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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된 드라마 MBC '아이두 아이두'를 볼 때 마다 ABBA의 노래 'I do I do'가 떠오릅니다. 그 곡은 '뮤리엘의 웨딩(Muriel's Wedding, 1994)'의 결혼식 장면에서 흘러나왔고 영화는 한 여성이 결혼과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요. 배우 김선아가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에서 어떤 사랑찾기를 연기했을지 궁금해지는 타이틀입니다. 배우 김선아가 출연했던 드라마들은 하나같이 유쾌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시티홀'이나 '내 이름은 김삼순'같은 로맨틱 코미디는 김선아의 대표작이자 오래동안 기억될 인기 드라마입니다.
그러고 보면 김선아는 데뷰할 때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를 느꼈다'라는 묘한 CF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찾아보니 그 CF는 H모화장품에서 발매한 남성화장품 CF였다는데 여태까지도 화장품 광고인지 향수 광고인지도 모르고 상품명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낯선 여자의 향을 맡고 고개를 돌리는 김선아의 매력적인 표정과 뭔가 뒷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드라마틱한 설정에 감탄했고 아직까지도 김선아하면 '그때 참 신선했지'라는 기억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러게 왜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 화장품 향기가 났을까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드라마틱한 CF가 대세였습니다. 1990년 장국영이 촬영한 초콜렛 CF는 당시 한국팬들을 매료시킨 장국영의 슬픈 분위기와 장국영이 직접 부른 노래가 초콜렛의 달고 쌉싸름한 맛을 연상시킨다며 큰 호응을 얻었고 그 뒤를 이어 제작된 유덕화와 이영애(이영애는 그 초콜렛 CF로 데뷰함)의 초콜렛 CF는 당시 무명 모델이던 이영애를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2002년경에는 당시 최고 영화스타였던 전지현과 정우성이 '2프로 부족하다'는 내용의 연작 CF를 히트시키며 사람들의 눈길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최근 제작되는 CF는 이런 드라마 타입 CF가 많이 줄어든 편입니다만 일부 아파트 광고나 화장품 광고는 제품의 '기능' 보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드라마틱한 형식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미지 광고가 지나쳐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제품에 대한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마치 꿈에서나 나올 듯한 마법의 성처럼, 최고의 거주환경인 듯 아파트를 광고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층간 소음에 불편한 거주 공간, 부실공사로 애먹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 광고가 외국 광고에 비하면 기능 보다는 이미지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각 나라별로 문화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나라는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이냐를 설명하기 보다 이미지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김선아가 출연한 화장품 CF의 제품명은 몰라도 김선아가 나왔다는 사실 만은 기억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활용해 이 제품은 이런 점이 좋다를 설득하는 외국 CF를 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드러납니다. 만약 구매 후 해당 제품의 부실을 발견했다면 제일 먼저 CF에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런 CF의 가장 큰 문제는 '이미지에 속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특정 대기업의 기업친화적인 이미지 광고는 해당 기업 제품에 대한 안좋은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큰 반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합니다. 아무리 CF에 속은 소비자가 '바보'라지만 CF는 모든 걸 다 갖춘 것처럼 제작해놓고 실제로 사용해보니 기대의 반도 미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엄밀히는 과장광고이고 상품에 대한 과대 포장인 셈입니다. 때로는 CF에 출연한 해당 모델에게 그 분노가 쏟아지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드라마같은 CF'는 지정된 광고 시간에만 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CF가 짜증나서 CF 시간에는 채널을 돌려버린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요란한 CF를 보고 싶지 않아서 방송사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시청자도 종종 있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방송법 개정으로 중간광고(케이블 대상)와 PPL 즉 간접광고가 허용되어 드라마같은 CF가 아니라 'CF같은 드라마'를 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정 상품을 부각시키기 위해 클로즈업하거나 장면이 할애되는 건 기본이고 드라마와 상관없는 내용이 삽입되기까지 합니다.
지난 주 방영된 드라마 '유령'에서 변상우(임지규)가 유강미(이연희)에게 S브랜드의 화장품을 선물하는 장면은 확실히 화제가 될만 했습니다. 책상 위에 놓여진 화장품 상자에 유난이 두드러진 브랜드 마크. 특히 살인 사건과 각종 돌발상황이 난무하는 극중 상황에서 변상우가 유강미에게 특별한 선물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강미가 변상우에게 화장품을 선물받고 '더 아름다워 지세요'라는 광고 카피에 밝게 웃는 장면은 극속 캐릭터와도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CF나 마찬가지입니다. 말 그대로 'CF같은 드라마'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런식의 노골적인 PPL은 광고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제작 환경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느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이런 CF는 안볼 수도 없고 강제되는 것이기에 시청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자연스럽게 녹아든, 거부감없는 간접광고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안 그래도 이연희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배우이고 보니 드라마는 안 찍고 CF를 제작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구요. '드라마같은 CF'를 찍은 김선아를 보면서 아 그 향수가 뭐였더라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과 'CF같은 드라마'를 보며 아 이연희가 저 화장품 모델이었지를 떠올리는 것은 확실히 다른 느낌입니다.
사실 광고 카피를 등장시키는 도를 넘은 PPL은 간접광고가 아니라 '직접광고'에 해당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제재의 이유가 됩니다. 해당 모델과 제품에 대한 반감은 오히려 서로 손해를 보는,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합니다. 또 시청자 입장에서도 이렇게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면 제품단가가 올라가니 환영할 일이 더욱 아닙니다. 간접광고를 지원하는 기업에서는 돈 낸 만큼 많은 장면에 해당 제품이 삽입되길 원한다는데 덕분에 PPL이 들어갈 수 없는 사극 제작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일어난다고 합니다. 대신 사극은 지방 정부에서 세트장 제작이나 장소 협찬을 받는 경우가 많죠.
