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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종영까지 4회 남은 'SBS 대물'의 텃세 탓인지 'KBS 프레지던트'의 시청율은 5.9%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경쟁작 대물은 26.7%, 즐거운 나의 집 10%). 본격 정치 드라마를 표방하며 국회의원 장일준(최수종)의 대통령 도전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청년 실업은 상당 부분 청년들의 책임'이란 발언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사회문제인 실업 때문에 청년들을 질타하는 듯한 장일준의 이 발언을 두고 극중 대학생들은 사과하라며 화를 냅니다.
장일준은 그들 청년들 앞에 당당하게 '투표하는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치인을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실업에 책임이 있는 이유를 청년들이 정치를 혐오하기 때문이라 이야기합니다. 정부 여당의 책임을 비겁하게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에게 돌리냐는 반응에 장일준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은 결코 보호받지 못한다'며 '청년 실업자들의 분노와 설움을 표로 보여달라'고 댓구하죠.
다소 자극적인 방법으로 청년층의 지지를 얻어낸 이 발언, 정치의 교과서같은 이 주장은 특정 나이의 어른, 특히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장년층에게라면 절대 먹히지 않았을 법한 방법인지 모릅니다. 아들뻘의 청년들에게 반쯤은 훈계조로 반쯤은 설득하는 어조로 청년들에 평소 깨닫지 못했던 바른 말을 '충격적으로' 전해주는 방법은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장일준의 기본 능력과 성향을 아주 잘 보여준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레지턴트'에서 보여주는 정치권 묘사는 한국에 맞게 변형시켰다고 하지만 아직 많이 헐리웃 스타일입니다. 약간은 만화스럽고 선악구도가 선명한 'SBS 대물'이 보여주는 정치가 현실에서 구현된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장일준은 교과서적인 정치의 올바름을 말하는 인물이지만 노련한 그의 참모진이 선택하는 전략과 캠프를 운영하는 방식은 많은 부분 '현실적'입니다.
선거전에 문제가 될만한 걸 모두 털어놓으라는 선거캠프의 본부장 이치수(강신일)의 말에 생각에 잠겼던 장일준은 숨겨진 아들 유민기(제이)의 존재를 고백합니다. 유정혜(김혜령)의 아들 유민기는 장일준의 결혼 이후 부적절한 관계로 태어난 아들도 아니고 결혼전까지 태어난 줄도 몰랐던 아이입니다. 원작이 미국 배경인걸 상기하면 혼전 문제이니 상관없을 수 있겠지만 보수적인 사람들에겐 결혼전 태어난 아이는 충분히 스캔들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이치수와 장일준은 두 사람은 유민기를 어떻게 해야할 지 한참 궁리했을 겁니다. 만약 혼외자의 존재가 언론에 등장하면 유민기는 장일준을 '비정한 아버지'로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법적으론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유정혜에 대한 동정과 감정적인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유민기로 인해 생길 아내 조소희(하희라)와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조소희는 정치학과 교수(설정이 바뀌었더군요)로 선거캠프의 주요 참모진 역할을 능숙하게 해내는 냉정한 인물이지만 결혼 25년 동안 장일준이 입을 다물고 있던 아들의 존재를 쉽게 납득하긴 힘들 것입니다. 무엇 보다 아들의 존재가 대중에 밝혀지면 문제가 될 게 분명하므로 멀리 떠나보내려할 지 모릅니다.
가스 폭발 사고로 인한 유정혜의 죽음으로 유민기, 장일준, 이치수는 모두 조소희의 관련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민기는 여러모로 해결해야할 시한폭탄이라는 이치수의 정치적 판단은 옳은 의견이지만 장일준은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 말하고 조소희와도 상의하지 않습니다.
장일준은 아들과 자신의 운명을 두고 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말로 청년들을 자극해 결국엔 그들에게 호감을 얻었듯이 아들을 곁에 두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면 아들이 자신을 납득하고야 말리라 생각하는 듯합니다. 아니 납득하지 못한다 쳐도 자신의 아들이기에 그 결과를 감당해야한다고 여기는 것 아닐까요. 윤리적으로 본다면 도저히 빠져나갈 길이 없는 문제지만 이런식으론 답이 나올 지 모르죠.
'SBS 대물'의 서혜림은 남해도지사 선거 때 상대 후보의 사퇴로 무혈입성을 하게 됩니다. 상대 후보의 비리 혐의를 빌미로 하도야가 협박했기 때문입니다. 서혜림은 그런 경우 법적으로 죄를 가려야 한다며 남해도지사를 사퇴할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몰랐지만 그런 상황의 덕을 본 자신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엄격한 정의이자 '깨끗함'이 구현된 모습인 것도 같습니다.
한 정치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몇번의 '부정'을 저지르게 될까요. 부정한 것까진 아니더라도 부정한지 아닌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는 꽤 여러번 처하게 될 것입니다. 한 정당 대표까지 맡고 보면 '도의적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 한두번이 아닐 것입니다.
