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오락가락

으랏차차 MBC, 나꼼수 보다 환영받는 방송이 되려면

Shain 2012. 2. 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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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의 총파업 콘서트 '으랏차차 MBC'는 지난주 알려지자 마자 모든 티켓이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방송이나 신문같은 기성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로는 널리 홍보되지 않았어도 트위터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져나간 것이겠죠. 웹툰작가 강풀의 재치만점 포스터도 멋졌지만 잠시 일을 '파업'하고 있는 전문 PD들의 공연이라니 그만큼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정방송 회복을 위한 MBC 노조의 총파업이 벌써 19일째입니다.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봄이 오는 이 시점에도 방송가의 기류는 차갑기만 합니다.

실제 파업을 주도한 PD들의 증언은 MBC가 과연 공영방송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사사건건 취재를 방해하고 경위서를 쓰게 하고 방송하지 못하게 했다는 그 간의 사정은 '방송'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그들이 왜 파업을 일으켰는지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관련 PD들을 해고시킨 김재철 사장의 행적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방송, 특히 공중파 방송은 제작하는 사람들의 순수 의지도 중요하지만 지휘하는 사람의 의지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언론의 본질과 방송의 사명을 망각한 방송은 외면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으랏차차 MBC' 파업 콘서트 현장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으랏차차 MBC' 콘서트 현장에 나꼼수가 방문했다고 합니다. 콘서트 현장이 발칵 뒤집힐 정도로 환영받았다는 기사를 보니 파업에 동참한 MBC 노조원들, 기자, 아나운서, PD를 비롯한 많은 제작자들이 씁쓸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현재 우리 나라에서 '나꼼수'라는 비주류 언론이 가지는 의미를 온몸으로 느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제 기능을 상실하고 정권 홍보와 사실 왜곡의 수단으로 변해버린 요즘, '나꼼수'가 많은 사람들의 언론이자 예능 역할을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고 그들이 언론을 대신해 입을 열어주었습니다.

'기자와 개는 출입금지' 그중에서도 MBC는 근처에도 오지 말라며 야유하던 시위대를 만나고 공정방송 회복을 위한 파업을 해도 관심주지 않는 시청자도 겪어본 그들, 신뢰를 잃은 '방송'을 대신해 환영받는 나꼼수는 엄밀히 MBC 노조원들의 동지이기도 하지만 라이벌이고 최후에는 넘어서야할 대상입니다. 총파업 콘서트 현장에서 그 '나꼼수'가 그들의 파업을 격려해주고 관객들이 그들을 두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다니 만감이 교차했을 것입니다. '나꼼수'를 향한 그 환호와 격려가 MBC의 것일 수도 있었습니다.

사회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나아갈 바를 밝혀주는 방송, TV 방송이 정상이었다면 '나꼼수'는 일부 네티즌들에게 호응을 얻는 해적방송, 팟캐스트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그들이 '언론'이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고 해서 그들을 주류 언론과 같은 선상에 놓고 비난해서는 안되듯 원래는 MBC와 '나꼼수'의 역할이 분담되었어야 정상임에도 요즘의 시청자들은 MBC와 KBS같은 공영방송을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10.26 디도스 사건이나(10. 26 부정선거 의혹입니다) MB의 측근비리 의혹을 '나꼼수'가 먼저 제기한 것은 명백한 언론의 직무유기입니다.


MBC 김재철 사장은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단에게 대화를 요구하거나 협상을 시도하지 않고 1년 계약직 PD와 기자, 아나운서 등을 모집하고 임의로 보도국장을 교체하고, 회사 앞에서 시위 중인 MBC 노조를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MBC에 출근하지 않은 채 업무를 보는 등 독단적으로 이 사태를 덮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KBS의 김인규 사장과 더불어 답이 없는 인물 중 하나라 하겠습니다. 언제쯤 공영방송 MBC가 자신의 사기업이 아닌 국민의 방송이란 걸 인지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으랏차차 MBC'에는 김제동, 이은미를 비롯한 '나꼼수' 멤버들과 공지영, 김미화, 유승호 교수, 이외수, 강산에, 델리스파이스, 이한철, 카피머신 등이 출연했고 2500여명의 관객들과 함께 열광적인 무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파업 시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뉴스데스크'같은 자체제작 보도 프로그램을 유투브에 올리고 '으랏차차 MBC'같은 콘서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각종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그들의 노력이 보기 좋습니다. 뛰어난 프로그램 제작 실력이 아깝고 복귀하고 싶은 그들의 의지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시청자들 역시 '제대로 된 뉴스데스크'와 재미있는 '무한도전'이 보고 싶습니다. 김재철 사장을 만나 제대로 자존심을 다친 MBC의 방송인들이 이번 총파업이 끝나고 돌아와 '나꼼수'를 당당히 이길 수 있는 방송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나꼼수' 보다 환영받는 방송이 되기 위해 '제대로 MBC'를 기다립니다. 참고로 '제대로 뉴스데스크' 내용 참 재미있습니다, 그동안 뉴스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 많아서 더욱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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