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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은 둘 중의 하나입니다. 여자 하나만 보는 순정 매력남이거나 돈과 자기 자신 밖에 모르는 비열한 재벌 2세입니다. 흔히 드라마 속에서 묘사하는 재벌과 서민의 대립구도는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 못된 재벌남과 꿋꿋하게 재벌 집안의 괴롭힘을 견디면서 성공하거나 사랑을 지키는 '캔디'들 이야기로 채워지곤 하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드라마 속 가난하고 평범한 서민 여주인공이 굳이 재벌 집안 남성과 결혼해야하는 이유는 백억 로또에 당첨되듯 배우자를 잘 만나 '팔자' 고치고 싶은 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더 깊은 속사정을 살펴보면 재벌 주인공이 PPL에 유리하기 때문이긴 하지만요).
'금나와라 뚝딱'에서 드러난 대립구조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보석회사 종업원으로 일하는 윤심덕(최명길) 집안이 소위 '콩가루 집안' 박순상(한진희) 가족과 얽히면서 겪는 고통은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장면입니다. 순하고 착해 보이는 명문 음대 출신 정몽현(백진희)은 박순상의 망나니 막내아들 현태(박서준)과 결혼하고 돈많고 사연많은 집의 동네북이 됩니다. 하루는 시아버지의 둘째부인 장덕희(이혜숙)가 몽현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그 다음 날은 현태의 친어머니인 민영애(금보라)가 몽현을 나무라고 다 끝났나 싶으면 큰 동서 성은(이수경)이 쥐잡듯 닥달합니다.
거기다 몽현의 혼수 비용 일억을 마련하겠다며 현태의 형 현수(연정훈)의 아내 유나(한지혜) 노릇을 하게 된 몽현의 언니 몽희(한지혜)는 유나와 얼굴이 똑같은 점을 이용해 과거 연적이던 성은을 긴장시키고 몽현과 현수를 괴롭히는 장덕희와 대립합니다. 지금은 그 모든게 다 들킨 상황이라 여기저기서 구박받는 상황이지만 비싼 보석과 명품옷을 휘감고 박순상과 장덕희를 휘두르던 가짜 유나의 권력은 대단했습니다. 물론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첩이지만)를 쥐락펴락하는 유나의 파워는 모두 친정 재산에서 나온 것이죠.
여상을 졸업하고 보석상 경리로 출발해 삼십년 넘게 돈을 벌고 가정을 꾸려온 윤심덕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우리 나라 중산층으로 보입니다. 윤심덕은 대학원을 다니지만 백수나 다름없는 큰아들 몽규(김형준)에 명문 음대를 나온 딸 몽현을 위해 빚까지 질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는, 또 제멋대로 시어머니 김필녀(반효정)와 헌신적인 친정어머니 최광순(김지영) 사이에서 갈등하는 흔한 50대 후반 주부입니다. 박순상의 집으로 시집간 몽현과 유부남 박현수와 얽힌 몽희 때문에 속끓이는 윤심덕은 어떻게 보면 돈밖에 모르는 부유층의 피해자이자 순박한 서민처럼 보이죠.
그러나 윤심덕이 큰딸 몽희를 대하는 속내를 자세히 뜯어보면 윤심덕의 가치관은 돈돈거리는 박순상이나 장덕희와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장덕희, 박순상은 이미 결혼한 현태를 성산그룹 딸과 결혼시키겠다며 이혼을 종용했습니다. 성산그룹 혼외자녀인 미나(한보름)는 함부로 하면 안되지만 보잘것없는 서민 집안 몽현은 만만하다 이겁니다. 세 아들은 이혼과 바람피우기를 반복했던 자신의 과거를 따라해서는 안된다며 이혼을 금지했던 박순상도 전국 백화점에 입점하게 해주겠다는 성산그룹 회장의 말을 듣고 몽현을 쫓아내기로 합니다. 사람을 우습게 보는 것입니다.
윤심덕은 큰딸 몽희덕에 간신히 빚을 면했으면서도 몽희가 노점상이란 걸 부끄럽게 생각해온듯합니다. 장남과 막내딸에게는 돈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지만 노점상에서 어렵게 돈을 버는 몽희에게는 동생의 혼수 비용 일억을 어디서 좀 마련해보자며 돈타령을 합니다. 몽규에게 아르바이트 삼아 노점상을 하게 해보자는 몽희의 제안에도 어떻게 대학원 다니는 애를 그런거 시키냐며 펄펄 뛰며 반대했던 윤심덕입니다. 어차히 몽희는 그런 일 하던 딸이니까 괜찮지만 남들 보기에 아들은 그런거 시키는게 창피하다 뭐 이런 뜻인겁니다.
