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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물'을 현실정치와 연관시키지 말라는 제작담당자의 항변에도 드라마 곳곳엔 현실정치에서 본 장면들이 연출된다. 21일 방영 장면엔 그림 로비를 통한 비자금 조성, 스캔들 조작을 통한 흑색선전과 루머 양산, 선거장의 앞잡이(일명 프락치) 동원, 정치인에 대한 계란 투척 세례 등이 등장한다.
그러고 보면 간척지를 살리겠다는 '서혜림'은 왜 정책을 따져보지도 않고 여당 보궐선거 후보로 나섰을까. 조배호의 캐릭터는 과거 '킹메이커'를 운운하던 특정 정치인을 닮았는데, 하필 그 정당의 이름은 '민우당'일까. 현실정치판을 연상시키지 않으려 사투리까지 섞어썼다는 드라마는 여러면에서 시청자를 자극시키고 있다.
시청자들 일부는 이미 특정 후보를 연상하려는 언론의 호들갑을 무시하는 듯하다. 무엇 보다 여주인공이 겪고 있는 서민적인 서글픔은 그 어느 정치인과도 맞닿는 부분이 없다. 잘 따져보면 특정 후보에 유리하다는 인상을 줄수록 드라마는 재미없어지고 흥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하다. 현실과의 괴리감을 따져보면 오히려 시청자는 드라마 덕을 보려는 정치인에 반감을 가지게 되는 게 정상이다.
드라마에서 정치인 서혜림이 성공하는 요인엔 두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는 재계와 언론을 비롯한 정치판은 썩을 대로 썩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유권자는 그 정치판에 쉽게 속아넘어가는 무력한 사람들이란 점이다. 그 정치판을 배경으로 유권자들을 깨워 지지를 얻고 성공한다는 게 서혜림의 기본 패턴이다. 그리고 그에 대해 서혜림은 극중 강태산과 대립된 대책을 내놓는다.
미디어의 영향력은 정치권에서 무시할 수 없다. 직접적인 옹호를 하지 않더라도 특정 정치인을 연상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이 상승한다. 간접적으로 비리에 연루된 뉘앙스만 풍겨도 깨끗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는다. 법에 호소를 해봐도 흑색선전 말라 질타해도 이런 일에 영향받는 유권자를 나무랄 수 없다. 나쁜 이미지를 부추키는 프락치가 개입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는다.
서혜림은 이런 속성의 유권자들 앞에 당당히 나선다. '아무 관계가 아님'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스캔들을 조작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상대방에게 되돌려주지 않는다. 자신은 오로지 실천 가능한 정책 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며 빗속에서 호소한다. 아무리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도 '본질'을 볼 줄 아는 일류 유권자들이 있음을 믿는다.
정치적 '성인(聖人)'에 가까운 이런 행동에 평소 그녀가 함께 하고자했던 간척지 주민들은 보답을 한다. 주민들을 위해 TV 프로그램을 만든 뽀로롱 언니에게 선거 유세 지원을 나선 것이다. 이제 대통령이 되자면 '국가가 약해서' 남편이 죽었다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앞으로 무엇으로 국민을 감동시켜 그들의 유권자 자질을 끌어낼 것인가?
정치권엔 늘 '현실론'이 따라다닌다. 부정 행위 하나하나에 반발을 보였다간 어느 세월에 그 정치판을 갈아엎을 것인가. 일단 '대세'를 따르다 힘을 얻어 모든 것을 바꿔나간다는 말이 힘을 얻는다. 제법 그럴듯하고 현실적인 말로 보이지만, 이런 명분을 쫓다가 '새'된 정치인들도 제법 많고 오히려 그 파워의 중심부로 이동해 부패한 무리의 핵심으로 변모하는 사람들도 많다.
주인공 강태산은 서혜림의 약해빠진 대응책을 비판한다. 썩어빠진 정치권에 불같은 분노를 가진 강태산은 그들의 상태를 일단 인정하고 있다. 정치판에서 최강자가 되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재벌집 딸과 부부의 연을 맺어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부정부패의 온상 조배호의 속칭 '따까리' 노릇도 제법 잘 해냈다.
필요하면 대통령의 힘도 빌리고 장인인 재벌 자본의 힘을 빌린다. 깨끗한 이미지와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서혜림도 알게 모르게 강태산의 '파워'의 도움을 제법 많이 받았다. 강태산의 딜레마는 뒷감당이 필요한 그 파워와 깨끗함을 바라는 자신의 이상을 어떻게 병립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판사판(理判事判)의 속뜻처럼 깨끗한 이미지는 서혜림이 갖고 온갖 속세의 일은 강태산이 맡게될 지도 모른다.
드라마 대물의 기획의도에 등장하는 '일류 유권자'들은 둘 중의 한 구도를 선택하게 된다. 교과서적으로는 서혜림의 기본취지에 감동하고 지지를 보내겠지만 현실에 맞부딪히면 차인표를 정답으로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언론까지 혼탁한 나라에서 '대물 정치인'을 알아보려면 상당한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검찰과 정치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 차도야 역시 장애물이다.
말그대로 이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다. 그것도 현실의 온갖 시궁창스러운 자극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나라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드라마다. 적당한 로맨스, 액션까지 섞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청자는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고, 그들의 오버액션을 보면서 이상적인 정치인을 꿈꾼다. 언젠가는 투표소에서 그 이상 중 하나를 선택해 투표에 임할 것이다.
