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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MBC 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했으니 벌써 일주일이 훨씬 지났습니다. 그 후속 여파는 상상 이상으로 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예능 '무한도전'과 '위대한 탄생' 등 주말 예능이 대거 결방되고 시청률이 대폭 폭락했다고 합니다. 파업 중이니 제작거부는 당연하고 방영되지 않았으니 시청률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지만 대부분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던 프로그램이고 방영 즉시 화제가 되던 프로그램들이다 보니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나 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시청자가 대거 이탈한 MBC가 이대로 몰락하는 것은 아니냐며 설레발치고 총파업을 비난하기 바쁩니다.

언론도 언론이지만 이런 총파업에 대한 비난은 그 누구도 아닌 MBC 집행부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불법 총파업'으로 뉴스가 정상적으로 방송되지 못했단 내용의 화면이 올라오는가 하면 이번 총파업의 타겟인 '김재철 사장'은 파업 참가자들의 피켓 시위를 피해 MBC에도 출근하지 않고 한 호텔에서 관련 업무를 보며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총파업을 비난합니다. 2월 6일에는 주요 일간지에 '문화방송 시청자들에게 드리는 글'이란 광고문을 게재하고 노조의 활동이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파업참가자들을 강도높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사기업도 아닌 공영방송에서 파행 운영을 지적받고 자신의 퇴출을 요구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이런식으로 폄하할 수 있다니 김재철 사장은 어떤 면에서 대단한 인물입니다. 특히 정상방송되며 40% 넘는 시청률을 올린 '해를 품은 달'까지 거론하며 노조원들을 비난하는 용기에는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현재 파업에 동참한 많은 PD들과 제작자들이 공들여 만든 MBC 프로그램들을 무슨 권리로 '파업 비난'에 이용한단 말인지 황당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MBC 사측은 장기 파업을 대비하고 있다는 일설이 맞는지 계약직 CG와 PD 등을 새로 뽑는다는 TV 하단 광고도 진행 중입니다.

노조원들에게 왜곡보도의 원흉으로 지적된 김재철이 그 잘못을 거론하기 보다 나의 퇴진을 요구했기 때문에 '불법 총파업'이라 주장하다니 뻔뻔함이 지나친 것 같습니다. 대체 인력 선정과 비난 광고 게재, 이쯤 되면 요구를 들어줄 의지는 손톱 만큼도 없다는 뜻이니 MBC 노조 역시 이런 사장과 윗분들의 성향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입니다. MBC 본사 앞에서 각종 퍼포먼스를 벌이는 한편 '으랏차차 MBC'라는 버라이어티쇼를 17일 오후 7시 30분 진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일종의 총파업 응원 콘서트인데 나꼼수를 비롯한 많은 참가자들이 벌써 출연 예약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화가 강풀이 직접 그린 '으랏차차 MBC' 홍보 포스터는 '마봉춘'이라는 익살스런 MBC의 별명을 사용해 장기화에 대비하는 PD들의 여유를 대변하는 듯합니다. 모든 참가자는 예약을 통해 받고 8일부터 예약이 가능한 무료 콘서트라니 참가자들도 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MBC 총파업에 우호적인 언론이 없는 탓인지 '나꼼수'를 비롯한 소셜엔터테이너들이 밉보인 까닭인지 아직까지 대대적으로 알려진 것같지는 않더군요. 그러나 트위터 등을 통해 차츰차츰 입소문을 타고 참가 예약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www.saveourmbc.com).


이틀전 올라온 기사에 따르면 애초에 MBC 노조가 파업을 결심하고 나선 것(한겨례, "MBC뉴스 아무개입니다" 빼버리고 싶었습니다)은 윗선의 의도대로 짜맞춰진 기사를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각종 집회 관련 기사는 빼버리고 정권 비리에 대한 기사는 해명 보도 중심으로 편집하는 보도국의 횡포는 기자가 아닌 시청자들도 두고볼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번 정권들어 이번이 다섯번째 파업, MBC는 꾸준히 방송국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지만 어느새인가 잊혀지고 유야무야 시야에서 사라지곤 했습니다.

우리 나라 언론 노조 파업의 역사는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유신정권에 반발했던 언론인, 1974년 정권의 언론 탄압으로 동아일보에 게재되기로 했던 광고들이 무더기 해약되고(밝혀진 바에 의하면 중앙정보부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동아일보는 광고면을 백지로 둔 채 신문을 발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앙정보부가 무섭고 권력이 무섭던 그 시대에 많은 일반 시민들이 격려 광고를 게재하기 시작, 1975년까지 총 1만 352건의 시민광고가 게재되게 됩니다. 사실 보도를 위한 치열한 언론의 자기 성찰, 지금도 75년 그때의 흔적들은 뚜렷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도 '한겨례 신문'과 '경향신문'이 특정 대기업의 광고에서 배제되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1996년에도 성격은 다르지만 한겨례신문에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75년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 때 탄압받고 해고된 언론인들이 만든 '한겨례신문'이다 보니 남다른 눈으로 지켜보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깨어있기 위해 노력하는 언론인들이라면 언제든 시민들의 우호적인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75년 그날에 동아일보에 응원 광고를 싣기 위해 적은 돈이나마 부치던 시민들의 심정으로 MBC의 총파업을 한번 더 응원합니다.

* 위에 등장한 동아일보는 현재의 동아일보와 '정신적으로' 아무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당시 150명의 기자가 해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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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02.07 23:36

    정신적으로 아무 관련이 없다는 마지막 말에 웃음 빵...
    그때의 동아와 지금 동아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다르죠.
    mbc노조원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