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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된 퓨전사극 중에서 이렇게 건물을 멋지게 지은 드라마는 또 처음 본 것같습니다. 확실히 KBS는 사극 소품과 세트장에 남다르다고나 할까 치정극을 찍어도 일단 사극이면 배경화면으로 시선을 압도합니다. 배우 김영철씨가 유달리 KBS 사극에 자주 출연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거 같아요. '칼과 꽃'이 방송 첫회에는 아름다운 영상미에도 불구하고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연출로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더니 2회부터는 드라마 특유의 서사와 흡입력이 잘 살아나고 있네요. 특히 연개소문(최민수)과 영류왕(김영철)의 대립이 볼만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삼국시대처럼 멋지게 지어진 세트장에도 불구하고 고증이나 역사를 따질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칼과 꽃'이 초점을 맞춘 것은 현대의 노련한 정치인들처럼 당나라와 화친을 맺으려는 영류왕과 진취적인 무사로 당나라를 공격하자는 연개소문의 이미지입니다. 대대로 선발에 굳이 커다란 저울과 쇠로 된 표식을 꺼내어든 것은 두 실존인물의 무게감을 저울질하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정체도 불분명한 가상인물 무영(김옥빈)과 연충(엄태웅)은 그 실존인물들의 무게에 기대 진지한 사랑을 합니다.
고려, 조선에는 왕자들은 직접 전투를 지휘하는 일이 드물었지만 삼국시대엔 전쟁에 참여하는 왕족들이 꽤 많았습니다. 신라와 고구려처럼 잦은 침략을 받은 나라들은 왕족이 직접 사신으로 나서 화친을 하고 전쟁을 지휘하곤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고구려는 워낙 북방의 침략을 자주 받아 여인들까지 전투적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개소문은 수나라와의 전쟁에서는 승리했으나 당나라에는 허리를 굽히는 영류왕을 용납할 수 없는, 강경파들의 수장이자 전형적인 고구려 장군으로 묘사됩니다.
반면 을지문덕과 함께 수나라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승리한 영류왕은 전쟁없이 나라를 지킬 방법을 궁리합니다. 영류왕은 불꽃처럼 일어나기 시작한 당나라의 군사가 영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다 고구려의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외부에서는 당나라가 공격적이고 내부에서는 연개소문이 자신을 반대하니 사방이 적인 영류왕입니다. 대대로(김주영)는 주전파들의 비난을 받고 왕자(이민호)는 약하다는 이유로 많은 대신들이 책봉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영류왕은 궁리끝에 연개소문이 내세운 새로운 대대로 후보를 협박하여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입니다.
연개소문이 양문(주진모)을 비롯한 중립파들을 설득할 때 영류왕은 한발 앞서 연개소문 쪽의 뒤통수를 친 것입니다. 연개소문은 대대로의 뜻에 따라 천리장성을 축조하기 위해 떠나야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직선적인 무인 연개소문을 상대하기 위해 영류왕은 힘을 쓰지 않고 협상과 전략을 이용한 것입니다. 김영철하면 늘 사극에서 단단한 존재감을 자랑하던 배우이고 최민수의 거친 카리스마를 따라갈 배우도 드뭅니다. 두 배우가 엮어낸 팽팽한 긴장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더군요. 두 사람은 이 드라마의 최고 볼거리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드라마에는 주연급 이정신 정도만 신인일 뿐 그외에는 사극에서 자주 보던 연기자들이 다수 출연하고 있습니다. 선회영(이대로), 연정로(안대용), 도수(이대연), 춘명(방형주) 등 사극 좀 봤다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얼굴을 알만한 배우들이 대부분입니다. 즉 사극 연기의 베테랑들이 드라마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자칫 공감하기 힘들고 어설프게 느껴지기 쉬운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무겁게 연출하자면 능력있는 연기자들을 배치하는게 필수적이었겠죠. 솔직히 '사랑'이라는 테마 보다 사극 특유의 재미인 이런 부분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무영은 저자에서 활을 쏘는 묘기로 돈을 버는 연충을 위해 머리에 사과를 얹고 과녁 앞에 섰습니다. 천으로 눈을 가린 연충은 훌륭하게 사과의 정중앙을 맞췄고 그런 연충에게 공주는 다른 일을 해보라 권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연충은 공주의 호위무사가 되었고 공주의 주변을 지키며 이야기를 나누는 측근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서자인 연충을 못본체하던 연개소문이 연충이 궁궐에 있는 것을 보고 어찌된 일인지 말을 겁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류왕을 하야시켜야겠다고 마음먹은 연개소문이 연충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겠지요.
연충과 무영의 비극적인 사랑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습니다. 첫회의 낮은 시청률에 이어 2회 때도 5.5%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인 '칼과 꽃'은 생각 보다 탄탄한게 꾸려진 드라마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여전히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있지만 앞으로는 첫눈에 운명을 느낀 듯 끌리기 시작했던 두 사람의 로맨스가 관건이 될 것같네요. 걱정했던 김옥빈도 생각 보다 괜찮았고 연기하면 또 엄태웅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배우들이죠. 저 역시 앞으로 시청률이나 여러 면에서 나아질 가능성이 많은 드라마로 점찍어 봅니다.
