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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꿈, SF 판타지처럼 신나게

Shain 2010. 12. 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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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주 스키장을 가려던 사람들은 걸음을 멈췄어야 했습니다. 무주 주변에 엄청난 눈에 내려 진입했다간 고립되기 딱 알맞은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오후 내내 계속 눈이 왔으니 스키를 즐기는 건 고사하고 되돌아오는 일 조차 힘들었을 겁니다. 예년 겨울과 달리 퍼붓다시피 내리는 눈을 보면 잠결에 '여기가 어딘가'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분명 같은 집에서 자다 깼는데 낯선 풍경이 펼쳐져 있곤 하죠.

가끔 그런 몽롱한 꿈과 현실의 경계 속에서 SF 판타지 같은 꿈이 오고가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친구가 잠시 눈을 감으면 보이는 어둠, 얼핏 지글지글, 자잘한 빛이 오고가는 듯한 그 풍경이 진짜 우주의 모습이라고 하더군요. 기억은 잘 안나지만, 지난밤 꾸었던 꿈은 SF 판타지처럼 우주를 날거나 모험을 즐기는 일이었을 수도 있고 평소라면 절대 할 수 없었던 불가능한 꿈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 쇠던 설날은 음력 명절이라 한해의 마지막날 밤을 새지 않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새버린다고 했습니다. 옛날 사람들이 섣달 그뭄 밤에 잠을 자지 말라 했던 이유가 무얼까요. 할아버지는 그 날 밤을 새우고 일찍 뜨는 해를 보러 산을 올라야했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한해의 첫해도 보지 못할 정도로 게으르면 쓸만한 사람이 못된다는 말이라 하시더군요.

부모님 사시는 동네엔 어르신들이 해마다 새해 새벽에 모여 가까운 뒷산에 올라 해를 보시곤 합니다. 젊은 저도 새해의 해를 잘 보지 못하는데 고령의 어르신들이 부지런히 그런 모습을 보여주시는 걸 보며 반성하게 되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은 해를 보며 어떤 새해를 계획하셨을 지 궁금합니다.



불가능한 현실을 꿈꿔보는 드라마

드라마의 또다른 오락적 측면은 '대리만족'입니다. 재벌 중심으로 묘사되는 드라마가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많음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건 그들의 고급스런 생활이나 '물질적인 자유'를 동경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드라마 속 '재벌'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면서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지만 그런 부분 보단 화려한 생활이 먼저 부각시키는 안타까운 현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환상을 현실로 만드는 '드라마'의 속성은 오랜 인류의 오락거리입니다. 현실에서 꿈꿔보지 못한 사랑, 자유, 모험 등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울고 웃고 기쁘게 만드는 드라마의 영역은 먼 우주 조차 피하지 않고 구현해 냅니다. 인간이 달을 방문한게 벌써 수십년전이지만 실제 달을 갈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의 한정된 인물들 뿐이죠. SF(Science fiction) 이야기들은 인류의 현실을 벗어난 환상적인 이야기로 현실에서 줄 수 없는 즐거움을 줍니다.


최초의 SF 소설로 꼽을 수 있는 작품은 몇가지가 있지만(기록된 것들 중 찾아보자면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군요) 그중 가장 완성된 형태를 보인 건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로(1865)'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 경우 1907년 '태극학보'에 연재된 '해저여행기담(쥘베른 해저2만리의 번안 소설)'이 최초의 SF 소설이라는군요(창작 SF는 좀 더 뒤로 가겠죠). 최초의 SF 영화는 뤼미에르 형제의 '도살기계' 였다고 하죠.

'배틀스타 갈락티카(Battlestar Galactica)'를 비롯한 최근의 SF 장르들은 인간사회를 그대로 옮겨간듯 매우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묘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BBC 채널의 초기 'Doctor Who'를 비롯한 SF 시리즈들은 우주의 침략자들과 우주의 꿈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 원작의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 ,1999)이나 '로봇의 3원칙'은 상상력의 무한함을 보는 것 같아 사람들을 즐겁게 합니다.