극중 유권자들은 비맞으며 진행한 연설 때문이든 그녀의 간척지를 위한 발로 뛴 노력 탓이든 누군가는 정치인의 진심을 알아봐줬다. 마찬가지로 이 '드라마 대물'에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시청자들 역시 그 본심을 알아볼 것이다. 두 사람의 대립 구조에서 누굴 선택하든 한가지 분명한 메시지는 시청자도 유권자도 더이상 바보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고 보면 간척지를 살리겠다는 '서혜림'은 왜 정책을 따져보지도 않고 여당 보궐선거 후보로 나섰을까. 조배호의 캐릭터는 과거 '킹메이커'를 운운하던 특정 정치인을 닮았는데, 하필 그 정당의 이름은 '민우당'일까. 현실정치판을 연상시키지 않으려 사투리까지 섞어썼다는 드라마는 여러면에서 시청자를 자극시키고 있다.
시청자들 일부는 이미 특정 후보를 연상하려는 언론의 호들갑을 무시하는 듯하다. 무엇 보다 여주인공이 겪고 있는 서민적인 서글픔은 그 어느 정치인과도 맞닿는 부분이 없다. 잘 따져보면 특정 후보에 유리하다는 인상을 줄수록 드라마는 재미없어지고 흥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뻔하다. 현실과의 괴리감을 따져보면 오히려 시청자는 드라마 덕을 보려는 정치인에 반감을 가지게 되는 게 정상이다.
드라마에서 정치인 서혜림이 성공하는 요인엔 두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는 재계와 언론을 비롯한 정치판은 썩을 대로 썩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유권자는 그 정치판에 쉽게 속아넘어가는 무력한 사람들이란 점이다. 그 정치판을 배경으로 유권자들을 깨워 지지를 얻고 성공한다는 게 서혜림의 기본 패턴이다. 그리고 그에 대해 서혜림은 극중 강태산과 대립된 대책을 내놓는다.
서혜림 - 유권자의 기본 자질을 믿어라
미디어의 영향력은 정치권에서 무시할 수 없다. 직접적인 옹호를 하지 않더라도 특정 정치인을 연상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이 상승한다. 간접적으로 비리에 연루된 뉘앙스만 풍겨도 깨끗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는다. 법에 호소를 해봐도 흑색선전 말라 질타해도 이런 일에 영향받는 유권자를 나무랄 수 없다. 나쁜 이미지를 부추키는 프락치가 개입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는다.
서혜림은 이런 속성의 유권자들 앞에 당당히 나선다. '아무 관계가 아님'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스캔들을 조작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상대방에게 되돌려주지 않는다. 자신은 오로지 실천 가능한 정책 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며 빗속에서 호소한다. 아무리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도 '본질'을 볼 줄 아는 일류 유권자들이 있음을 믿는다.
정치적 '성인(聖人)'에 가까운 이런 행동에 평소 그녀가 함께 하고자했던 간척지 주민들은 보답을 한다. 주민들을 위해 TV 프로그램을 만든 뽀로롱 언니에게 선거 유세 지원을 나선 것이다. 이제 대통령이 되자면 '국가가 약해서' 남편이 죽었다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앞으로 무엇으로 국민을 감동시켜 그들의 유권자 자질을 끌어낼 것인가?
강태산 - 필요한 힘을 이용하라
정치권엔 늘 '현실론'이 따라다닌다. 부정 행위 하나하나에 반발을 보였다간 어느 세월에 그 정치판을 갈아엎을 것인가. 일단 '대세'를 따르다 힘을 얻어 모든 것을 바꿔나간다는 말이 힘을 얻는다. 제법 그럴듯하고 현실적인 말로 보이지만, 이런 명분을 쫓다가 '새'된 정치인들도 제법 많고 오히려 그 파워의 중심부로 이동해 부패한 무리의 핵심으로 변모하는 사람들도 많다.
주인공 강태산은 서혜림의 약해빠진 대응책을 비판한다. 썩어빠진 정치권에 불같은 분노를 가진 강태산은 그들의 상태를 일단 인정하고 있다. 정치판에서 최강자가 되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재벌집 딸과 부부의 연을 맺어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부정부패의 온상 조배호의 속칭 '따까리' 노릇도 제법 잘 해냈다.
필요하면 대통령의 힘도 빌리고 장인인 재벌 자본의 힘을 빌린다. 깨끗한 이미지와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서혜림도 알게 모르게 강태산의 '파워'의 도움을 제법 많이 받았다. 강태산의 딜레마는 뒷감당이 필요한 그 파워와 깨끗함을 바라는 자신의 이상을 어떻게 병립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판사판(理判事判)의 속뜻처럼 깨끗한 이미지는 서혜림이 갖고 온갖 속세의 일은 강태산이 맡게될 지도 모른다.
유권자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드라마 대물의 기획의도에 등장하는 '일류 유권자'들은 둘 중의 한 구도를 선택하게 된다. 교과서적으로는 서혜림의 기본취지에 감동하고 지지를 보내겠지만 현실에 맞부딪히면 차인표를 정답으로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언론까지 혼탁한 나라에서 '대물 정치인'을 알아보려면 상당한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검찰과 정치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 차도야 역시 장애물이다.
말그대로 이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다. 그것도 현실의 온갖 시궁창스러운 자극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나라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드라마다. 적당한 로맨스, 액션까지 섞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청자는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고, 그들의 오버액션을 보면서 이상적인 정치인을 꿈꾼다. 언젠가는 투표소에서 그 이상 중 하나를 선택해 투표에 임할 것이다.
극중 유권자들은 비맞으며 진행한 연설 때문이든 그녀의 간척지를 위한 발로 뛴 노력 탓이든 누군가는 정치인의 진심을 알아봐줬다. 마찬가지로 이 '드라마 대물'에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시청자들 역시 그 본심을 알아볼 것이다. 두 사람의 대립 구조에서 누굴 선택하든 한가지 분명한 메시지는 시청자도 유권자도 더이상 바보는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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