무엇 보다 우리 나라 공중파 드라마에 왜 이렇게 많은 '간접광고'가 필요하게 되었느냐를 따져보면 이런 간접광고나 'CF같은 드라마'는 결국 제살 깎아먹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중파가 PPL에 목을 매게 된 것은 종편으로 많은 협찬이 넘어가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한때 '중간광고'를 허용하자는 주장도 그 때문에 나온 것입니다. 종편에서는 그러고도 제작비가 모자라 특정 브랜드 상품명을 내세운 프로그램을 제작하기까지 했습니다. 광고 시장은 한정되어 있는데 지나치게 많은 종합편성채널이 늘어나 이런 경쟁이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결국 공중파, 종편할 것 없이 간접광고가 넘쳐나 요즘은 '간접광고' 표시가 되지 않은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든 지경입니다. '유령'이라는 드라마가 재미있기에 망정이지 만약 인기 마저 없는 그저 그런 드라마였다면 이게 드라마냐 CF냐 라는 푸념이 터져나왔을 것입니다.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서 그나마 이 정도에서 그치는 셈이죠. 드라마같은 CF는 과대광고라도 재미있었습니다만 CF같은 드라마는 영 뒷맛이 씁쓸하기만 하네요.
그러고 보면 김선아는 데뷰할 때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를 느꼈다'라는 묘한 CF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찾아보니 그 CF는 H모화장품에서 발매한 남성화장품 CF였다는데 여태까지도 화장품 광고인지 향수 광고인지도 모르고 상품명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낯선 여자의 향을 맡고 고개를 돌리는 김선아의 매력적인 표정과 뭔가 뒷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드라마틱한 설정에 감탄했고 아직까지도 김선아하면 '그때 참 신선했지'라는 기억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그러게 왜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 화장품 향기가 났을까요.
김선아 하면 떠오르던 그 CF와 '아이두 아이두'에 출연중인 김선아.
최근 제작되는 CF는 이런 드라마 타입 CF가 많이 줄어든 편입니다만 일부 아파트 광고나 화장품 광고는 제품의 '기능' 보다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드라마틱한 형식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미지 광고가 지나쳐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제품에 대한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마치 꿈에서나 나올 듯한 마법의 성처럼, 최고의 거주환경인 듯 아파트를 광고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층간 소음에 불편한 거주 공간, 부실공사로 애먹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 광고가 외국 광고에 비하면 기능 보다는 이미지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각 나라별로 문화 차이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나라는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이냐를 설명하기 보다 이미지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김선아가 출연한 화장품 CF의 제품명은 몰라도 김선아가 나왔다는 사실 만은 기억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활용해 이 제품은 이런 점이 좋다를 설득하는 외국 CF를 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드러납니다. 만약 구매 후 해당 제품의 부실을 발견했다면 제일 먼저 CF에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드라마 '유령'에 등장한 뜬금없는 화장품 선물. 'CF같은 드라마' 탄생하다.
예전에는 이런 '드라마같은 CF'는 지정된 광고 시간에만 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CF가 짜증나서 CF 시간에는 채널을 돌려버린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요란한 CF를 보고 싶지 않아서 방송사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시청자도 종종 있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방송법 개정으로 중간광고(케이블 대상)와 PPL 즉 간접광고가 허용되어 드라마같은 CF가 아니라 'CF같은 드라마'를 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정 상품을 부각시키기 위해 클로즈업하거나 장면이 할애되는 건 기본이고 드라마와 상관없는 내용이 삽입되기까지 합니다.
지난 주 방영된 드라마 '유령'에서 변상우(임지규)가 유강미(이연희)에게 S브랜드의 화장품을 선물하는 장면은 확실히 화제가 될만 했습니다. 책상 위에 놓여진 화장품 상자에 유난이 두드러진 브랜드 마크. 특히 살인 사건과 각종 돌발상황이 난무하는 극중 상황에서 변상우가 유강미에게 특별한 선물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강미가 변상우에게 화장품을 선물받고 '더 아름다워 지세요'라는 광고 카피에 밝게 웃는 장면은 극속 캐릭터와도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CF나 마찬가지입니다. 말 그대로 'CF같은 드라마'가 탄생한 것입니다.
간접광고는 시청자에게 강제된다는 면에서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사실 광고 카피를 등장시키는 도를 넘은 PPL은 간접광고가 아니라 '직접광고'에 해당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제재의 이유가 됩니다. 해당 모델과 제품에 대한 반감은 오히려 서로 손해를 보는,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합니다. 또 시청자 입장에서도 이렇게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면 제품단가가 올라가니 환영할 일이 더욱 아닙니다. 간접광고를 지원하는 기업에서는 돈 낸 만큼 많은 장면에 해당 제품이 삽입되길 원한다는데 덕분에 PPL이 들어갈 수 없는 사극 제작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일어난다고 합니다. 대신 사극은 지방 정부에서 세트장 제작이나 장소 협찬을 받는 경우가 많죠.
협찬사의 브랜드가 프로그램 제목이 된 종편의 '총각네 야채가게'
결국 공중파, 종편할 것 없이 간접광고가 넘쳐나 요즘은 '간접광고' 표시가 되지 않은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든 지경입니다. '유령'이라는 드라마가 재미있기에 망정이지 만약 인기 마저 없는 그저 그런 드라마였다면 이게 드라마냐 CF냐 라는 푸념이 터져나왔을 것입니다.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서 그나마 이 정도에서 그치는 셈이죠. 드라마같은 CF는 과대광고라도 재미있었습니다만 CF같은 드라마는 영 뒷맛이 씁쓸하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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