꿈의 본질은 본래 무한한 가능성

SF 창작물들은 이제 장르를 세분화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발전상을 보입니다. 밀리터리 SF, 시간여행 SF, Alternate history SF, 수퍼히어로, 스페이스 오페라(로맨틱), 스페이스 웨스턴 등 취향에 따라 골라 시청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이 발달하고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우주 자체에 대한 동경 보단 SF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 SF 영화들을 보며 어쩌면 저렇게 유치하게 표현했을까 하고 기술력의 한계를 탓했던 적이 있는데 오히려 CG가 발달하고 나니 초능력, 미스터리, 우주에 대한 꿈은 사라져버리고 말더라구요. 녹색괴물 '헐크'를 보며 저런 괴력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었고 '육백만불의 사나이'이나 '소머즈'를 보며 초능력을 꿈꿔보기도 했었는데 이젠 우주 공간 안에서 인간들끼리 다투는 이야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한때 인류의 '꿈'이었던 주제가 이제 허름해질 만큼 인류의 '우주'나 '미스터리'에 대한 궁금증이 풀린 걸까요? 아직도 인간은 아는 것 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음에도 벌써 이 무한한 지식에 질려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동물과 다른 능력' 중 하나를 포기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죠. SF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 건 현실적이지 못하고 너무 '허황되기' 때문일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Of Oz, 1939 주디 갈란드 주연)'는 우화스러운 이야기지만 당시 사회를 적절히 꼬집고 있습니다. 현실의 경계를 넘어선 모든 매체들, 영화나 드라마 게임의 속성이 그렇듯이 오히려 현실 보다 더 사실감있게 사회를 꼬집고 풍자하고 현실사회의 빈틈을 묘사합니다. 허황된 꿈 속에 오히려 답이 있는 셈이죠. 많은 꿈같은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버린 '사실'은 두말할 것 없지요.



약하게 굴지 말고 꿈궈라

어떤 사실을 두고 취할 수 있는 입장, 세상엔 낙관론과 비관론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전 준비하지 않는 게으름,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싫어하지만 무엇이든 해보지 않는 비관론도 원치 않습니다.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현실은 똑바로 보는 것은 좋지만 안될거라 포기하는 일은 '가능성'을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사회의 변화, 절대 일어날 수 없을 것같은 일들은 우연한 순간에 가능해지기도 합니다.

'스타트렉'같은 SF 드라마가 현실이 되어버릴 수 있을까. 그 부분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일단 외계인들부터 짠하고 나타나야하니까요)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겠죠. 하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와 나 개인이 변하지 말란 법은 세상엔 없지 않을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조그만 나라 하나 못 바꾼다면 우주에 대한 꿈은 꿀 수 없는 거겠죠. 우주로 뻗어나갈 인류가 너무 '연약'해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현실' 앞에서 약해진다고 합니다. 너무 잘 알아서 또는 모르면서도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도 하는게 '꿈'입니다. 어릴 때는 하늘을 날고 우주를 여행하는 꿈도 잘 꾸고 자라서 대통령이 될 거라 호언장담도 했었는데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들은 왜 이리 약해진 것일까요. 거대한 사회에 흔들리는 어른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2010년 한해 동안 수고가 많았던 많은 분들, 그리고 내년에 어떤 일을 할 지 계획해 보시는 많은 분들. 오늘밤에 혹시 해맞이를 하지 못하고 내일을 위해 잠들더라도 '좋은 꿈'을 꿔보시는 건 어떨까요. 뭔가 활기차고 신나는 한해를 시작할 원기가 되어줄 거라 생각합니다. 평소에 감히 할 수 없을 거라 여겼던 많은 일들, 그리고 미래들을 위해 오늘 밤엔 즐거운 꿈을 꾸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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