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지역은 어릴 때 물이 부족했다 한다. 수도공사가 덜 되서 물이 안 나오는 지역도 있었지만 수도에 공급할 물 역시 부족했다. 물이 나오지 않는 여름이 되면 항상 급수차가 다녔다고 한다. 학교나 집에선 물을 아끼기 위해 세수한 물을 번갈아 쓰라 캠페인을 벌였고 물이 나오는 지하수나 약수터, 공공 수도엔 항상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현상은 수도시설이 확충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그 시절에 목욕탕은 좋은 곳이었다. 어른들이 아끼는 물을 맘대로 쓸 수 있다는 점도 좋았지만 물장난할 수 있는 탕이 있다는 것도 좋았다. 어머니가 때를 밀겠다며 팔을 잡아챌 때는 싫었지만 목욕이 끝나고 느끼는 상쾌하고 개운한 기분 때문에 참을만했다. 목욕이 끝나면 얻어먹는 단지우유도 꿀맛이었다.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