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최고의 사랑

최고의사랑, 해피엔딩을 위한 최고의 해결책?

Shain 2011. 6. 1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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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갑자기 달라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죠. 수술을 앞둔 독고진(차승원)의 의연한 자세, 윤필주(윤계상)에게 심장이야기를 구애정(공효진)에게 전하면 죽는다고 엄포를 놓는 똥고진 표정이 진지합니다. 오죽 철이 없으면 별명이 독뽀로로인 이 남자가 죽을 지도 모르는 위험한 수술을 앞두고(그 수술하시는 의사 선생님이 상당히 낙관하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겁을 집어먹거나 포기하기 보다 '최고의 사랑'을 구애정에게 주고 가기로 마음먹다니 대단한 발전입니다.

구애정에게 고백을 하고 사랑 때문에 심장이 아파 어쩔 줄 모르고 멀어져간 사랑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이 서른 일곱의 남자가 간신히 사랑을 확인했건만 죽을 지도 모른다니 시청자 게시판은 이미 이 드라마 '최고의 사랑(최고사)'가 새드엔딩은 아닐까 싶어 벌써부터 작가성토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이제서야 배우 차승원의 매력에 푹 빠졌고 독고진 구애정 독라인을 밀어주기로 했는데 윤필주에게 홀랑 넘겨주고 죽는 거 아니냐며 차승원 죽이기 반대운동이라도 할 기세입니다.


'못되쳐먹었다'는 욕은 먹었지만 에너지를 충전하고 독고진의 집으로 소풍온 두 사람. 띵똥거리며 감자꽃을 피우자고 닭살 애정을 확인하려는 차 눈치없이 술취한 매니저 김재석(임지규)이 나타나 독고진에게 매달립니다. 재석이 독고진의 온몸을 더듬으며 독고진에 대한 애정표현(?)을 하는 이유는 구애정은 모르지만 재석은 알고 있는 비밀 때문에 걱정이 되어 술먹고 투정하러 온 겁니다. 독고진은 이제 구애정 충전기가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수술이 성공하지 못해도 살 수 없습니다.

남들 앞에 구애정이란 연인을 공개할 수 없어 마음아픈 독고진, 자신이 죽을 지 모른단 것도 밝힐 수 없는 독고진. 한달만 사귀어 보자고 구애정에게 조건을 건 이유도 인공심장 수술 때문입니다. 문대표(최화정)를 통해 강세리(유인나)와의 계약 연애를 정리하고 자신이 죽은 후에 어떤 조치를 할 지 상담하는 독고진의 배려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공개 데이트를 할 수 없는 처지 때문에 '섹션 TV'를 이용하는 장면은 두 사람의 공식적인 첫 데이트가 되었네요. 이게 마지막 데이트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최고의 사랑' 결말이 해피엔딩이 될까요.



드럽게 살고 싶은 독고진, 드럽게 꼬인 구애정

결론부터 내리자면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일 거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수술대에 오른 독고진이 혼수 상태에 빠진다던가 수술 중 심장이 멈춰(인공심장 박동기 등을 재시술하다 보니 교체하는 동안 심장은 멈춰있게 된다는군요) 죽음을 경험한다던가 등의 위기는 분명히 찾아올 것입니다. 팬들의 가슴을 조일 슬픈 장면이거나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가 되겠죠. 새드엔딩을 암시한 드라마치고 해피엔딩이 아니었던 드라마는 드물더라구요. 컵속에서 자라던 감자꽃이 피어날 때 독고진이 눈을 뜬다면 너무 진부할까요?

또 드라마가 완결될 때 쯤 독고진이 마지막으로 찍게될 영화는 예전에 문대표가 '멜로'에 한번 도전해 보라며 건내준 대본, '미스터 틱톡의 연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시나리오로 멜로라고 했으니 절절한 사랑이야기겠죠.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이 영화의 한장면, 즉 주인공이 죽는 장면 등을 활용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 수도 있겠고 하여튼 마지막회와 영화는 상당히 관계가 있을 거 같습니다.