'칼과 꽃'의 로맨스 만큼이나 흥미로운 인물 영류왕.
이 드라마는 삼국시대처럼 멋지게 지어진 세트장에도 불구하고 고증이나 역사를 따질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칼과 꽃'이 초점을 맞춘 것은 현대의 노련한 정치인들처럼 당나라와 화친을 맺으려는 영류왕과 진취적인 무사로 당나라를 공격하자는 연개소문의 이미지입니다. 대대로 선발에 굳이 커다란 저울과 쇠로 된 표식을 꺼내어든 것은 두 실존인물의 무게감을 저울질하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정체도 불분명한 가상인물 무영(김옥빈)과 연충(엄태웅)은 그 실존인물들의 무게에 기대 진지한 사랑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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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조선에는 왕자들은 직접 전투를 지휘하는 일이 드물었지만 삼국시대엔 전쟁에 참여하는 왕족들이 꽤 많았습니다. 신라와 고구려처럼 잦은 침략을 받은 나라들은 왕족이 직접 사신으로 나서 화친을 하고 전쟁을 지휘하곤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고구려는 워낙 북방의 침략을 자주 받아 여인들까지 전투적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개소문은 수나라와의 전쟁에서는 승리했으나 당나라에는 허리를 굽히는 영류왕을 용납할 수 없는, 강경파들의 수장이자 전형적인 고구려 장군으로 묘사됩니다.
반면 을지문덕과 함께 수나라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승리한 영류왕은 전쟁없이 나라를 지킬 방법을 궁리합니다. 영류왕은 불꽃처럼 일어나기 시작한 당나라의 군사가 영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다 고구려의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외부에서는 당나라가 공격적이고 내부에서는 연개소문이 자신을 반대하니 사방이 적인 영류왕입니다. 대대로(김주영)는 주전파들의 비난을 받고 왕자(이민호)는 약하다는 이유로 많은 대신들이 책봉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영류왕은 궁리끝에 연개소문이 내세운 새로운 대대로 후보를 협박하여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입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파격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큰 호응을 얻지 못한 두 주인공.
연개소문이 양문(주진모)을 비롯한 중립파들을 설득할 때 영류왕은 한발 앞서 연개소문 쪽의 뒤통수를 친 것입니다. 연개소문은 대대로의 뜻에 따라 천리장성을 축조하기 위해 떠나야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직선적인 무인 연개소문을 상대하기 위해 영류왕은 힘을 쓰지 않고 협상과 전략을 이용한 것입니다. 김영철하면 늘 사극에서 단단한 존재감을 자랑하던 배우이고 최민수의 거친 카리스마를 따라갈 배우도 드뭅니다. 두 배우가 엮어낸 팽팽한 긴장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더군요. 두 사람은 이 드라마의 최고 볼거리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드라마에는 주연급 이정신 정도만 신인일 뿐 그외에는 사극에서 자주 보던 연기자들이 다수 출연하고 있습니다. 선회영(이대로), 연정로(안대용), 도수(이대연), 춘명(방형주) 등 사극 좀 봤다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얼굴을 알만한 배우들이 대부분입니다. 즉 사극 연기의 베테랑들이 드라마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자칫 공감하기 힘들고 어설프게 느껴지기 쉬운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무겁게 연출하자면 능력있는 연기자들을 배치하는게 필수적이었겠죠. 솔직히 '사랑'이라는 테마 보다 사극 특유의 재미인 이런 부분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역사속 실존인물로 보나 배우로 보나 관심이 가는 두 사람. 영류왕과 연개소문.
무영은 저자에서 활을 쏘는 묘기로 돈을 버는 연충을 위해 머리에 사과를 얹고 과녁 앞에 섰습니다. 천으로 눈을 가린 연충은 훌륭하게 사과의 정중앙을 맞췄고 그런 연충에게 공주는 다른 일을 해보라 권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연충은 공주의 호위무사가 되었고 공주의 주변을 지키며 이야기를 나누는 측근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서자인 연충을 못본체하던 연개소문이 연충이 궁궐에 있는 것을 보고 어찌된 일인지 말을 겁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류왕을 하야시켜야겠다고 마음먹은 연개소문이 연충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겠지요.
연충과 무영의 비극적인 사랑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습니다. 첫회의 낮은 시청률에 이어 2회 때도 5.5%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인 '칼과 꽃'은 생각 보다 탄탄한게 꾸려진 드라마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여전히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있지만 앞으로는 첫눈에 운명을 느낀 듯 끌리기 시작했던 두 사람의 로맨스가 관건이 될 것같네요. 걱정했던 김옥빈도 생각 보다 괜찮았고 연기하면 또 엄태웅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배우들이죠. 저 역시 앞으로 시청률이나 여러 면에서 나아질 가능성이 많은 드라마로 점찍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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