장일준은 당내 경선후보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얻고 있습니다. 정권의 황태자란 별명을 얻고 있는 전직 총리 김경모(홍요섭), 여성검찰청장 출신의 신희주(김정난), 5선 의원 출신의 보수적인 박을섭(이기열)을 치고 올라가기 위해 새물결 미래당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그들을 물리칠 방법을 궁리중입니다. 결국 박을섭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고 신희주와는 후보 단일화를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보이네요.
정책의 연속성 때문에 현직 대통령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김경모는 귀족적인 인물로 그 점잖음 때문에 '영국신사'란 별명도 얻고 있습니다. 딱히 큰 흠집이 없어 보이는 그가 대통령이 되어야할 이유, 정책의 연속성이란 말도 꽤 괜찮은 명분입니다. 그를 이기기 위해 장일준은 대통령 이수명(정한용)과 영부인 최정임(양희경)을 잘 활용할 것입니다. 합리적 경쟁이 가능한 사람에게는 어떤 수단을 활용할 지가 장일준의 본질을 결정하겠죠.
장일준은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된 적 있는 민주 투사 출신이지만 재벌가와 인연을 맺은 '박쥐'라는 평을 얻고 있습니다. 그의 기본 철학이나 이념은 민주적이고 진보적일지라도 그의 방법론이나 주변환경은 '자본주의' 또는 '권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장일준과 조소희의 결합은 일종의 '실용주의'를 상징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정치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가 나라를 바꾼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대물'의 서혜림처럼 올곧고 한결같은 사람을 바라지만 현실 속에서 그런 인물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호응과 인기를 얻어야할 뿐만 아니라 언론을 비롯한 많은 매체들이 옹호적이어야 수월하게 정책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능력은 자신 만의 능력으로 백퍼센트 발휘되지 않습니다.
많은 정치드라마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연상하는 건 그 이상을 처음 시도한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물론 그 모습이 완벽하지 않았고 대통령 개인을 국가가 불행하게 만들었기에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 나라 현대 정치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갔던 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흥미로운 건 '대물'의 또다른 주연인 강태산도 장일준처럼 인물에 따라 변화하는 윤리를 보여주며 상대를 무찔러나갔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상대를 거침없이 무너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울리기도 하는 강태산은 몹시 외로운 인물이고 주인공에게 처벌받는 '악'의 상징입니다. 수단은 같지만 결과는 달라질 이 '방법'에 태생적 한계는 없는 것일까요. 앞으로의 전개 과정이 궁금해집니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장일준은 그들 청년들 앞에 당당하게 '투표하는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치인을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실업에 책임이 있는 이유를 청년들이 정치를 혐오하기 때문이라 이야기합니다. 정부 여당의 책임을 비겁하게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에게 돌리냐는 반응에 장일준은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은 결코 보호받지 못한다'며 '청년 실업자들의 분노와 설움을 표로 보여달라'고 댓구하죠.
다소 자극적인 방법으로 청년층의 지지를 얻어낸 이 발언, 정치의 교과서같은 이 주장은 특정 나이의 어른, 특히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장년층에게라면 절대 먹히지 않았을 법한 방법인지 모릅니다. 아들뻘의 청년들에게 반쯤은 훈계조로 반쯤은 설득하는 어조로 청년들에 평소 깨닫지 못했던 바른 말을 '충격적으로' 전해주는 방법은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장일준의 기본 능력과 성향을 아주 잘 보여준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레지턴트'에서 보여주는 정치권 묘사는 한국에 맞게 변형시켰다고 하지만 아직 많이 헐리웃 스타일입니다. 약간은 만화스럽고 선악구도가 선명한 'SBS 대물'이 보여주는 정치가 현실에서 구현된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장일준은 교과서적인 정치의 올바름을 말하는 인물이지만 노련한 그의 참모진이 선택하는 전략과 캠프를 운영하는 방식은 많은 부분 '현실적'입니다.
숨겨진 아들 유민기와 장일준의 도박
선거전에 문제가 될만한 걸 모두 털어놓으라는 선거캠프의 본부장 이치수(강신일)의 말에 생각에 잠겼던 장일준은 숨겨진 아들 유민기(제이)의 존재를 고백합니다. 유정혜(김혜령)의 아들 유민기는 장일준의 결혼 이후 부적절한 관계로 태어난 아들도 아니고 결혼전까지 태어난 줄도 몰랐던 아이입니다. 원작이 미국 배경인걸 상기하면 혼전 문제이니 상관없을 수 있겠지만 보수적인 사람들에겐 결혼전 태어난 아이는 충분히 스캔들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이치수와 장일준은 두 사람은 유민기를 어떻게 해야할 지 한참 궁리했을 겁니다. 만약 혼외자의 존재가 언론에 등장하면 유민기는 장일준을 '비정한 아버지'로 보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법적으론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유정혜에 대한 동정과 감정적인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유민기로 인해 생길 아내 조소희(하희라)와의 갈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조소희는 정치학과 교수(설정이 바뀌었더군요)로 선거캠프의 주요 참모진 역할을 능숙하게 해내는 냉정한 인물이지만 결혼 25년 동안 장일준이 입을 다물고 있던 아들의 존재를 쉽게 납득하긴 힘들 것입니다. 무엇 보다 아들의 존재가 대중에 밝혀지면 문제가 될 게 분명하므로 멀리 떠나보내려할 지 모릅니다.
