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를 보다/브이(V)

ABC의 'V' 리메이크 시리즈, 불안을 떨쳐라

Shain 2009. 10. 2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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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ABC 방송국의 V가 첫 방영됩니다. 지난번에 포스팅해 드린대로 이번 리메이크는 리이메이징이라 같은 외계인 침략 모티브와 레지스탕스 대응 구조, 그리고 같은 인물 구조를 차용하긴 하지만 드라마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V의 20년 뒤 시리즈를 썼던 케네스 존슨은 이번 시리즈 메인 제작자에서 빠졌죠. 최근엔 ABC 방송은 한참전에 제작된 V의 첫 Pilot을 8분 공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외계인을 아예 V라고 호칭합니다.



최고의 반응을 얻고 있는(최고의 파일럿이란 평도 얻고 있습니다) 8분 짜리 동영상이 기존 프로모션 동영상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습니다. 도입부분에 캐스팅 멤버를 소개하고 외계인의 등장을 인상적으로 보여준 것 뿐이죠. 지나치게 홍보에 치중한 까닭인지 트레일러가 훨씬 더 인상적이란 느낌 조차 듭니다. 2006년부터 제작하겠다 이야기한 것이니 시청자를 오래 약올리기만 하는군요. 오죽 파일럿 제작 시간이 지났으면 인물들의 느낌이 달라져 캐스팅 사진도 새로 찍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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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리카 에반스 역:

엘리자베스 미첼(Elizabeth Mitchell)
● 라이언 니콜 역 :
모리스 체스넛(Morris Chestnut)
● 잭 랭드리 신부 역 :
조엘 크레치(Joel Gretsch)
● 발레리 스티븐스 역:
로데스 베네딕토(Lourdes Benedicto)
● 타일러 에반스 역 :
로간 호프먼(Logan Huffman)
● 외계인 지도자 안나 역 :
모레나 바카린(Morena Baccarin)
● 외계인 리사 역 :
로라 밴더볼트(Laura Vandervoort)
● 채드 데커 역 :
스캇 울프(Scott Wolf)

지난번 약간 하얀 느낌으로 제작된 프로모션 이미지 보다는 약간 어둡게 촬영이 됐죠? 파일럿 촬영날짜가 방영날짜와 지나치게 차이 날 경우엔 아역배우들은 아예 사람이 달라 보일 때도 있답니다. 초반 에피소드와 후반 에피소드 사이의 차이는 피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주연 배우 Elizabeth Mitchell이 맡은 에리카 에반스 경우 LOST에서 줄리엣 역을 맡고 있어 그런지 상당히 낯익은 모습을 연출하는군요.

에피소드 2에서 등장하는 이 사람(배우:Britt Irvin)은 방송국 내 인물인데 아무래도 외계인이 심어둔 인물이 아닐까 짐작되기도 합니다. 주요 배역 중 하나인 채드의 동료인 듯하네요.


첫 에피소드의 8분과 함께 2번째 에피소드의 시놉시스가 공개되었습니다. V의 전체 스토리 라인이 원작과 거의 마찬가지(일부 배경은 다른 셈이지만요)지만 미니시리즈였던 원작을 1시즌 짜리 드라마로 편집하다 보니 내용이 많이 분산된 모양입니다. 외계인 리사와 에리카의 아들 타일러는 연인이 될 겁니다. 원작의 마크 도노반, 줄리엣 역을 에리카가 겸하고 있는 것이고 보면 타일러와 리사는 원작의 로빈과 브라이언을 겸하지 않을까요.

외계인의 등장으로 소동이 벌어진 첫 에피소드, FBI 대테러 요원 에리카가  외계인들 피부 아래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성공에 목말라하는 방송가의 채드 데커는 외계인 리더 안나의 독점 인터뷰로 앵커로 고속 승진을 할 수 있단 제안을 받게 됩니다. 두번째 에피소드의 내용은 V가 나타난 이후의 변화입니다. 'There Is No Normal Anymore'란 제목입니다.

외계인의 비밀을 의심하게 된 잭과 에리카는 외계인 저항세력이 되고 추적을 받게 됩니다. 이들을 추적하려 법기관이 움직이는 걸로 보아 지구에 미리 외계인을 심어둔 듯 듯합니다..


세계 주요 도시에 갑자기 나타난 수십개의 외계인 모선, 외계인들은 인류를 돕기 위해 왔다 주장하며 그들의 월등히 뛰어난 문명을 전해주겠다 제안합니다. 대신 지구에서는 몇가지 광물과 물을 얻어가겠다고 하죠. 인기 앵커인 채드 데커를 통해 외계인 리더 안나는 지구인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렇지만 FBI의 에리카는 이 외계인들에게 숨겨진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고, 미지의 Seeker(수사대)가 잭신부와 자신을 추적하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되죠.


