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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형제들, 형제들 모두의 삼각관계는 애교 이젠 원수의 딸

Shain 2012. 1. 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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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에서 금기시되는 내용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내의 불륜은 되도록 묘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드라마 시청자들이 주로 주부층이라 그런지 그도 아니면 유교적 관점에서 남편은 바람피워도 아내는 가정을 지킨다는 관습 때문인지 남편 때문에 고생하는 아내는 있어도 바람피우며 양다리를 걸치는 아내는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 경우가 있어도 대부분은 '어쩔 수 없는 상황' 쯤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외에도 시어머니는 딱 부러지는 이유없이 며느리를 미워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정형화된 설정이 제법 많습니다.

덕분에 한때 배우들 조차 거부하는, '병풍' 역할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주연급 캐릭터의 감정 표현이나 상황 설정은 꼼꼼하면서 주연 배우들의 부모로 나오는 캐릭터들은 전혀 공감받을 수 없는 행동을 일삼는다는 이유로 몇몇 배우들은 주연 역할이 아니면 출연하지 않겠노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작교 형제들'에서 차수영(최정윤)이 황태범(류수영)과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가 되는 남여경(박준금)의 성격은 예전 조연들에 비하면 상당히 섬세한 묘사이지만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인 것은 사실이죠.

이 쪽은 양쪽 다 하나씩 거느린 양방향 삼각관계.

반면 멜로물이나 로맨스에서 반드시 등장하는 클리셰는 삼각관계입니다.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면 반드시 그 사랑을 방해하는 제 3자가 나타납니다. 둘의 사랑이랑 전혀 상관없는 그 캐릭터는 때로는 이성이 모두 마비된 악녀처럼(마치 '천번의 입맞춤'에 등장하는 한유경같은 사이코) 굴기도 합니다. 때로는 본의 아닌 사정으로 헤어진 옛애인같은 인물이라 미련을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마음의 빚을 진 사이로 등장하기도 하죠. 가끔은 이혼한 전남편이나 전부인이 그런 역할을 맡습니다.

'오작교 형제들'에는 등장하는 아들들에겐 작가가 정해준 운명의 짝들이 한명씩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운명의 '커플'과 티격태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삼각관계'구요. 둘째 아들 태범은 이제 수영을 사랑하게 됐음에도 옛애인 혜령(김해인) 때문에 꼬일대로 꼬인 관계가 되버렸습니다. 수영의 옆에는 예전부터 수영을 사랑해온 공부장(공정환)이 버티고 있습니다. 황창식(백일섭), 박복자(김자옥)와 차현재(김용건), 남여경 부부처럼 이미 결혼한 커플이 아닌 이상 대부분 한번쯤 삼각관계를 엮어주는게 법칙인가 봅니다.



태희는 삼각관계에다 원수의 딸이래

원래 사랑을 하자면 적당히 라이벌이 나타나야 둘의 사이가 더 돈독해지기도 합니다. 첫째 태식(정웅인)은 젊은 아가씨와 결혼하겠다는 일념으로 감당할 수 없는 욕심을 냈습니다. 숨겨진 빚이 있던 그 아가씨는 태식에게 9살짜리 아들인 국수가 나타나자 마자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렸습니다. 예진에게 빠져서 남부러워할 결혼을 하겠다고 큰소리칠 때는 옆집에 사는 과부 김미숙(전미선)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죠. 혼자서 일해 돈도 제법 모아뒀고 조카딸까지 거둔 이 기특한 노처녀가 자신에게 얼마나 과분하지 몰랐던 겁니다.

그런데 오리고기집 사장이 소개해준 남자, 잘나가는 기업 과장이라는 그 남자가 미선에게 꽃바구니를 보내며 대시하자 태식은 질투하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생긴 아들 때문에 애먹을 때도 죽으려고 했을 때도 직장에서 짤려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도 항상 미숙이 옆에서 자신을 챙겨주었는데 남들 눈에는 그런 미숙이 얼마나 귀하게 보이는지 이제야 알았나 봅니다. 예진씨랑 삼각관계일 때는 본 척도 안하더니 이제는 자기가 미숙의 뒤를 쫓으며 사사건건 간섭을 합니다.

처음엔 거들떠도 안 보더니 이제는 유치하게 질투.

태범 부부도 큰아들처럼 양방항 삼각관계입니다. 태범과 계약 결혼을 했던 수영은 옛애인 혜령이 나타나기 전까진 위태위태해도 부부로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강단있고 의지강한 이 여자는 서서히 부부 간의 정을 붙이고자 노력했고 태범도 그런 수영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10년을 부부처럼 사귄 옛애인의 존재는 너무나 부담스러웠습니다. 막강한 적을 라이벌로 두고 사랑싸움을 하자니 아이로 발목잡은 자신이 너무 비참한 겁니다. 한편 태범은 태범대로 늘 수영 옆에서 수영을 챙겨주는 공부장 때문에 질투가 나서 미치겠습니다.

넷째 태필(연우진)은 연상의 사장님 남여울(송선미)을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수영의 이모이니 손윗 항렬의 사돈인데다 이혼녀인 여울이 사랑하기 좋은 상대는 아닌지라 거절도 당했고 주변 사람들 모두 말리고 있는데 여울의 전남편이 매장에 나타나 다시 태필의 관심을 끕니다. 오해를 풀고 싶다며 밥이라도 함께 먹자는 전남편 때문에 여울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침울해지고 태필은 남여울 앞에 나타난 그 남자 때문에 신경이 쓰입니다. 어떤 이유로 이혼을 한건지 아직도 여울이 그 남자를 좋아하는지 태필이 계속 알고 싶어할게 당연하겠죠.

이쪽은 전남편 때문에 울먹이는 연상녀.

형제들이 이렇게 삼각관계에 열을 올리는데 가장 쌩쌩한 커플인 태희(주원), 백자은(유이) 커플이라고 빠질 수 없습니다. 태희의 의붓형이라 할 수 있는 재벌 아들 김제하(정석원)는 아무래도 자은이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물론 어머니의 친아들인 태희가 사랑한다니까 약간 더 심술을 부리는 거겠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 때문에 함께 일하는 자은은 무리한 부탁까지 들어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운 타입입니다. 태희는 초등학생처럼 제하를 질투해서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싸우기 일수입니다.

다른 어떤 아들 보다 태희의 삼각관계가 가장 아기자기하고 감질나긴 합니다만 태희와 자은의 시련은 이게 끝이 아닌가 봅니다. 태희의 친아버지는 뺑소니 사고로 죽었는데 그 범인이 백자은의 실종된 아버지인 백인호(이영하)라고 하니 말입니다. 태희 아버지의 사건을 수사하던 봉형사(장광)는 유류품을 증거로 백인호가 거의 확실하다고 말하는데 봉형사 주변에 경찰서장 이기철(송기윤), 즉 백인호의 친구이자 부정부패의 당사자인 그 인물이 서성이는 걸 봐서 범인은 백인호가 아닌 이기철일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되었는데 황창식의 반대로 놀란 두 사람.

'You Raise me up'을 불러주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자은과 태희. 노래 가사처럼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두 사람이지만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딸이라니 앞길이 험난할 수 밖에 없겠네요. 태희 아버지가 황창식과 심갑년(김용림)에게 얼마나 귀한 아들이었는데 그 아들을 죽인 백인호의 딸을 허락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 보면 모든 형제들에게 삼각관계라는 어려움을 준 것도 모자라 이젠 이런 고난까지 설정해줘야하는 건가 싶기도 하구요. 서로 사랑하는 수영, 태범의 삼각관계는 태희의 고통에 비하면 애교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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