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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나와라뚝딱, 박순상 윤심덕 가족의 해피엔딩 자식들이 정답이다

Shain 2013. 8. 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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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한국 드라마의 특징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삼각관계, 재벌, 출생의 비밀같은 것들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막장'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로 '해피엔딩'을 추가하고 싶은데 그도 그럴 것이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드라마 중 해피엔딩이 아닌 작품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반쯤 미친 시어머니와 갓난아기를 유괴했다는 엄청난 소재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 모두가 화해하는 내용으로 완결된 '백년의 유산'같은 드라마가 대표적입니다. 마찬가지로 쌍둥이 자매가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내용의 '금나와라 뚝딱'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거라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처제가 형부와 결혼한다는 파격적인 엔딩을 제작진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 같단 생각이 들더군요.

현수 엄마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해피엔딩의 기운이 감지되는 '금나와라 뚝딱'. 유나는 달라진 모습으로 현수를 맞는다.


처음 이 드라마를 시작할 때는 꼬여도 단단히 꼬인 박순상(한진희) 가족의 혼란을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젊은 시절 각각 엄마가 다른 세 아들을 낳고 그 세 아들이 엄마들의 관계를 이어받아 박순상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날선 대립을 하고 박순상의 정식 아내도 아닌 불륜녀 장덕희(이혜숙)와 민영애(금보라)는 아무 죄없는 박순상의 아내 진숙(이경진)을 모함해서 쫓아내고 이건 뭐 조선 왕실의 중전, 후궁 갈등 보다도 더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는 이 가족에게 해피엔딩은 가당치 않아 보였습니다.


드라마 첫회부터 지금까지 보여준대로 박순상 가족을 움직이는 질서의 비결은 돈입니다. 돈에서 아버지의 위신이 나오고 돈과 능력으로 갈등하는 가족들의 서열이 결정됩니다. 장덕희에게 눈치밥먹는 장남 박현수(연정훈)가 간신히 위신을 세우며 큰형 노릇을 한 것도 돈많은 아내 유나(한지혜) 덕이었고 집안을 힘으로라도 다스리고 싶어하는 현준(이태성)이 '노블 다이아몬드'에서 한자리 차지한 것은 보석 디자이너 성은(이수경) 덕분이었습니다. 반면 장덕희에게 구박받으며 살아온 현태(박서준)가 망나니 노릇을 한 것은 자신까지 눈에 띄게 잘나면 형제가 더 시끄러워지기 때문이죠.

도저히 수습될 것같지 않은 박순상 집안이었지만 자식들은 변하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윤심덕(최명길) 가족의 갈등원인도 늘 돈이었습니다. 보석 매장 여직원으로 자식들 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대학보내고 소위 부유한 상류층으로 편입시키고 싶었던 윤심덕은 큰딸 정몽희(한지혜)가 노점상을 하는데도 몽현(백진희)과 몽규(김형준)를 사치하게 키웁니다. 백화점 매장에서 작은 딸의 옷을 사고 명문대 나오고도 취직을 못한 아들을 위해 카드를 쥐어줍니다. 타고난 부자의 아들이 아니면 부를 상속받기 힘든 우리 나라에서 윤심덕의 그런 허세는 자식들을 오히려 힘들고 괴롭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그러나 마지막회가 열편도 남지 않은 지금 어떻게든 이 복잡한 관계를 정리하지 않으면 '해피엔딩'은 절대 바랄 수 없는 일이 됩니다. 지난 주부터 박순상의 자식들은 복잡하게 꼬인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때로는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고 때로는 스스로의 길을 선택하며 살 길을 찾기 시작했죠. 박현수는 이태리로 떠났고 박현준은 절대 용서할 수 없던 아내 성은의 과거를 받아들이고 성은의 딸 아람(박민하)를 데려옵니다. 박현태는 대기업 회장의 딸과 결혼시키려는 박순상에게서 도망쳐 닭배달을 하는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엄마인 장덕희와 민영애의 죄를 알게 된 두 아들. 부모들의 잘못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마찬가지로 윤심덕의 자녀들도 자신의 인생을 찾아나서기 시작합니다. 정몽희는 단 하나뿐인 사랑을 찾아나서며 엄마에게 반기를 들었고 자신이 입양된 고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문가 사모님으로 곱게 살라고 시집보냈던 몽현은 닭배달하는 현태와 함께 아기 '수한무(정훈)'의 엄마로 살게 되었습니다. 중소기업에라도 취직하라는 부모의 부탁를 거절했던 몽규는 고아에 고졸인 민정(김예원)을 만나 세상을 배우고 민정과 결혼하겠다며 심덕에게 반기를 들었습니다. 윤심덕이 그들에게 바라던 인생은 모두 자식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사사건건 장덕희와 박순상에게 반기를 들고 박현수와 이혼하지 않겠다며 버티던 유나와 딸까지 낳은 과거를 들켰으면서도 쫓겨나지 않겠다고 악을 쓰던 성은의 변화는 박순상 가족의 분위기를 확 바꾸어놓습니다. 애교있게 장덕희에게 할머니라고 부르는 아람과 그런 아람을 안아주는 박순상, 집안일을 하는 유나는 박순상의 집을 사람사는 집처럼 바꾸어놓습니다. 유나는 자신이 버림받은 아이라는 생각에 비정상적으로 박현수에게 집착했고 외로움에 시달리다 우울증 증세를 보였으나 친동생 몽희의 등장과 함께 박순상 가족과 부대끼며 살 길을 찾았습니다.



자식들의 이런 변화는 결국 두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려면 돈에 대한 집착 보다 가족들 간의 유대감이 훨씬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절대로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심덕의 친정엄마 최광순(김지영)과 아들 때문에 며느리를 괴롭히던 김필녀(반효정)가 같이 살며 좋은 친구가 된 것처럼 도저히 말이 안되는 비상식적인 가족이라도 일단 같이 살게 되었으면 감싸주는게 답이란 말이죠. 박순상과 윤심덕이 '가족들을 위해'라는 명분으로 집착하던 돈은 집을 사고 먹을 것을 사는, 부수적인 것들을 해결해주는 수단에 불과했습니다.

그동안 너희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들 가족의 결론도 결국 자식의 행복 아닐까.


유나가 현수와 몽희를 위해 이혼을 결심하고 윤심덕이 정말 자식들을 위한게 뭔지 생각하기 시작하고 박순상이 손자 손녀들의 재롱에 평생 모르고 살았던 기쁨을 느끼고 돈이 전부인줄 알고 살았던 그들 가족에게 해피엔딩의 기운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것은 박순상 가족이 불행해지기 시작한 갈등의 시작이자 장덕희의 원죄인 현수엄마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감정적인 앙금이 깨끗이 사라질 리도 없고 무언가 뾰족하고 획기적인 해결방법은 없겠지만 마찬가지로 그들이 참고 양보하게 된다면 그건 자식들 때문일 것입니다.

뭐 물론 처제인 몽희와 형부인 박현수의 결합이 문제라면 문제겠습니다만 동생 밖에 모르는 유나에 자식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이 보태지면 그쪽도 마무리가 되겠죠. 솔직히 획기적인 방법이 있으리라곤 생각하진 않고 잘 살게 내버려둔다는 뜻인거 같더군요. 유나가 죽어버려도 자매 간의 삼각관계란 점은 변하지 않고 그 부분은 여전히 거슬립니다만 어떻게든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유나, 몽희, 현수의 관계 부분만 빼면 나머지는 꽤 기분좋은 결말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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