리메이크 V 시리즈는 제작에 난항을 겪고 있다?

11월 동안 1시즌 방영 예정이던 드라마 V는, 워너브라더스에서 한동안 제작이 중단된 적이 있습니다. 파일럿 공개시엔 2010년 방영 예정이었고, 11월 3일부터 방영된다 쳐도 6개 에피소드 정도면 올 한해동안 방영이 충분하니 방영일정엔 지장이 없었지만, 한때 파일럿의 반응이 상상 이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아니냐는 말이 돌았습니다. 워너의 공식 답변은 V를 장기 시리즈로 만들기 위한 작업 기간이었다고 하는군요.

과거의 영광으로 얼마 만큼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냐? 제작사와 방송국의 기대는 서로 다릅니다. 팬들의 기대치를 만족한다는 건 명성 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옛시리즈의 리메이크라 시청자를 만족시키기 어려우니 최선을 다하겠단 그들의 말은 어쩐지 믿음직합니다. 지난 코믹콘 중 상영된 파일럿에 쏟아진 비난과 불만을 바탕으로 작가들은 장기 시리즈에 어울리는 수준높은 대본을 만들어낼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이미 ABC 방송국에서는 13에피소드를 주문한 상태로 올해 안엔 4개 에피소드만 방영할 것이랍니다. 큰 기대를 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중간에 방송을 할 수 없는 동계 올림픽 등의 기간이 있으니 급하단 생각도 하지 않는 듯 합니다.


근본적 문제는 케네스 존슨인지도 모른다

이전에 포스팅한 'V: The Second Generation'이란 책은 오리지널 V 시리즈의 20년 뒤 이야기입니다. 책 내용을 소개하는 사이트가 있어 대강의 시놉시스를 읽어보곤 했지만 그리 매력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이 책을 기반으로 오리지널 V의 작가이자 제작자였던 케네스 존슨이 V의 후속 미니 시리즈를 제작한다 했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스폰서를 끌지 못했거나 호응을 받지 못한거죠. 과거 스타들의 출연은 당연히 무산되었고 없던 일이 된 모양입니다.


이번 V 시리즈의 전체 제작자는 'The 4400'으로 유명한 Scott Peters입니다. SF 시리즈에선 아주 유명한 감독이자 제작자이죠. 그러나 드라마의 첫 다섯 에피소드는 케네스 존슨이 작가진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리지널 시리즈의 내용을 다소 반복할 것이란 예상이 듭니다. 최고의 찬사를 받은 이 파일럿이 과거의 포맷을 유지하게 되면 어떻게 현대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 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케네스 존슨은 "The Bionic Woman(소머즈)", "The Six Million Dollar Man(육백만불의 사나이)", "The Incredible Hulk(헐크)" 등으로 아주 잘 알려진 최고 SF 제작자이자 작가지만 바이오닉 우먼은 이미 시청자의 외면을 받은 리메이크 작입니다. 과거에 놀랍게 시청했던 내용들은 이미 시시하거나 볼거리가 아니기에 Knight Rider 같은 최고 인기 미드도 이미 쓴 맛을 봐야 했습니다.

외계인에게 협력하는 에리카의 아들 테일러 에반스. 리사는 지구의 청소년을 평화란 명분으로 모은다.


원작 시리즈의 도노반의 아내, 크리스틴 월시가 V에 대한 편집된 방송을 진행하는 리포터였듯 채드 데커는 미디어로 외계인의 세력을 넓히는데 공헌할 것입니다. 번스타인 가문의 아들이었던 다니엘이 가족들까지 죽게 하며 V들에게 충성하듯 에리카의 아들은 외계인과 가까이 지내 어머니를 애태우겠죠. 원작의 로빈처럼 외계인과 아이를 낳을지도 모릅니다. 레지스탕스의 리터인 에리카는 도노반처럼 아들 때문에 슬퍼할 것입니다.

이번 리메이크의 첫 8분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지구인들의 두려움과 놀람, 그리고 외계인의 신비로움까지 아주 잘 표현되었고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알기 쉽게 압축한 파일럿입니다. 작가의 예전 역량이 스캇 피터와 합쳐졌으니 기대 이상 잘 만들어질 수도 있겠지만, 기껏 물을 구하러 왔다는 원작의 한계를 어서 빨리 떨쳐버렸길 바랍니다. 이 리메이크가 성공하면 간만에 꽤 괜찮은 SF가 탄생하는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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