가스 폭발 사고로 인한 유정혜의 죽음으로 유민기, 장일준, 이치수는 모두 조소희의 관련을 의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민기는 여러모로 해결해야할 시한폭탄이라는 이치수의 정치적 판단은 옳은 의견이지만 장일준은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겠다 말하고 조소희와도 상의하지 않습니다.
장일준은 아들과 자신의 운명을 두고 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말로 청년들을 자극해 결국엔 그들에게 호감을 얻었듯이 아들을 곁에 두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면 아들이 자신을 납득하고야 말리라 생각하는 듯합니다. 아니 납득하지 못한다 쳐도 자신의 아들이기에 그 결과를 감당해야한다고 여기는 것 아닐까요. 윤리적으로 본다면 도저히 빠져나갈 길이 없는 문제지만 이런식으론 답이 나올 지 모르죠.
상대에 따라 대응도 다르다
'SBS 대물'의 서혜림은 남해도지사 선거 때 상대 후보의 사퇴로 무혈입성을 하게 됩니다. 상대 후보의 비리 혐의를 빌미로 하도야가 협박했기 때문입니다. 서혜림은 그런 경우 법적으로 죄를 가려야 한다며 남해도지사를 사퇴할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몰랐지만 그런 상황의 덕을 본 자신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엄격한 정의이자 '깨끗함'이 구현된 모습인 것도 같습니다.
한 정치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몇번의 '부정'을 저지르게 될까요. 부정한 것까진 아니더라도 부정한지 아닌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는 꽤 여러번 처하게 될 것입니다. 한 정당 대표까지 맡고 보면 '도의적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 한두번이 아닐 것입니다.
장일준은 당내 경선후보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얻고 있습니다. 정권의 황태자란 별명을 얻고 있는 전직 총리 김경모(홍요섭), 여성검찰청장 출신의 신희주(김정난), 5선 의원 출신의 보수적인 박을섭(이기열)을 치고 올라가기 위해 새물결 미래당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그들을 물리칠 방법을 궁리중입니다. 결국 박을섭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고 신희주와는 후보 단일화를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보이네요.
정책의 연속성 때문에 현직 대통령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김경모는 귀족적인 인물로 그 점잖음 때문에 '영국신사'란 별명도 얻고 있습니다. 딱히 큰 흠집이 없어 보이는 그가 대통령이 되어야할 이유, 정책의 연속성이란 말도 꽤 괜찮은 명분입니다. 그를 이기기 위해 장일준은 대통령 이수명(정한용)과 영부인 최정임(양희경)을 잘 활용할 것입니다. 합리적 경쟁이 가능한 사람에게는 어떤 수단을 활용할 지가 장일준의 본질을 결정하겠죠.
정치인의 이상적 해법 제시되나
장일준은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된 적 있는 민주 투사 출신이지만 재벌가와 인연을 맺은 '박쥐'라는 평을 얻고 있습니다. 그의 기본 철학이나 이념은 민주적이고 진보적일지라도 그의 방법론이나 주변환경은 '자본주의' 또는 '권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장일준과 조소희의 결합은 일종의 '실용주의'를 상징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정치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가 나라를 바꾼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대물'의 서혜림처럼 올곧고 한결같은 사람을 바라지만 현실 속에서 그런 인물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호응과 인기를 얻어야할 뿐만 아니라 언론을 비롯한 많은 매체들이 옹호적이어야 수월하게 정책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능력은 자신 만의 능력으로 백퍼센트 발휘되지 않습니다.
많은 정치드라마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연상하는 건 그 이상을 처음 시도한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물론 그 모습이 완벽하지 않았고 대통령 개인을 국가가 불행하게 만들었기에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 나라 현대 정치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갔던 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흥미로운 건 '대물'의 또다른 주연인 강태산도 장일준처럼 인물에 따라 변화하는 윤리를 보여주며 상대를 무찔러나갔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상대를 거침없이 무너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울리기도 하는 강태산은 몹시 외로운 인물이고 주인공에게 처벌받는 '악'의 상징입니다. 수단은 같지만 결과는 달라질 이 '방법'에 태생적 한계는 없는 것일까요. 앞으로의 전개 과정이 궁금해집니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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