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뿌리깊은 나무

뿌리깊은나무, 명품연기자 한석규에게 이런 시절이

Shain 2011. 12. 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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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장혁은 KBS에서 방영된 '추노'로 2010년 KBS 연기대상을 거머쥔 베테랑입니다. 여전히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고 어떤 역할을 해도 호평을 받는 장혁이 이번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드라마 성공에 비해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편입니다. 웬만큼 자신의 캐릭터도 잘 소화했고 한글을 맨처음 배우는 백성 '똘복'이란 역할도 꽤 매력적인 배역인데 왜 흡족할만한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함께 출연중인 배우 한석규의 세종 연기가 너무도 강렬하고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지랄'과 '우라질' 등의 파격적인 대사를 내뱉으며 때로는 울부짖고 때로는 고뇌하는 세종 이도의 캐릭터는 연기자 한석규를 한층 더 빛나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최고의 작품 반열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 시청자들은 두고두고 한석규의 '세종 이도'를 잊을 수 없다고 평가할 것입니다. 장혁은 같은 작품에 출연한 동료이자 라이벌, 그리고 연기 선배인 한석규가 이번 연기대상을 수상할 것이라 예측하며 한석규의 탁월함을 높이 샀습니다.

세종 이도로 다시 TV에 돌아온 한석규.


공식 프로필 상으로로 1964년생인 한석규와 1976년생인 장혁의 나이 차이는 띠동갑이랍니다. 한석규는 1990년 KBS 공채 성우로 공식 데뷰해 1991년 MBC 공채 탤렌트에 합격했고 장혁은 1997년 드라마 '모델'로 공식 데뷰했습니다. 지금은 한석규가 장혁에게 '까마득한' 까지는 아니라도 '대선배'의 위치에 있지만 한때는 한석규도 MBC 신인 탤렌트로 '새내기' 취급을 받던 시절이 있었죠. 1984년에는 '덧마루'의 멤버로 강변가요제에 참가해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84년은 'J에게'의 이선희가 대상을 받았던 해이기도 합니다.


1991년 MBC 20기 공채 탤렌트 시험에 합격(이미지 출처 : MBC).


대스타 장혁도 한 수 접게 만드는 배우 한석규, 그의 신인 시절도 다른 배우들이 그러했듯 눈에 띄지 않고 조용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MBC에 공채된 여러 배우들 가운데는 지금까지 활약중인 배우는 'MBC 아들과 딸'에도 함께 출연했던 곽진영과 사극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차광수가 있습니다. 당시 MBC나 KBS는 방송국 전속 탤렌트를 뽑아 자사에서 만드는 드라마에 우선적으로 출연시키곤 했기 때문에 한석규 역시 그 당시 MBC에서 방영하던 드라마에서 조연급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제일 먼저 프로필을 남긴 드라마는 청춘 드라마였던 '우리들의 천국(1990)'이 될 거 같네요. 당시 홍학표, 최진실, 배종옥, 염정아 등의 청춘스타을 배출해낸 '우리들의 천국' 1기에서 현철이란 배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리게 됩니다. 그 다음해에는 '여명의 눈동자(1991)'에 출연해 단역으로 연기를 펼치기도 했지요. 청춘 드라마이자 국내 최초의 파일럿 드라마라는 MBC '파일럿(1993)'에서는 최수종 등과 함께 인기를 끌었고 '한지붕 세가족(1993)'에는 음정희와 부부로 출연해 여성학을 전공한 신세대 대학원생 아내와 프로그래머 남편 역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들의 천국(1990), 한지붕 세가족(1993).

아들과 딸(1992), 파일럿(1993)


그 때의 작품들 중 결정적으로 연기자 '한석규'의 이미지를 달라지게 만든 배역은 누가 뭐래도 '아들과 딸(1992)'입니다. 당시 거의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었던 한석규는 주인공 후남(김희애)의 남편 역을 맡았습니다. 아들 귀남(최수종)에 비해 차별받으며 자라고 홀로 고생해야했던 후남을 안정적으로 위로해주는 잘난 남편 석호, 왕자님 이미지가 당시 여성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하더군요. 후남 때문에 상대적으로 얄미워보이던 주인공 최수종에 비해 은근히 넘치는 인기를 얻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시 김희애와 최수종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시절임에도 '아들과 딸'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한석규는 1994년 드라마로서 최고 출세작이라할 수 있는 '서울의 달(김운경 작가)'을 찍으며 최고 스타가 됩니다. 그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그의 연기력도 인정받아 1995년 최우수상을 받게 됩니다. 당시 같이 여주인공을 맡았던 채시라가 '대상'을 거머쥐었고 함께 출연한 '윤미라'도 최우수상을 받았으니 '서울의 달'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가 드라마 스타로서 '한석규'의 대활약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뒤로도 최수종과 함께 세번째 드라마인 '호텔(1995)'을 찍기도 했지만, 그 드라마를 마지막으로 한석규는 영화계에 진출하게 됩니다. '닥터봉(1995)'같은 영화도 있었지만 '은행나무 침대(1996)'는 전생을 주제로 한 특별한 이야기로 당시 화제가 되었고 '초록물고기(1997)'나 '넘버 3(1997)' 역시 역시 한석규란 평가를 받으며 1997년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게 해줍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영화 '접속(1997)'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영화배우 한석규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지요.


서울의 달(1995), 호텔(1995)


90년대 후반 이후로는 꽤나 많은 영화 흥행작을 남기며 승승장구 했기 때문에 더 이상 TV에서 한석규를 볼 수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2011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복귀한 것이 실로 16년 만의 컴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본과 연기가 탄탄한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성공으로 TV든 스크린이든 한석규를 볼 수 있는 곳이 어디든 간에 최고의 연기를 펼치는 배우라는 점은 여실히 보여준 셈이구요. 판만 잘 짜주면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배우란 걸 증명해냈습니다. '욕쟁이 세종 이도'의 연기는 당분간 한석규가 아니면 도전하기 힘든 역할이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다시 TV 드라마에서 한석규를 볼 수 있을 지 아니면 다시 영화판으로 돌아설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과거에도 특별했고 지금도 특별한 배우 한석규의 변신은 늘 시청자를 궁금하게 합니다. 배우 한석규의 매력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연기와 목소리는 분명 눈길을 끕니다. '성우 출신' 특유의  선명한 발음도 매력이라고 하구요. 부디 오래도록 배우로서 이름을남기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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