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말풍선수다

네 앞의 난 인형이 아니야..

Shain 2007. 6. 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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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에 나가볼 일이 생겨서... 가봤더니..웬 빨간 꽃이 하얀꽃과 더불어 피어 있다.
어떤 꽃인지 알아차리는 박자가 늦어서... 한참을 보았더니... 석류꽃과 참나리더라..(나리의 이름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어쩌면..어머니가 부지런히 심어두신 국산 백합, 나리 종류인지도 모른다. 색이 하얀 참나리라는 건 들어본 적이 없으니 아마도.. 그럴 지도..

열매도 잘 맺지 못하는 작은 석류나무에 열린, 석류꽃... 그 석류꽃이 감히 하얗고 탐스럽게 핀 나리꽃의 상대가 될 것이냐..혹은 넌 올해 작은 석류라도 맺을 생각이니.. 쪼그리고 앉아서..그런 궁리를 하던 차에..
누군가 톡..내 머리를 친다..

근처를 둘러 봐야 아무것도 없는 동네이고 ...사람이 온 기척이 있으면 멍멍이가 알아차렸을터..

이번에도 역시 한 박자 늦게.. 좌우를 둘러보니.. 장독 위에.. 톡..하고 ..떨어지는 소리..
엄지손톱 보다 한참 자란.. 녹색의 감이었다..장마비에.. 약해지고, 새들이 먹을 것 찾아..이리 저리.. 놀려대는 사이에 하나 둘 톡톡 떨어지고 있었던..상황... 이런 풍경은 조용하다 못해.. 사람을 약간 짓누르는 .. 힘이 있다..

성희롱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기사가 났길래.. 읽어봤더니..
뭐 기사 내용이야 어차피 선정적인 것은 당연할거고... 편견의 집약체인 여자라는 단어와 외국인이란 속성과 방송이라는 성질이라 합쳐서..  빚어내는 촌극을 보자니 ..나를 둘러싼 사회라는 이름의 가증스런 껍데기를 보는 것처럼... 난리도 아니다....

미녀들의 수다..라.. 지금 한참 시끄럽군.. 그 주제가..
그러니까 지금까진 말도 안 통하고 들통날 염려도 없어서 뒤에서 말로 희롱하던 존재들이 어떤, 이곳에서 살아온 존재들의 나쁜 성질에 대해 까발리니.. 맘이 불편하기라도 한 모양.. 훗.. 한국여자 욕하던 사람들도 같은 욕을 외국인이 하고 있으면 기분이 어떨까.. 하긴 그 인종들이.. 몰라서 그러고 다니겠냐만.. 여자의 국적과 상관없이.. 그런 못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을텐데.. 좀 안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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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야의 주제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그리고 냉정하게 써내려갈 자신이 없다.  어떤 인간들의 화를 부추키고 화내는 사람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이 어떤 면에선 사회라는 곳의 속성이다.
성추행, 성희롱을 당했다는 말을.. 아직도 눈치 보면서 해야하는 곳이고..
수도 없이 그럴 위기에 처했거나 당해봤다는 말은 거짓말이거나 과장된 말이어야 그들 마음에 들고, 또는, 그럴 수 없어 신고하지 못한 행위까지.. 비겁함으로 치부되어야 속이 풀리는 그 자존심.

난.. 그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모르는 척 하는 사람도..  가끔..똑같이 밉거든..
인형처럼 그저 당해주고 웃어줄 자신은 없어..

내 억울함이 묻혀버리는 것도 싫고.. 부당한 것이 큰 소리치는 것도 싫고.. 나 스스로 착한 척 하기도 싫은데.. 왜 아무것도 안하는 지 그 이유나.. 알고 있을까?  스스로의 적막함을 지키고 싶은 그 기분을..
..... 백번을 대화해도 알고싶지 않겠지.. 그럴 능력이 없는게 아니라.. 유난히 그 기분에 대해선.. 게으르고 싶은 거겠지.. 장독대 위에 떨어져내린 풋감처럼.. 나도 스치고 지나가고 모두 잊어버리고 또 그대로 덮어버리는거지..

멀리 다녀올 일이 생겨버렸다.. 이번주 주말에.. 안 그래도 약간 심심하던 참인(?)데 올라가는 쪽이 낫겠지.. 여러 사람 생각해서라도.. 다만. 가서 처리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니.. 조금 갑갑하다.
날씨가 제법 ..지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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