나중에는 대학 졸업을 하지 못한 몽희에게 몽규가 친하게 지내는 민정(김예원)을 두고 '내 아들 (대학도 못 나온) 그런 여자애랑 온종일 붙어서 장사하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쁘다'며 몽희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아들이 친하게 지내는 여성을 경계하는 것까진 예비 시어머니 특유의 심리라고 치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을 관둔 딸 앞에서 대학도 못나온 여자애라면서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건 윤심덕이 평소 그렇게 생각해왔다는 뜻이겠죠. 장덕희가 몽현을 대놓고 깔보듯이 윤심덕도 고아인 민정을 깔보고 낮춰봤다는 말입니다.
선보라는 윤심덕의 닥달을 피하려 몽규가 민정을 여자친구라 소개할 때도 윤심덕의 심술은 계속 됐습니다. 민정이 처음 윤심덕의 집에 놀러왔을 때 가져온 떡은 요즘 사람답지 않은 민정의 생활력이나 손재주를 보여주기 딱 알맞은 선물이었지만 윤심덕은 그런 장점을 보지 않고 부모님은 뭐하시냐는 등 노골적으로 실망한 기색을 비칩니다. 다른 식구들이 사람은 괜찮다며 민정을 칭찬해도 싫다며 몽규가 민정과 결혼하는 꼴을 보느니 차라리 집을 나가겠다며 강경하게 반응합니다.
따지고 보면 몽희도 입양아이니까 민정처럼 착실하고 생활력 강한거 빼곤 별로 내세울게 없습니다. 장덕희를 비롯한 부자집에는 '사람 하나만 봐야한다'고 하다가도 자신이 막상 며느리 들이는 입장이 되니 장점 보다 단점 만 보는 윤심덕은 결국 장덕희와 같은 처지가 되면 똑같은 행동을 한단 거겠죠. 경제 형편에 맞지 않게 허영을 부리는 것도 참 보기 싫지만 남에게 무시당하는 건 바라지 않으면서 자신도 똑같은 잣대로 남을 낮춰보는 태도가 꽤 꼴사납게 보이더군요. 이 드라마 재미는 돈 때문에 하루 아침에 안면을 바꾸는 모습을 보는데도 있지만 이런 중산층의 허영을 꼬집는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몽현이 박순상 가족에게 무시당하는 걸 봤으면서도 자신은 더 노골적으로 민정을 못마땅해하는 윤심덕
'금나와라 뚝딱'에서 드러난 대립구조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보석회사 종업원으로 일하는 윤심덕(최명길) 집안이 소위 '콩가루 집안' 박순상(한진희) 가족과 얽히면서 겪는 고통은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장면입니다. 순하고 착해 보이는 명문 음대 출신 정몽현(백진희)은 박순상의 망나니 막내아들 현태(박서준)과 결혼하고 돈많고 사연많은 집의 동네북이 됩니다. 하루는 시아버지의 둘째부인 장덕희(이혜숙)가 몽현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그 다음 날은 현태의 친어머니인 민영애(금보라)가 몽현을 나무라고 다 끝났나 싶으면 큰 동서 성은(이수경)이 쥐잡듯 닥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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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몽현의 혼수 비용 일억을 마련하겠다며 현태의 형 현수(연정훈)의 아내 유나(한지혜) 노릇을 하게 된 몽현의 언니 몽희(한지혜)는 유나와 얼굴이 똑같은 점을 이용해 과거 연적이던 성은을 긴장시키고 몽현과 현수를 괴롭히는 장덕희와 대립합니다. 지금은 그 모든게 다 들킨 상황이라 여기저기서 구박받는 상황이지만 비싼 보석과 명품옷을 휘감고 박순상과 장덕희를 휘두르던 가짜 유나의 권력은 대단했습니다. 물론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첩이지만)를 쥐락펴락하는 유나의 파워는 모두 친정 재산에서 나온 것이죠.
선보라는 윤심덕의 독촉에 몽규는 민정에게 가짜 애인을 부탁한다.
