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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만만세, 동우 재미의 해피엔딩은 변주리가 철이 들어야

Shain 2012. 1. 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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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숨겨왔던 비밀이 폭로되는 아슬아슬한 순간, 달리 말하면 그것은 곧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50부에서 7회 연장된 드라마 '애정만만세'는 앞으로 한달 안에 강재미(이보영)와 변동우(이태성)의 사랑이야기를 결론지어야 합니다. 해피엔딩이 아니면 상당히 서운할 것 같은 내용이기도 합니다. 강재미를 못살게 굴던 못난 남편 한정수(진이한)도 천벌을 받아 채희수(한여름)가 아이 낳고 죽었고 원치 않은 불륜으로 두번 결혼했던 재미아버지 강형도(천호진) 역시 본처인 오정희(배종옥) 옆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신들의 잘못도 아닌데 꼬인 사랑을 하게 된 재미와 동우, 이 드라마 속에서 가장 불쌍한 커플이고 가장 골치아픈 이 커플의 문제가 해결되는 건 현재로서는 복잡해 보입니다. 재미가 이혼녀라도 괜찮다며 허락한 크리스탈 박(김수미)이 재미가 한때 사위였던 변형도의 딸이란 사실을 알고도 허락해줄 수 있을까? 아무리 통큰 엄마에 화끈한 사업가라도 그런 복잡한 결합을 쉽게 허락해줄 수가 없습니다. 동우의 사랑을 위해 큰딸 변주리(변정수)와 손녀 세라(박하영)에게 고통을 준단 뜻이기 때문입니다.

시한폭탄이 터지기 직전 정세영의 파티장에서 만난 사람들.

물론 드라마는 이 커플이 맺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두긴 했습니다. 변주리는 사실 크리스탈 박이 친자매처럼 지내던 써니박(문희경)의 딸이었고 죽어버린 크리스탈의 즉 박말년의 딸 대신 업둥이로 자란 아이였습니다. 또 강형도와 헤어져 괴로워했던 변주리를 위해서는 정세영(이석준)이란 새로운 연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변주리가 써니의 딸로 밝혀지고 '쿨하게' 재미와 동우를 용납할 수 있다고 선언하면 모두 넘어가줄 수 있다,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재미와 동우는 상식선에서 용납이 안되는 관계입니다. 과거에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생긴 어머니도 어머니라고 했었습니다. 변주리는 재미에게 새어머니인 셈인데 주리의 법적 남동생이자 실제로도 남매로 자란 동우와 결혼을 해도 되는 걸까요. 팬들 중에는 친남매가 아니니 괜찮다는 의견이 많지만, 실제 입양된 가족이 있는 분들이라면 쉽게 그렇다고 대답하기 힘드실 거라 봅니다. 법적인 남매 보다 더욱 친가족처럼 지내는게 함께 자란 남매인데 변주리에겐 이 상황이 남동생의 행복을 위해 전남편을 사돈으로 맞아들이란 뜻이기 때문입니다.



입양가족도 혈연 못지 않은 중요한 관계

써니박이 친자확인 소송을 해서 크리스탈 박의 딸인 주리를 자신의 딸로 만든다 쳐도 주리가 동우와 남매로 자랐단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세상에는 꽤 많은 입양 가족들이 친가족 못지 않은 사랑을 보여주곤 합니다. 사실 동우와 변주리가 친남매냐 아니냐는 법적인 부담이나 윤리적인 부담을 약간 덜 수 있는 꼼수일 뿐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해결책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친남매가 아니라도 강재미는 변주리에게 한때 남편이었던 강형도의 딸일 뿐입니다. 새로운 사랑을 찾아 상처가 치유된다 쳐도 세라라는 재미의 여동생이 변주리의 딸인 이상 늘 각인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극중 써니박이나 크리스탈박이 워낙 '쿨한' 성격들이라 죽어도 안된다는 강재미를 단박에 받아들이고 이뻐하는 크리스탈의 영향으로 변주리가 이후에라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죠. 아무리 철없이 나이만 먹은 어린애같은 변주리라도 개의치 않기로 했으면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 쳐도 세라에게 외삼촌이랑 결혼한 외숙모 재미가 언젠가는 만나야할 네 이복 언니라고 설명해주기는 여간 껄끄럽지 않을 듯합니다. 세라에게 외삼촌은 혈연이 아니니 재미와 동우는 결혼해도 괜찮다고 설명해야하는 건가요?

뒷탈이 없을 최선의 방법은 변주리가 적극적으로 나서 그동안 크리스탈이 키워준 은혜가 있으니 동우의 행복을 위해 내가 희생하겠다고 나서는 것 뿐일 겁니다. 정세영과 불같은 사랑에 빠져 다른 건 아무것도 상관없다고, 강형도는 이제 까맣게 잊어버렸다고 거짓말이라도 좀 해줘야 동우와 재미가 개운하게 결혼할 수 있는 거겠죠. 행복해지는 건 동우와 재미 커플이지만 희생을 감수해야하는 건 제 3자가 되는 셈입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용서하기엔 세라와 주리에게 이혼의 아픔이 너무 컸다는 건 이제 잊어버려야하는 것입니다.

연말 연시 때문에 '애정만만세' 49회는 방영이 되지 않았습니다. 1월 1일에 방송될 내용은 동우와 재미가 받을 충격을 걱정해 오정희가 크리스탈박 변춘남(박인환) 부부를 만나려 하는 내용인듯한데 파티장에서 만난 줄리앙(홍석천)으로 인해 변주리가 먼저 이 비밀을 알게 될 것같기도 합니다. 한동안은 오정희의 애원으로 줄리앙이 함구한다 쳐도 그렇게 사랑했던 전남편의 딸을 그동안 알아보지 못한게 더 신기한 일이죠(워낙 철없는 캐릭터라 가능한 이야기같습니다).

과연 변주리가 철이 들긴 들까

극중 강재미는 그 누구 보다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못난 남편 때문에 고생해도 시원하게 털어버리고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그녀는 어떤 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춘, 최고의 여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전남편 때문에 지독히도 고생을 했었죠. '애정만만세'는 그런 그녀가 동우와 맺어지길 바랄 수 밖에 없도록 상황을 만들어두었습니다. 그렇게 괴롭히던 전남편도 이제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철이 들었는데 재미가 행복해지지 못할 이유가 뭐란 말입니까.

그렇지만 그런 그녀의 행복이 변주리의 충격, 즉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었다는 진실과 전남편의 딸을 올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을 동시에 받야들여야하는 고통을 기반으로 한 것이니 변주리가 갑자기 철들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해피엔딩입니다. 새로 생긴 변주리의 애인은 '된장녀'라며 마구마구 변주리를 몰아부치는 타입의 남자인데 남은 8회 분량 동안 변주리가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걸까요. 변동우와 강재미의 행복을 위해, 해피엔딩을 위해서 또 한번 '사랑의 힘'을 믿어봐야할 것 가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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