력이 한 배우가 상을 받는 기준이 되곤 합니다.
'추적자'로 2012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손현주는 그런 의미에서 '반전'입니다. 시청자들을 감동시킨 연기력과 시청률, 호응도를 생각하면 손현주 이외에 대상감은 없지만 MBC를 비롯한 다른 방송사에서 연기 만으로 대상을 수상한 전례가 흔치 않기에 시청자들은 손현주의 대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믿지 않았습니다. 연기자들의 세계에서도 실력으로 상을 받는다는 상식이 어느새인가 판타지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2012년 KBS 연기대상은 시청률로 수상자를 가렸다는 평입니다. 한해동안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대상과 최우수상 등을 나눠가져 국민드라마라는 평가를 얻었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무려 10관왕의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시청률, 연기, 공헌도 그 어느 면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MBC 연기대상'은 많은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고 연기력이 뛰어나지만 안재욱이 받을 '대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마의'의 조승우까지 눈총받는 불미스런 일까지 생겨났습니다.
정의와 사랑같은 가치를 드라마 속에서만 찾을 수 있는 시대는 불행합니다. 그러나 그 드라마를 보면서 판타지가 되어버린 가치를 찾는 시청자는 결코 불행하지 않습니다. 좋은 꿈을 꾸게 해준 연기자들에게 그 수고 만큼 영광이 함께 하기를 바라게 되는 마음은 그래서 당연한 것입니다. 손현주를 비롯한 SBS의 '공정'한 수상결과를 보며 시청자들이 뿌듯해하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루 앞서 이루어진 MBC의 시상 결과에 실망했던 만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SBS 시상식을 보면서 감탄이 터져나왔습니다.
연기자들의 시상에 공정을 기하려면 방송 3사가 시상식을 통합하거나 이해관계가 전혀 닿지 않는 전문가들에게 시상을 의뢰할 수 밖에 없지만 생각 보다 쉽지 않은 일인 모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각 방송사 마다 올해 추가된 '방송 3사 PD가 뽑은 연기자상'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MBC에서는 '골든타임'의 이성민이, KBS에서는 '적도의 남자' 엄태웅이, SBS에서는 '추적자'의 박근형과 '다섯손가락'의 채시라가 이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상이 방송 3사의 시상식을 바꿔놓을 커다란 흐름이 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으나 PD들의 선택이 시청자들의 평가와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해 봅니다.
꿈꾸기도 버겁다는 이 시대.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원대로 올해는 방송사 시상식의 분위기가 확 바뀌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동안의 모든 시상이 납득이 가지 않는 시상이었단 뜻은 아니고 공정한 시상식이 되자면 하자면 연기자 이외에는 따지지 않는 방송사의 신념이 필요하겠습니다만 꽤 오랫동안 조연급으로 활약하던 손현주의 시상을 보니 아주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 것같습니다. 올해에도 뛰어난 연기자의 수상이 '반전'이 아닌 '상식'이 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길 바랍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정의나 사랑에 대한 꿈을 모두 버린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TV 드라마를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때로는 현실의 정의는 저것과 달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은 운명같은 사랑을 예감하며 드라마에서 본 장면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드라마는 현실에서 도피하는는 수단이 아니라 팍팍한 현실에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컨텐츠'가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슬픈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SBS '추적자'를 보며 국민의 힘으로 상식이 실현되는 세상을 꿈꿨고 사람들을 감동시킨 배우들을 칭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손현주의 대상 수상.
제가 배우들을 좋아하는 건 평범한 사람들은 미처 표현할 수 없는 섬세한 감정을 훌륭하게 재현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진짜 드라마 속 상황을 겪어본 사람처럼 연기하는 배우들의 표정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함께 울고 웃게 만듭니다. 연기력이란 구체적으로 딱 떨어지는 무엇이 아닌 사람들이 '아 그런 감정이구나'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는 표현력이고 감정이니 연기가 어색한 배우들에겐 반감이 느껴집니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를 좋아하고 연기력이 뛰어나지 못한 배우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시청자들에게 희노애락을 선사하는 배우들에게 노력한 만큼 값진 보답을 하는 일. 그 일이 바로 연말시상식입니다. TV 밖에서 드라마를 즐긴 시청자들에게도 TV 안에서 최선을 다한 배우들에게도 시상식 만큼 즐거운 잔치도 없을 것같은데 우리에겐 비현실적이고 아름답게만 보이는 그들의 시상식도 해마다 잡음이 많습니다. 시청자들에게 버거운 현실이 있듯이 배우들에게도 극복하기 힘든 파워게임이 있는거 같더군요. 그러고 보면 이름 조차 거론되지 않는 단역배우나 카메라 한번 받지 못하는 스태프들이 있는데 드라마라고 해서 세상의 불합리를 피하갈 수는 없겠죠.