여상을 졸업하고 보석상 경리로 출발해 삼십년 넘게 돈을 벌고 가정을 꾸려온 윤심덕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우리 나라 중산층으로 보입니다. 윤심덕은 대학원을 다니지만 백수나 다름없는 큰아들 몽규(김형준)에 명문 음대를 나온 딸 몽현을 위해 빚까지 질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는, 또 제멋대로 시어머니 김필녀(반효정)와 헌신적인 친정어머니 최광순(김지영) 사이에서 갈등하는 흔한 50대 후반 주부입니다. 박순상의 집으로 시집간 몽현과 유부남 박현수와 얽힌 몽희 때문에 속끓이는 윤심덕은 어떻게 보면 돈밖에 모르는 부유층의 피해자이자 순박한 서민처럼 보이죠.
그러나 윤심덕이 큰딸 몽희를 대하는 속내를 자세히 뜯어보면 윤심덕의 가치관은 돈돈거리는 박순상이나 장덕희와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장덕희, 박순상은 이미 결혼한 현태를 성산그룹 딸과 결혼시키겠다며 이혼을 종용했습니다. 성산그룹 혼외자녀인 미나(한보름)는 함부로 하면 안되지만 보잘것없는 서민 집안 몽현은 만만하다 이겁니다. 세 아들은 이혼과 바람피우기를 반복했던 자신의 과거를 따라해서는 안된다며 이혼을 금지했던 박순상도 전국 백화점에 입점하게 해주겠다는 성산그룹 회장의 말을 듣고 몽현을 쫓아내기로 합니다. 사람을 우습게 보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생활력 강한 민정에게 호의적이지만 윤심덕은 민정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윤심덕은 큰딸 몽희덕에 간신히 빚을 면했으면서도 몽희가 노점상이란 걸 부끄럽게 생각해온듯합니다. 장남과 막내딸에게는 돈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지만 노점상에서 어렵게 돈을 버는 몽희에게는 동생의 혼수 비용 일억을 어디서 좀 마련해보자며 돈타령을 합니다. 몽규에게 아르바이트 삼아 노점상을 하게 해보자는 몽희의 제안에도 어떻게 대학원 다니는 애를 그런거 시키냐며 펄펄 뛰며 반대했던 윤심덕입니다. 어차히 몽희는 그런 일 하던 딸이니까 괜찮지만 남들 보기에 아들은 그런거 시키는게 창피하다 뭐 이런 뜻인겁니다.
나중에는 대학 졸업을 하지 못한 몽희에게 몽규가 친하게 지내는 민정(김예원)을 두고 '내 아들 (대학도 못 나온) 그런 여자애랑 온종일 붙어서 장사하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쁘다'며 몽희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아들이 친하게 지내는 여성을 경계하는 것까진 예비 시어머니 특유의 심리라고 치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을 관둔 딸 앞에서 대학도 못나온 여자애라면서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는 건 윤심덕이 평소 그렇게 생각해왔다는 뜻이겠죠. 장덕희가 몽현을 대놓고 깔보듯이 윤심덕도 고아인 민정을 깔보고 낮춰봤다는 말입니다.
알고 보면 장덕희와 유사한 가치관을 가진 윤심덕. 딸이 무시받는 건 싫지만 남들은 낮춰본다.
선보라는 윤심덕의 닥달을 피하려 몽규가 민정을 여자친구라 소개할 때도 윤심덕의 심술은 계속 됐습니다. 민정이 처음 윤심덕의 집에 놀러왔을 때 가져온 떡은 요즘 사람답지 않은 민정의 생활력이나 손재주를 보여주기 딱 알맞은 선물이었지만 윤심덕은 그런 장점을 보지 않고 부모님은 뭐하시냐는 등 노골적으로 실망한 기색을 비칩니다. 다른 식구들이 사람은 괜찮다며 민정을 칭찬해도 싫다며 몽규가 민정과 결혼하는 꼴을 보느니 차라리 집을 나가겠다며 강경하게 반응합니다.
따지고 보면 몽희도 입양아이니까 민정처럼 착실하고 생활력 강한거 빼곤 별로 내세울게 없습니다. 장덕희를 비롯한 부자집에는 '사람 하나만 봐야한다'고 하다가도 자신이 막상 며느리 들이는 입장이 되니 장점 보다 단점 만 보는 윤심덕은 결국 장덕희와 같은 처지가 되면 똑같은 행동을 한단 거겠죠. 경제 형편에 맞지 않게 허영을 부리는 것도 참 보기 싫지만 남에게 무시당하는 건 바라지 않으면서 자신도 똑같은 잣대로 남을 낮춰보는 태도가 꽤 꼴사납게 보이더군요. 이 드라마 재미는 돈 때문에 하루 아침에 안면을 바꾸는 모습을 보는데도 있지만 이런 중산층의 허영을 꼬집는데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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