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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유산, 새삼스럽게 떠오른 미세스박과 유진의 2년주기설

Shain 2013. 4. 2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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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친정을 둔 며느리가 싫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가두고 불륜을 꾸미고 그것도 모자라 화재 사건을 조작해 사돈을 구치소에 가둔 시어머니, 속칭 '살모사' 엄마가 남들에게 얼마나 못되게 구는지 알면서도 아내를 괴롭히더니 이혼한 아내에게 재결합하자며 자살소동을 벌이는 남편, 몇년동안 짝사랑해온 남자가 다른 여자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자 그 여자를 괴롭히고 같이 죽자며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딸과 아이도 낳기 싫고 시아버지 제사에 참석하기도 싫다며 동창회 모임에 나간 며느리.

'백년의 유산'의 방영자(박원숙) 가족은 듣기만 해도 엽기적인 괴상한 가족입니다. 국수집 며느리 도도희(박준금)와 공강숙(김희정)이 패악을 부리는 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끔찍한 가족이 방영자네입니다. 남들 앞에서 교양있는체 점잖은체 해봐도 수지 타산이 맞지 않으면 곧장 본색을 드러내는 방영자나 떼쓰는 아이들처럼 못된 짓만 일삼는 자식들과 며느리 모두 정상은 아닙니다. 마치 '조용한 가족(1998)'같은 코믹잔혹극을 보는 기분입니다.

엽기적인 방영자 가족에 확실한 방점을 찍는 미세스박. 코믹잔혹극을 완성시킨다.

그리고 '코믹잔혹극'에 방점을 찍는 인물이 바로 미세스박(전성애)입니다. 첫등장할 때는 딱딱하고 사무적인 말투로 '미세스박'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대답도 하지 않아 방영자를 질리게 하더니 나중에는 김철규(최원영)와 마홍주(심이영)의 부부생활도 간섭합니다. 빨래감을 뒤져 철규의 불륜을 감시하고 히스테릭하게 신경질을 내고 숨도 못쉬는 마홍주의 처치법도 잘 알고 있는 미세스박은 홍주엄마(서권순)에게 방영자 가족의 일을 전하는 역할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재벌가의 비밀을 숨기는 은밀한 역할을 하면서도 품위있게 불러달라는 '미세스박'은 강렬한 첫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이제는 한편에 한번이라도 출연하지 않으면 어쩐지 아쉬운 감초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마홍주의 강아지를 챙기고 식사를 차려주며 그녀의 생일까지 넌지시 일러줄 만큼 친절하면서도 못된 방영자에게는 고분고분 굴지 않고 강력하게 대구하는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마홍주가 돈에 벌벌 떠는 방영자에게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 속시원했던 것처럼 미세스박의 활약(?)도 한편의 블랙코미디입니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2004)', '진짜진짜 좋아해(2006)'에 함께 출연한 전성애, 유진(이미지 출처: 뉴스캡처).

미세스박 역할의 전성애씨는 예전부터 드라마에서 가끔 본 배우였지만 자주 볼 수는 없는 분이라 이름이 헷갈리곤 했습니다. 최근 '도가니(2011)'라는 영화로 호평을 받은 성우 장광씨의 아내로도 잘 알려져 있으나 알고 보면 딸과 아들도 연예인 생활을 하고 있는 연예인 가족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제빵왕 김탁구(2010)'의 공주댁 역할로 전성애씨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수더분한 아주머니로 때로는 강한 인상의 할머니로 등장해도 모두 어울리는 걸 보면 천상 배우를 타고난 분인 것 같더군요.

이 분의 본명을 검색하면서 알게 된 것이 바로 민채원 역의 유진과의 '2년주기설'입니다. 알고 보니 진성애씨는 유진이 주연으로 등장한 드라마에 종종 같이 출연하곤 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2년 마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다 보니 '전성애와 유진의 2년기설'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2004)', '진짜진짜 좋아해(2006)', '아빠셋 엄마하나(2008)', '제빵왕 김탁구(2010)'에 이어 '백년의 유산(2013)'도 함께 하게 되었으니 10년에 가까운 세월입니다.

'아빠 셋 엄마 하나(2008)', '제빵왕 김탁구(2010)'에 출연한 유진, 전성애. 배우들의 인연은 특별하다.

물론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유진에 비해 전성애씨의 출연 분량은 매우 적고 '백년의 유산'같은 경우는 두 사람이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을 듯하지만 다섯번이나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것도 상당히 특별한 인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기자들은 서로의 호흡이 중요한 만큼 '인현왕후(1988)',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신들의 만찬(2012)'에 같이 출연하는 정혜선, 전인화의 특별한 인연 만큼이나 오래 갈 수 있는 만남이겠지요.

아쉬운 건 유진과 전성애씨의 2년주기설이 '백년의 유산'으로 깨졌다는 점인데 하필 '백년의 유산'이 2013년 1월부터 방송되는 바람에 한달 차이로 2년주기가 3년이 되어버렸습니다(웃음). 이대로 2년주기설이 깨졌으니 앞으로는 주기가 더 짤아져 1년주기로 바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남편분인 장광씨도 요즘 '내 연애의 모든 것'으로 활약중이시던데 진성애씨 역시 앞으로도 TV에서 자주 뵙길 바랍니다. 방영자 집안에서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 중 한명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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