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

2012년 새해에도 다음뷰에서 TV를 이야기하자

Shain 2011. 12. 3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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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해야겠구나라고 마음먹은지 5년째인가 봅니다. 시간 참 잘 간다 싶으면서도 애초에 왜 'TV'를 주제로 블로깅하려 했었는지 새삼 생각해보게 됩니다. 미국 드라마에서 한국 드라마로 블로깅 주제가 옮겨온 만큼 제가 소비하는 컨텐츠도 많은 부분 변화가 있었습니다. 점점 팍팍해지는 현실을 느끼게 되면 될수록 편한 드라마를 찾게 되기도 하더군요. 5년전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TV를 주제로 삼았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런데 TV 컨텐츠를 주제로 블로깅하겠다고 마음먹은 것까진 좋은데 다음뷰를 비롯한 애드박스 시스템에 가입한 건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티스토리같은 독립형 블로그들은 이웃관리를 중시하는 곳도 아니고 포털 사이트 블로그처럼 알아서 챙겨주는 부분도 적기 때문에 다음뷰같은 메타 블로그 없이는 타인들의 방문을 받기 힘듭니다만 하필 순위가 곧 돈이 되는 곳에 발을 담그지 말았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거죠.

올블로그나 블로그코리아같은 메타블로그들이 하향세인 것도 한 몫을 했겠고 절대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네이버 외에는 다음 뿐이라는 점도 다음뷰에 가입한 가장 큰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순위를 정하는 곳에 가입을 했으면 방문자를 신경써야 하고 추천수를 기대해야하는 법이니 그에 맞춰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됩니다. 제 아무리 꾸준히 한 주제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황금펜을 달아줘도 방문자수가 곧 소통이고 이야기인 곳에서 순위를 완전히 무시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겠죠.


제가 자주 가던 블로그 중 하나가 어느날 부터 순위에서 보이지 않고 글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간혹 블로그 운영을 쉬시는 분들이 많아 그 분도 그러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검색엔진에서 그분의 블로그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다음뷰를 떠나 독자적으로 블로그를 운영중이었고 다음뷰에 발행을 안해서 읽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어떤 의도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다음뷰의 이런 운영방식과 맞지 않았던 것 아닐까 싶습니다.

본질적으로 블로그의 장점은 다양성과 개성입니다. 어떤 의견과 주제로 써내려가든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든 그 부분은 그 사람의 몫입니다. 이 다양성은 블로그의 본질적인 원천이고 근본적인 힘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서로 충돌하며 발전해나가듯 블로그 역시 그 다양성을 포기하고 한가지 성격이나 형태를 추구하기 시작하면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들게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다음뷰 시스템과 근본적으로 충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음뷰는 메타블로그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포털에 종속된 서비스로서 사람들이 더 많이 읽을 만한 기사를 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뉴스 코너의 클릭수 높은 기사가 따로 있듯 블로그에서도 인기있는 포스트의 속성은 따로 있기 마련입니다. 정보형 블로그나 컨텐츠를 생산하는 블로그, 심각한 주제를 언급하는 블로그는 배제되기 쉽습니다. 특히 다른 어떤 분야 보다 라이프나 TV 분야는 그 부분이 도드라집니다. 다양한 개성과 주제를 추구하는 블로그가 되느냐 '뉴스'처럼 화제성을 추구하는 다음뷰에 적절한 글을 쓰느냐 선택해야하는 시점이 오기 마련입니다.

제가 TV 드라마 분야에 대한 블로깅을 하기로 마음 먹은 건 TV 컨텐츠에 대한 관심 때문입니다. 가끔은 막장으로 평가받고 가끔은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드라마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의견제시의 방법이 가십성 기사를 양산하는 옐로페이퍼와 유사한 형태이고 싶진 않았습니다. 연예인 얼굴 품평회를 하고 싶지도 않고 그들의 사생활이 어땠느니 하는 이야기는 전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가까이 있는 TV를 상식선에서 평가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 한해 꾸준히 여러 드라마들을 보았습니다. 작품명 조차 거론하고 싶지 않다 싶을 정도로 막나가는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본래 멋진 작품을 만들던 제작자나 작가도 시청률에 급급해 황당한 설정을 내놓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TV와 함께 휴식하고 TV로 즐거움을 얻는 반면 TV는 점점 더 품질이 나빠지는 것도 같습니다. 많은 블로그들이 TV에 대한 비평을 쏟아놓아야할 시점이고 또 미디어 소비자로서 의견을 내놓을 책임이 있죠.

그 의견을 내놓는 공간인 다음뷰가 일년전 만큼 활발한 것 같진 않습니다. 재미있는 글을 쓰던 꽤 많은 사용자들 이곳을 떠났고 베스트를 뽑는 특정시간대에는 많은 글이 쏟아지는 반면 그 이후 시간대에는 글을 읽기 힘들기도 하고 블로거 간의 소통 보다는 갈등과 파워게임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순간도 있습니다. 다음뷰 시스템이 일정 부분 그 책임이 있단 생각도 문득 들구요. 트위터같은 SNS가 인기를 끄는 시대에 '긴 글'로 운영되는 블로그는 분명 비인기종목인지도 모릅니다(그래서 오독하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해요).

그럼에도 아마 여전히 TV와 블로그와 다음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같습니다. 속터진다 싶을 정도로 답답한 현상도 보게 될 것이고 가끔은 불쾌한 장면도 보고 가끔은 정말 소통이 뭔지 궁금해지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이곳은 따로 또 같이 하는 블로그이고 그런 공간이니까요. 새해에는 모두모두 더욱 나은 모습으로 만나길 기원합니다. 행여 제가 게을러 인사를 빠트리더라도,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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