우선 독고진이 어떻게든 '극적으로' 낮은 가능성을 뚫고 살아난다는 가정 하에 문대표와의 대화를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독고진이 죽는다면 구애정은 그의 죽음으로 호감 이미지로 돌아설 수 있습니다. 만약 죽지 않는다면 문대표의 말대로 독고진과 동반추락하고 최악의 비호감 연예인이 되버립니다. 독고진이 살아나도 구애정을 겹겹이 둘러싼 오해, 많은 대중에게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정정되지 않으면 특히 국보소녀의 해체이유가 애정이 강세리를 폭행했기 때문이란 거짓 소문이 해명되지 않으면 절대 호감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한미나(배슬기)에게 과연 어떤 비밀이 있길래 구애정이 그렇게 나쁜 이미지를 뒤집어 쓰는 모습을 보면서도 잠적해버렸느냐 하는 점입니다. 시놉시스 대로라면 실질적인 국보소녀 해체의 원인은 강세리도 아니고 구애정도 아니고 한미나입니다. 전 매니저 장실장(정만식)의 회고대로 당시 탑스타와 몰래 사귀고 있었던 듯한데 여성팬들에게 테러를 당했던 일 때문에 사라져버리고 싶다고 했다기엔 많이 엉성합니다.

미나가 갑자기 은퇴하려 했던 이유를 '임신'으로 생각했던 건 세리의 장난에 애정이 필요 이상으로 심하게 화를 냈기 때문입니다. 미나가 복통을 일으켜 무대공연을 못하게 되었다? 그 정도로 동생의 따귀를 때리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공항에서 남편과 함께 장실장을 만난 미나는 상당히 불편해 하는게 아무래도 장실장이 예전에 미나를 괴롭혔던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 연예계 일에 상당히 어두운, 국제변호사 남편에게 알리기 싫은 모종의 과거가 있다는거죠.

이렇게 되면 한가지 시나리오가 더 가능해집니다. 구애정이 필사적으로 욕을 먹으면서도 미나를 연예계에서 떠나게 해야했던 이유, 뜨고 싶어 나쁜 짓도 불사하는 강세리에게 불같이 화를 낸 이유는 장실장이 강요한 모종의 스폰서 접대 등에 연루된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장실장이 관리하는 걸그룹 캔디스의 하루미(한빛효영)이 이후에 구애정에게 고충을 상담하게 된다는데 장실장의 비리가 폭로되면 최고의 의리녀 구애정과 독고진이 '최고의 커플'이 될 수 있는 발판을 얻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해피엔딩을 바랄 수 밖에 없는 독라인의 매력

사랑하는 애정이 과일바구니를 싸들고 찾아왔지만 한의원까지 결근한채 퍼즐을 맞추며 마음을 정리하는 윤필주는 상당히 안쓰러웠습니다. 라면만 먹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완벽남의 모습에 애정은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필주의 역할이 실연하고 끝나는게 전부는 아닌 거 같아요. 한미나와 국보소녀의 비밀, 그리고 두근두근 수술을 받아야하는 독고진의 비밀을 알고 있는 필주가 마치 탐정처럼 그들의 비밀을 풀어갈 것 같습니다.

미나가 이름까지 바꾸고 애정의 고난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설 수 없었던 사연을 제일 먼저 털어놓을 상대도 필주가 아닐까 싶고 협박이라도 당하게 되면 상담하게 될 인물도 필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예계 사정은 잘 모르지만 구애정의 비호감 이미지를 안타까워하는 필주가 독고진을 통해 미나와 국보소녀의 해체 비밀을 조용히 폭로하게 할 수도 있겠죠. 강세리가 미나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유도 장실장의 악행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밝은 이야기 진행, 많은 사람들을 울고 웃게 하고 여성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캐릭터 독고진(아 똥꼬진이 더 어울리긴 하네요), 뽀로로처럼 최고의 인기를 끄는 '최고의 사랑'이 이제 4회 밖에 남지 않았다는게 믿어지지 않네요. 국보소녀 해체의 비밀이 모두 풀리는 날이 구애정 신세가 역전되는, 반전의 그날이 될텐데 독고의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나고 구애정의 누명도 벗겨지면 두 사람은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최고의 커플이 될 수 있겠죠. 컵 속의 감자꽃이 필까 피지 않을까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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