시상식이 '공정하다'는 말은 말 그대로 상을 받아야할 사람이 받아야한다는 뜻입니다. 방송 3사의 시상식이 각 방송국 사정에 맞는 나눠주기, 퍼주기 시상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바쁜 스케줄이나 열악한 촬영환경에도 불구하고 그 방송사를 선택해준 배우에게 응분의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할 수 있고 배우나 소속사 입장에서도 그 정도 명예는 얻어야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한 배우의 유명세, 기획사 파워 또는 아이돌 출신이라면 팬클럽의 영향력이 한 배우가 상을 받는 기준이 되곤 합니다.
'추적자'로 2012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손현주는 그런 의미에서 '반전'입니다. 시청자들을 감동시킨 연기력과 시청률, 호응도를 생각하면 손현주 이외에 대상감은 없지만 MBC를 비롯한 다른 방송사에서 연기 만으로 대상을 수상한 전례가 흔치 않기에 시청자들은 손현주의 대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믿지 않았습니다. 연기자들의 세계에서도 실력으로 상을 받는다는 상식이 어느새인가 판타지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2012년 KBS 연기대상은 시청률로 수상자를 가렸다는 평입니다. 한해동안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대상과 최우수상 등을 나눠가져 국민드라마라는 평가를 얻었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무려 10관왕의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시청률, 연기, 공헌도 그 어느 면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MBC 연기대상'은 많은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고 연기력이 뛰어나지만 안재욱이 받을 '대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마의'의 조승우까지 눈총받는 불미스런 일까지 생겨났습니다.
정의와 사랑같은 가치를 드라마 속에서만 찾을 수 있는 시대는 불행합니다. 그러나 그 드라마를 보면서 판타지가 되어버린 가치를 찾는 시청자는 결코 불행하지 않습니다. 좋은 꿈을 꾸게 해준 연기자들에게 그 수고 만큼 영광이 함께 하기를 바라게 되는 마음은 그래서 당연한 것입니다. 손현주를 비롯한 SBS의 '공정'한 수상결과를 보며 시청자들이 뿌듯해하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루 앞서 이루어진 MBC의 시상 결과에 실망했던 만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SBS 시상식을 보면서 감탄이 터져나왔습니다.
연기자들의 시상에 공정을 기하려면 방송 3사가 시상식을 통합하거나 이해관계가 전혀 닿지 않는 전문가들에게 시상을 의뢰할 수 밖에 없지만 생각 보다 쉽지 않은 일인 모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각 방송사 마다 올해 추가된 '방송 3사 PD가 뽑은 연기자상'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MBC에서는 '골든타임'의 이성민이, KBS에서는 '적도의 남자' 엄태웅이, SBS에서는 '추적자'의 박근형과 '다섯손가락'의 채시라가 이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상이 방송 3사의 시상식을 바꿔놓을 커다란 흐름이 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으나 PD들의 선택이 시청자들의 평가와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해 봅니다.
꿈꾸기도 버겁다는 이 시대. 드라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원대로 올해는 방송사 시상식의 분위기가 확 바뀌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동안의 모든 시상이 납득이 가지 않는 시상이었단 뜻은 아니고 공정한 시상식이 되자면 하자면 연기자 이외에는 따지지 않는 방송사의 신념이 필요하겠습니다만 꽤 오랫동안 조연급으로 활약하던 손현주의 시상을 보니 아주 불가능한 일만은 아닌 것같습니다. 올해에도 뛰어난 연기자의 수상이 '반전'이 아닌 '상식'이 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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